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바리톤

세계정상의 바그너 베이스 René Pape (르레 파페)

정준극 2008. 3. 25. 10:10
세계정상의 바그너 베이스 René Pape (르레 파페)

 

'보리스 고두노프'의 르네 파페

                    

르네 파페는 오늘날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열광을 받아야 마땅한 베이스-바리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95년 메트로에서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중 비록 단역을 맡아 데뷔하였지만 오늘날 까지 10여년을 지나면서 이제는 완성된 베이스로서 미국은 물론 각국에서 열광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비록 메트로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지만 그의 고향과 같은 오페라무대는 베를린의 도이치오퍼이다. 그는 1988년부터 도이치오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경력을 쌓아갔다. 도이치오퍼에서의 대표적인 역할은 자라스트로(마적), 로코(휘델리오), 훈딩(신들의 황혼), 마크왕(트리스탄과 이졸데), 함피스(아이다), 피가로(피가로의 결혼), 레포렐로(돈 조반니), 오레스트(엘렉트라) 등이었다. 돈 조반니는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로 공연한 것으로 대단한 찬사를 받았던 무대였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마크 왕

              

르네 파페는 1964년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요리사였고 어머니는 미용사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르네 파페가 두살 때에 이혼하였다. 그래서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르네 파페는 음악을 좋아하는 할머니 덕분에 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고 음악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오페레타 테너였다. 르네 파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십자가합창단(Kreuzchor)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다. 이때 '마술피리'의 세 소년 중의 하나로 오페라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어 1980년대 초에 드레스덴음악원을 나왔다. 그리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베를린의 슈타츠오퍼 운터 덴 린덴(Staatsoper Unter den Linden)에서 오페라 베이스로서 처음 데뷔하였고 이어 1991년에 거장 게오르그 솔티에게 인정을 받아 '마술피리'의 자라스트로를 맡았으며 그해에 그는 역시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하는 라 스칼라의 '마술피리'에서 같은 역할을 맡아 바야흐로 오페라 베이스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게오르그 솔티는 1995년에 르네 파페를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 초청하여 ‘마술피리’에서 자라스트로를 맡도록 했다. 새로운 제작의 ‘마술피리'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파페는 당장에 국제적인 유명 아티스트로 부상되었다.

 

'파르지팔'에서 구르네만츠

                                          

르네 파페는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1992-93년 시즌에 '휘델리오'의 돈 페르난도, '마술피리'의 자라스트로를 맡았으며 이어 스위스 바젤에서 '돈 카를로'의 필립 2세, 그리고 1994년에는 바이로이트에서 제임스 르바인이 지후휘하는 '라인의 황금'에서 화솔트(Fasolt)를 맡아 탄탄한 경력을 이어나갔다. 메트로폴리탄 데뷔는 1995년이었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 야경꾼을 맡은 것이었다. 이후 르네 파페는 매년 메트로폴리탄의 주요 공연에 출연하였다. 1997년에는 화솔트와 파라오(아이다), 1998년에는 '삼손과 델릴라'의 히브리 노인, 1999년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크왕, 2000년에는 '카르멘'의 에스카미요와 '휘델리오'의 로코, 2002년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엘렉트라'에서 오레스테, 2003년에는 '파르지팔'에서 구르네만츠, 2004년에는 '돈 조반니'의 레포렐로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크왕, 2005년에는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2006년에는 다시 마크왕과 자라스트로, 2008년에는 '막베스'의 방코, 2009년에는 '발퀴레'의 훈딩, 2010년에는 '보리스 고두노프'의 타이틀 롤을 맡았다. 르네 파페가 맡았던 마크 왕의 역할에 대하여 뉴욕타임스는 2008년 11월에 '사랑하는 조카로부터 배신을 당한 감정을 그렇게도 고귀하게 표현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르네 파페는 마크왕의 번민을 고상하게 표현했다'고 썼다. 선데이 텔리그램은 '르네 파페의 마크 왕은 장엄하고 위엄에 넘쳐 있는 것이었다. 풍성한 베이스의 톤으로 최상의 연민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데일리 텔리그라프는 '르네 파페는 가장 찬란한 오페라적인 베이스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피스토펠레스를 맡은데 대하여 파페는 ‘나는 지금까지 좋은 역할만 맡아했다. 신부님이나 자비로운 사람 등이었다. 메트로에서 처음으로 악한 역할인 메피스토펠레를 맡아 대단히 기쁘다. 지금까지의 나에 대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사악한 역할을 최대로 표현하기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

                                            

르네 파페의 런던 로열 오페라 데뷔는 1997년 '로엔그린'에서의 하인리히 왕으로였다. 이어 1998년에는 파리 국립오페라에서 마크 왕을 맡아 다시한번 오페라 베이스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1999년에는 시카고의 리릭 오페라에서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로 '뉘른베르크'의 포그너를 맡아 찬사를 받았다. 2011년에는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새로운 제작인 '신들의 황혼'에서 보탄을 맡았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였다. 르네 파페의 역할은 독일 베이스 역할이 중심이다. 모차르트의 피가로, 돈 조반니, 바그너의 포그너, 하인리히 왕, 구르네만츠(파르지팔), 화솔트, 훈딩, 보탄, 오레스테(엘렉트라) 등이다. 그리고 물론 '아이다'의 람피스, '돈 카를로'의 필립왕,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카르멘'의 에스카미요, '유진 오네긴'의 그레민, '보리스 고두노프'의 타이틀 롤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르네 파페는 오페라 영화에도 간혹 출연했다. 첫 출연은 케네스 르라나그(Kenneth Branagh)의 '마술피리'였다. '마술피리'는 2006년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베니스영화에에서 동시 개봉되어 찬사를 받았다. 그는 또한 2010년에 개봉된 '마탄의 사수'의 영화버전인 '사냥꾼의 신부'(Hunter's Bride)에도 출연하여 은둔자의 역할을 맡았었다.

 

'삼손과 델릴라'에서 히브리인

 

르네 파페는 토르스텐 라슈(Torsten Rasch)가 작곡한 Mein Herz brennt(내 마음은 불탄다)라는 송 사이클을 연주한 것으로 또 다른 명성을 얻었다. 이 송 사이클은 헤비 메탈 밴드인 람슈타인(Rammstein)의 음악에 영향을 준 것이다. 2007년에 그는 람슈타인 노래인 Mann Gegen Mann(남자대 남자)을 취입했다. 람슈타인 밴드의 노래를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하여 부른 것이다. 그가 취입한 음반은 두 번에 걸친 그레미상을 받았다. 1997년의 '뉘른베르크'와 2002년의 '탄호이저'였다. 그는 또한 2006년에 독일오페라비평가협회가 주는 '올해의 예술가'상을 받았다.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의 보리스 고두노프로였다. 2009년에는 독일의 그래미상이라고 하는 ECHO 상을 받았다. 솔로 아리아, 신들, 왕들, 악마들에 대한 노래로였다. 2013년에는 메트로폴리탄에서 '파르치팔'의 구르네만츠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아직도 젊다. 1964년생이므로 이제 40이 넘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세계 각지의 유명 오페라극장으로부터 계속적인 초청을 받고 있다. 그는 30대의 청년으로서 생-생의 ‘삼손과 델릴라’에서 늙은 히브리인을 맡았으며 베르디의 ‘돈 카를로’에서 필립왕을 맡았다.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증거이다. 짐작컨대 그는 앞으로 10년 이상은 세계 오페라 무대를 모두 압도할 것이다. 그는 ‘뮤지컬 아메리카’의 2001년도 최우수 성악가로 선정된바있다.

 

 

세계정상의 베이스인 독일 출신의 르네 파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