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바리톤

최고의 바그너 바리톤 Ricardo Ortale (리카르도 오르탈레)

정준극 2008. 3. 25. 10:13
 

최고의 바그너 바리톤 Ricardo Ortale (리카르도 오르탈레)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카르도 오르탈레는 바그너연구소로부터 ‘최고의 바그너 음성’이라는 인정을 받았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바그너협회로부터는 ‘최고의 바리톤’상을 받았다. 소프라노 카르멘 화브르(Carmen Favre)로부터 4년동안 개인 레슨을 받은 그는 1980년 콜론극장 오페라학교에 특전을 받아 들어가 이미 학생시절부터 오페라에 출연하여 능력을 보여주었다. 첫 공식적인 오페라 데뷔는 콜론 극장에서 ‘보리스 고두노프’의 첼칼로프(Tschelkalov)를 맡은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주역으로서 등장한 것은 1986년 콜론 극장에서 ‘파르지팔’을 공연할 때 클링조르(Klingsor)를 맡은 바리톤이 갑자기 아파서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소프라노 던야 베츠코빅(Dunja Vejzkovic: 허버트 폰 카라얀이 쿤드리역으로 가장 위대하다고 인정한 인물)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것이었다. 그는 바그너의 클링조르 역할로 이듬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베르디오페라협회로부터 ‘콜론극장의 최고 아르헨티나 남성 아티스트’라는 상을 받았다. 리카르도 오르탈레는 마르첼로(라 보엠)로 역시 같은 상을 받았다.

 

마르첼로

 

그로부터 그는 일약 세계적인 바리톤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다’에서 아모나스로(Amonasro)를 맡은 것은 대단한 찬사를 받은 것이었다. 당시 아이다는 유명한 러시아의 소프라노 엘레나 오브라쪼바가 맡았었다. 이어 레지나 크레스팽의 상대역으로 메노티의 ‘메디움’(영매)을 공연하였고 차이코브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에서는 레지나 크레스팽과 다시한번, 그리고 바그너의 ‘파르지팔’에서는 갈리나 보리소바(쿤드리)와 함께 클링조르를 맡아 빛나는 바리톤의 명예를 드높였다. 그의 최고의 성공은 라 플라타에 있는 아르헨티나 극장에서 리골레토(1988)와 ‘팔리아치’의 토니오(1990)를 맡은 것이었다. 그는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에 능통하여 어떤 대사든지 정확한 딕션을 했으며 그의 음역은 매우 폭이 넓고 청아하여 바리톤의 리릭 소프라노라는 평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한때 오페라 무대를 떠나 후진들을 위한 음악교육에만 전념하려했다.

 

'아이다'의 아모나스로

 

그러나 무대가 그를 그대로 놓아두지 않았다. 약 10년간의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마침내 컴백하여 ‘토스카’에서 스카르피아를 맡아 전보다 더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후 그는 레나토(가면무도회), 아모나스로(아이다)등을 맡아 아르헨티나 국보급 바리톤으로서의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그는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다. 특히 문장솜씨가 대단하였다. 2002년부터 ‘그리스도의 음성’이란 인터넷 잡지에 종교이야기로부터 음악, 예술에 이르는 글을 게재하여 수많은 독자층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예술 감독으로서 아르헨티나 작곡가들의 신작 오페라 여러편의 제작을 맡아했다. 팔방미인!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