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구 키르헤 잔크트 마르쿠스(Kirche St Marcus)

22구 키르헤 잔크트 마르쿠스(Kirche St Marcus) - 성마가콥틱교회

 

봐그라머슈트라쎄의 VIC 앞 길에 있는 키르헤 잔크트 마르쿠스

 

사실 봐그라머슈트라쎄(Wagramerstrasse) 도로변에 있는 이 작고 볼품없는 낡은 교회는 비엔나의 수많은 교회와 비교해 볼때 별로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입장이다. 다만, UNO-City로 들어가는 길가에 있기 때문에 VIC(Vienna International Centre)와 관련 있는 사람들은 이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호기심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되어 일부러 소개코자 한다. 필자도 오랜 기간 동안 VIC를 드나들면서, 특히 크라운 플라자(Crowne Plaza) 호텔이나 바로 교회 길 건너의 파르크 인(종전의 Country Inn)에 투숙하면서 이 교회 앞을 수없이 지나쳤기에 어떤 교회일까라는 궁금증은 숨길수 없었다. VIC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참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에 VIC가 완성되고 모든 직원들이 이곳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에 주변에 교회가 하나도 없어서 가톨릭 교도들은 고해성사를 할 장소가 마땅치 않던 터에 봐그라머슈트라쎄 17a 번지에 작은 가톨릭 교회가 있어서 낮에 잠시 나와서 고해성사를 하고 들어갔다고 한다. 이처럼 처음에는 로마 가톨릭 교회였다. 그러다가 2015년에 로마 가톨릭에서 콥틱 정교회로 호적을 바꾸었다고 한다. 성마가 콥틱교회는 사실상 아주 작은 교회이지만 2004년에 도나우슈타트에 마리엔카데드랄레가 생기기 전까지 비엔나에서 가장 큰 콥틱 교회였다.

 

바그라머슈트라쎄의 성마르쿠스콥틱교회

 

콥틱 교회는 이집트에서 시작된 교회이다. 성마가 콥틱 교회는 그리스도의 제자 중 하나인 마가(Marcus: Mark)에게 봉헌된 교회이다. 일설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제자들이 각처로 전도를 떠나게 되었는데 마가는 이집트에 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집트의 콥틱 교회는 성마가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대대로 후임자를 내어 오늘날 1백 몇대의 후임자가 활동하고 있다. 마가는 의사였다고 한다. 아무튼 이집트에서 출발한 교단이므로 일요일이면 중동사람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교회 앞에서 서성거려 궁금했는데 생각컨대 이집트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런데 교회 앞의 게시판에 꽂아 놓은 전단지를 보니 사제가 러시아 정교회의 사제처럼 수염이 풍성한 사람이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비록 이 교회가 근본적으로는 이집트의 콥틱 교회라고 하지만 러시아 정교회와도 관련이 있는듯 싶다. 어떤 관련일까? 실제로 어떤 자료에는 이 교회의 명칭을 Der russische Kirche bei der UNO-City라고 적어 놓은 것도 있어서 궁금증을 더 해주고 있다. 알아보니까 그 연유는 이러했다. 도나우 건너편의 봐그라머슈트라쎄에 이 교회가 자리잡게 된 것은 1917년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1차 대전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이 교회는 러시아 전쟁포로들을 구호하는 기관으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교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후 과연 러시아 정교회가 관여를 하다가 1950년대에 소련군이 철수를 하자 로마 가톨릭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한편, 자료에 의하면 비엔나에는 22구 크바덴 슈트라쎄(Quaden Strasse) 4-6번지에 콥틱교회가 세워져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04년에 봉헌된 콥틱교회로서 마리아 대성당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 필자가 이 작은 교회에 약간의 애착을 가지게 된 것은 정면에 있는 십자가상의 그리스도 형상과 그 위에 적힌 글 때문일 것이다. DURCH LEID ZUM LICHT IM LICHT ZUR LIEBE라고 적혀 있다. 필자가 억지로 번역하면 ‘애통에서 빛으로, 빛 속에서 사랑으로’이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뜻한 글귀라고 생각한다

 

쿠바아덴 슈트라쎄의 콥틱 교회. 비엔나에서 제일 큰 콥틱교회이다. 차이툰의 성모 마리아교회(Heilige Jungfrau Maria von Zeitoun Kir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