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궁전/슈타트팔레

시작하면서

정준극 2008. 4. 19. 16:18

[시작하면서] 

 

팔레 팔라비치니 현관

 

비엔나는 궁전의 도시이다. 크고 작은 궁전들이 비엔나의 영광을 더해주고 있다. 비엔나의 궁전들은 대부분 도심, 즉 1구 인네레 슈타트(Innere Stadt)에 몰려 있다. 비엔나 도심에만 약 60개의 시내궁전이 있다. 어떤 궁전은 큰 건물 한 채에 불과하지만 호프부르크(Hofburg)와 같은 큰 궁전도 있다. 이들 궁전들을 살펴보는 것은 ‘비엔나 탐구’의 기쁨이다. 비엔나의 궁전들은 프랑스어로 팔레(Palais)라는 호칭이 붙은 것이 많다. 팔레는 보통 큰 건물 한 채라고 보면 된다. 팔레보다 좀 더 큰 규모의 궁전은 슐로쓰(Schloss)라고 부른다. 쇤브룬은 비록 비엔나 도심에 있지는 않지만 궁전의 카테고리로 보면 슐로쓰에 속한다. 슐로쓰보다 작은 규모의 궁전은 슐뢰쓸(Schloessel)이라고 부른다. 비엔나 스타일의 표현이다. 그리고 팔레(Palais)는 주로 시내에 있는 궁전, 즉 City-palace를 말한다.

 

팔레 아우어슈페르크

 

슐뢰쓸 또는 팔레에는 왕족들만 살았던 것이 아니다. 벨베데레(Belvedere)는 궁전이지만 왕족이 아닌 오이겐 공자의 저택이었다. 귀족들과 부호들도 팔레 또는 슐뢰쓸의 주인이었다. 위대한 인물들이 살았던 저택도 슐뢰슬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레하르가 살았던 저택을 레하르 슐뢰슬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엔나는 궁전의 도시이며 성당(교회)의 도시이다. 비엔나를 알고 바벤버그 왕조와 합스부르크 왕조를 알려면 궁전과 성당을 살펴보면 된다. 그건 그렇고, 이번에는 비엔나 도심의 궁전들을 알파벳 순서로 살펴본다. 호프부르크, 벨베데레, 쇤브룬 궁전은 별도로 소개하였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금은 도시 계획이나 전쟁 폭격으로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 궁전들도 일부 소개하였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팔레 트라우촌

 

링슈트라쎄를 따라서, 그리고 암 호프(Am Hof)와 프아리융(Freyung) 일대는 시내 궁전들의 집합 장소이다. 이른바 팔레(Palais)가 늘어서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밋밋할지 모르나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화려함과 우아함이 과연 장관인 건물들이다. 어떤 팔레는 일반에게 오픈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들어가서 보기가 어렵다. 또 상당수 팔레 들은 더 이상 주택으로서 사용하지 않고 사무실, 상점, 회의실, 연주회장, 카페로 탈바꿈 하여있다. 아무튼 비엔나 중심가, 그리고 주변의 궁전들을 살펴보는 것은 비엔나 관광의 또 다른 기쁨이다.

 

엔나 교외의 헤르메스 빌라. 프란츠 요셉 황제가 엘리자베트 왕비를 위해 건설한 궁전

 

비엔나 중심지역의 팔레들을 조사하면서 느낀 사항들은 일부 팔레에는 부유한 유태인들이 다수 살았었다는 것, 이들 유태인들은 대부분 예술 애호가들이어서 놀랄만한 미술작품들을 수집하였다는 것,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 모두 핍박을 받아 추방당하거나 도피했으며 미술품들은 압수당했다는 것, 현재는 대부분 팔레들이 임대 사무실이나 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