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명소와 공원

슈타트파르크(Stadtpark) - 시립공원

정준극 2008. 6. 15. 07:11
슈타트파르크(Stadtpark) - 시립공원

 

슈타트파르크의 요한 슈트라우스 기념상. 요한 슈트라우스의 이러한 바이올린 연주 스타일을 포아가이거라고 한다. 기념비에 조각되어 있는 여인들은 도나우강의 요정들이다.

 

슈베르트링(Schubertring)을 지나 도나우 방향으로 걸어 가면 비엔나 시민들의 휴식처인 슈타트파르크가 있다. 슈타트파르크는 비엔나에서 가볼만한 곳이 아니라 가보아야 하는 곳이다. 슈타트파르크는 넓다. 거의 20헥타르에 이르는 도심의 녹지대이다. 슈타트파르크가 조성된 것은 1860년대이다. 원래 이곳에는 비엔나 성벽의 일부인 카롤린넨토르(Karolinentor)가 있었다. 그러다가 링슈트라쎄를 조성할 때에 성문을 허물고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만든 것이다. 슈타트파르크의 정원은 영국 스타일이다. 요셉 젤레니(Joseph Selleny)라는 사람이 설계했다. 슈타트파르크는 1682년 8월 21일 개장되었다. 슈타트파르크의 동쪽에는 1906년까지 비엔나 강이 흘렀다. 이를 운하로 만들고 이와 함께 철길도 놓았다. 당시에 만들어 놓은 바로크 건물과 계단은 비엔나에서도 알아주는 아름다운 건조물이다. 슈타트파르크의 나무들은 거의 대부분 귀중한 것들이며 더러는 희귀한 종류도 있다. 슈타트파르크의 곳곳에는 유명한 작곡가, 시인, 정치가의 기념상이 서있다. 이들을 만나보는 것도 슈타트파르크 방문의 큰 기쁨이다. 요한 슈트라우스, 프란츠 슈베르트, 프란츠 레하르, 안톤 브루크너, 마카르트(Markart), 화가인 에밀 야콥 쉰들러(Schindler),  아멜링(Amerling), 비엔나 시장을 지낸 파파 첼린카(Zelinka), 세바스티안 크나이프(Seb. Kneipp), 카논(Canon)의 기념비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유쾌한 미망인)으로 유명한 프란츠 레하르 기념 흉상(Credit: J.K.Lee)

  

슈타트파르크의 남쪽 끝자락, 요한네스가쎄(Johannesgasse)에 면한 곳에는 1867년에 완성한 쿠어살롱(Kursalon)인 휘버(Hueber)가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의 아름답고 찬란한 쿠어살롱은 원래 신경통, 정신병 등을 물리치료하는 곳이었다. 쿠어살롱은 글자 그대로 쿠어(치료)하는 살롱을 말한다. 그러므로 치료 이외의 어떠한 유흥 및 오락 프로그램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그런 훌륭한 건물을 답답하게만 사용하면 곤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19세기 말부터 음악회와 간단한 무도회등이 열리게 되었다. 1868년 10월 15일 비엔나의 사교계에 데뷔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처음으로 왈츠를 연주한 곳도 쿠어살롱이었다. 이후 요한 슈트라우스의 동생들인 요셉과 에두아르드도 이곳에서 악단을 지휘했다. 그러한 인연 때문에 쿠어살롱이 있는 슈타트파르크의 한쪽에는 황금빛도 찬란한 요한 슈트라우스의 기념상이 서 있다. 원래는 청동 기념상이었으나 나중에 황금색으로 도금하였다.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하고 있는 곡목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이다. 이 곡의 첫 소절이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가 악단을 뒤로 하고 청중들을 향하여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이다. 이를 독일어로 포아가이거(Vorgeiger)라고 한다. 기념비에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들으면서 마치 춤을 추듯 기쁨에 넘쳐 있는 여인들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물의 요정(Nixen)으로 도나우 강을 상징한다. 일명 ‘도나우왈츠’(Donauwalzer)라고 불리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비엔나의 송가(頌歌)이며 오스트리아의 비공식 제2의 국가(國歌: Landeshymne)이다.

 

  

오스트리아를 상징하는 분수

 

쿠어살롱에서는 거의 매일 저녁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폴카, 행진곡 연주회가 열려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밤늦게 구경 삼아서 쿠어살롱에 가보면 마당에 관광버스들이 수없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쿠어살롱의 아래층에는 카피하우스가 있어서 커피와 케익을 판다. 여름날 저녁에는 쿠어살롱 건물의 앞마당에 있는 작은 정자에서 카페 앙상블이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연주한다. 앞 마당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무대에서는 왈츠를 추는 시범을 보여준다. 무대 앞은 입장료를 낸 지정석이어서 들어가기가 어렵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음악을 듣고 왈츠 시범을 슬며시 볼수 있다. 먼발치에서나마 연주를 구경하던 시민들이 서로 정겹게 손을 잡고 왈츠를 추는 모습은 비엔나의 또 다른 멋이며 비엔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또 하나 낭만이다.   

 

  

슈타트파르크의 쿠어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