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크 대사원의 교회
비엔나 근교에서 반드시 가보아야할 곳을 꼽는 다면 우선 멜크대사원이다(대사원이라고 한 것은 오로지 필자의 주장이다). 필자는 멜크대사원을 서너차례 방문했지만 그때마다 무한한 감명을 받았다. 바로크 종탑이 우뚝 솟은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도나우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었다. 굽이굽이 흐르는 도나우와 계곡의 숲, 그리고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마을과 멀리 언덕의 평화스러운 포도밭을 바라보면 시간을 초월하여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멜크대사원의 황금교회! 아무리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이 호화찬란하다고 해도 멜크대사원의 황금교회는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멜크대사원의 교회는 화려하다. 멜크대사원은 베네딕트수도원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수도원이다. 멜크대사원은 오스트리아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멜크대사원은 남부오스트리아 봐하우(Wachau)에 있다. 건물의 길이가 약 320m에 이른다. 멜크대사원에 가면 오스트리아의 역사를 알수 있다. 멜크대사원은 바벤버그왕조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멜크대사원은 독일어로 슈티프트 멜크(Stift Melk)라고 한다. 슈티프트는 핀처럼 뾰족하다는 뜻으로 수도원을 의미한다. 수도원의 교회 종탑이 뾰족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 같다. 멜크는 우유(젖)이라는 의미이다. 아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급으로부터 구원하시며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인도하시겠다고 말씀하신데서 연유한 말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멜크라는 단어는 이곳에 있는 도나우강 지류의 명칭으로 아주 천천이 흐르는 강물을 뜻한다.
멜크 대사원의 호프
멜크대사원의 역사는 11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14년에 성콜로만(hl. Koloman)이 멜크에 안치된 이후 멜크는 많은 수도승들의 순례목적지였다. 특히 베네딕트수도회의 수도승들이 자주 찾아 왔었다. 멜크는 바벤버그왕조의 중심지였다. 1089년 바벤버그(Barbenberg)왕조의 레오폴드2세(오스트리아 분봉군주)는 성콜로만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멜크에 수도원과 교회를 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그러한 때에 멜크를 자주 찾아왔던 독일 람바흐(Lambach)에 있는 베네딕트 수도승들이 이곳에 아예 수도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말하자 레오폴드2세는 멜크에 있는 자기 소유의 성을 이들에게 제공하여 수도원으로 사용토록 했다. 이것이 멜크대사원의 시작이다. 베네딕트 수도승들은 그 넓은 궁성을 모두 사용하기가 미안하여 그중 한 부분은 레오폴드2세의 가족이 체류하는 곳으로 남겨 두었다. 이른바 황제동(皇帝棟)이다. 이후로 멜크대사원에는 바벤버그 왕조 사람들의 영묘가 조성되었다. 레오폴드2세의 후원을 얻은 베네딕트 수도승들은 곧 수도원과 교회의 건축공사를 시작하여 1297년에 완성하였다. 그러다가 1702년부터 확장공사를 시작하였으며 확장공사는 거의 40년후인 1746년에 완성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 기간동안 수많은 거장들이 동원되어 건축의 책임을 맡았다. 예를 들면 야콥 프란타우어(Jakob Prandtauer), 요셉 뭉게나스트(Joseph Munggenast), 안토니오 베두찌(Antonio Beduzzi)등이다. 그리하여 사상 유례가 없는 화려하고도 장엄한 수도원과 교회를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
황금장식이 눈을 부시게 하는 수도원 교회
멜크대사원에는 역대 바벤버그 왕조 군주들의 초상화들이 간략한 약력과 함께 마련되어 있다. 멜크대사원 소속 화가인 프란츠 요셉 크레머(Franz Joseph Kremer)의 작품이다. 현재 멜크대사원의 황제동에는 박물관이 있어서 멜크의 역사와 바벤버거 왕조의 유산을 볼수 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황제동에서는 귀빈들을 위한 만찬장이 아름답다. 황제동의 천정 프레스코화는 거장 파울 트로거스(Paul Trogers)의 작품으로 아테네 여신이 사자가 이끄는 마차를 타고 있는 모습과 헤라클레스가 지옥의 개를 몽둥이로 죽이는 장면을 담았다. 멜크대사원의 도서관은 유명하다. 도서관도 수많은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도서관에는 약 10만권의 귀중한 장서가 있다.
북서쪽에서 바라본 멜크 사원의 위용. 도나우 강에서는 유랍선이 유유히 다니고 있다.
멜크대사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성베드로와 성바울에게 봉헌한 교회이다. 교회는 반구형의 높은 천정을 가지고 있다. 높이가 64m이다. 두 개의 종탑은 장관이다. 그중 한 종탑에는 남부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종이 매달려 있다. 종탑들은 전형적인 로코코 양식으로 헬멧 모양의 둥근 지붕이 얹어 있다. 교회내부는 놀랄만큼 아름답고 위엄에 넘쳐 있다. 온통 황금 조각과 대리석과 벽장식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천정과 제단과 돔의 프레스코는 잘츠부르크 출신의 위대한 화가 미하엘 로트마이르(Michael Rottmayr)의 솜씨이다. 황금으로 도금된 중앙제단에는 성베드로와 성바울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멜크대사원에는 1,365개의 창문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많은 창문을 가진 건물이다.
천정 프레스코화
멜크대사원에는 12세기로부터 수도원학교가 있었다. 멜크대사원의 학교는 방대한 도서를 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귀중본의 사본작업으로 유명했다. 멜크대사원은 현재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세의 종교사회 도서를 소장한 곳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멜크대사원은 1780-90년 기간 동안 요셉2세가 내건 오스트리아 수도원의 국유화 및 해산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바벤버그 왕조의 중심지였다는 역사적 중요성 이외에도 귀중한 도서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멜크대사원은 나폴레옹 전쟁의 위협 속에서도, 그리고 1938년의 오스트리아 합병(Anschluss)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생존하였다. 멜크대사원의 수도원학교는 19세기에 일반 학교가 되었으나 2차대전이 끝난후에는 일반 남녀공학의 고등학교로 개편되었다. 현재 약9백명의 학생들이 있다. 멜크대사원에는 매일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온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교회의 종탑들이 우선 매우 인상적이다.
수도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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