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세계/세계의 금기식품

채소도 채소 나름! 버섯은?

정준극 2008. 8. 15. 14:25

채소도 채소 나름

 

채소를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어떤 채소는 종교상의 이유로, 또는 문화적인 이유로 먹지 못한다. 불교와 힌두교에서는 파 종류를 금기하고 있다. 특히 불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양파와 마늘 종류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카쉬미르의 힌두교도들은 마늘, 양파, 후추 및 고추(칠리 페퍼)와 같은 향신료 등 냄새가 강한 식품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혀를 자극하여 감정을 동요시킬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자이나교에서는 어떤 종류의 것이든 뿌리를 금기하고 있다. 뿌리를 뽑을 때 흙속에 있는 유기물질이 죽기 때문이라는 갸륵한 이유에서이다. 나 원 참!

 

마늘은 여러 종교에서 금기식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모든 채소를 먹을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통치자와 종교지도자들에 따라 간혹 일부 채소를 먹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경우가 있다. 이집트의 알-하킴(Al-Hakim)은 국민요리인 몰로케야(Molokheya)를 먹지 못하도록 규정한 일이 있다. 옛날에 반대파였던 사람들이 좋아한 요리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중에 사학자들은 알-하킴을 정신이상자, 또는 생각이 편협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야지디(Yazidi) 교도들은 상추와 강낭콩(리마콩 또는 Butter bean이라고 부름)을 먹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야지디 교도들은 상추(Lettuce)에 악마의 혼이 담겨 있다고 믿고 있다. 저명한 무슬림 종교지도자이며 학자인 할라 하싼 주마(Falah Hassan Juma)는 야지디 교도들이 상추를 혐오하는 일을 역사적 사실과 연계하여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야지디교는 무슬림과 기독교의 박해를 받았다. 오토만 제국의 칼리프들은 18세기와 19세기에 야지디 교도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이락 동북부에 널려 있는 넓은 상추밭을 모조리 파괴하였다. 그래서 야지디 교도들은 이런 사실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상추를 먹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13세기에 모술(Mosul)이라는 지역은 어떤 못된 성주가 지배하였는데 어느 날 성주가 야지디 성자를 잡아 들여서 성들을 현혹한다고 하여 처형하였다. 이때 야지디 성자의 처형 장면을 지켜본 일부 중들은 성주를 지지하여서 성자의 시체에 상추를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로부터 야지디 교도들은 사람들이 히 자기들의 성자의 몸에 상추를 던진 것을 상기하여 상치를 먹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지디교는 이라크의 모술, 터키의 디야르바키르, 시리아의 알레포, 아르메니아와 카프카스, 이란의 일부지역 등지에 분포되어 있는 종파로서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유대교, 네스토리우스파의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적인 요소가 혼합된 종교이다. 야지디교도 자신들은 이슬람교에 배경을 둔 우마이야조의 칼리프인 야지드 1세의 추종자들의 후손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은 일반 이슬람과는 달리 스스로 아담의 자손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특별히 별도로 조되었다고 믿고 있다.]

 

레터스(상추). 역사적인 이유로 먹지 않는 종족이 있다. 악마의 혼이 담겨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나 원 참!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모두 채식주의자들이었다. 그래서 영어로 Pythagorean이라는 단어는 채식주의자(Vegetarian)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일도 있다.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모두 채식주의자들이었지만 콩은 먹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 콩을 먹으면 위장에 가스가 가득차서 방구가 자주 나오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다. 그렇지 않으면 콩이 잠두 중독증(Favism)이라는 급성 용혈성 빈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금기하지 않았겠느냐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콩이 마법적인 종교와 관련이 되었다는 이유가 강력하다.

 

나이가 많은 독일인들은 순무(turnip)를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 스웨덴 순무(Swede)라고 부르는 채소이다. 나이 많은 독일인들은 순무가 일상 식품이 아니라 굶주림 때의 식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순무를 먹으면 마치 옛날 극심한 기아 때를 연상하게 되어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대전 중인 1916년부터 1918년까지 독일 국민들은 도대체 먹을 것이 없어서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게 되었다. 특히 서부전선에서 그러했다. 서부전선의 병사들과 주민들은 가장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먹을 것이라고는 그나마 순무가 고작이었다. 나이 많은 독일인들은 그 때의 순무를 지겹게 생각하고 있다. 2차대전 중에도 먹을 것이 없어서 순무로 겨우 연명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경험이 있는 독일 사람들에게 순무는 굶주림을 연상케 해주는 것이어서 일부러 기피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런 금기가 사라졌고 오히려 순무를 이용한 여러 식단들을 개발하여 즐기고 있다.

 

순무(Turnip). 옛날 스웨덴 사람들은 순무를 싫어하였다. 옛날 배고팠던 시절이 생각나서였다. 


 

버섯

버섯(Fungis)은 균류이다. 독이 있는 버섯은 당연히 먹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버섯을 즐겨 먹는다. 그런데 힌두교에서 크리슈나(Krishna)신을 섬기는 사람들은 버섯을 일체 먹지 않는다. 이들은 파도 먹지 않는다. 파가 무슨 죄가 있다고? 이들은 버섯이나 파 종류가 사람의 열정을 손상시킨다고 믿고 있다. 신을 섬기는데 대한 열정이 줄어든다면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버섯은 특히 어두운 밤에 자라기 때문에 회피하고 있다. 요리할 때에는 양파나 마늘 대신에 맛이 비슷한 힝(Hing)이라는 양념을 사용한다. 버섯은 엄밀히 말하여 채소가 아니다. 균주이므로 동물성에 가깝다.

 

 여러가지 식용 버섯. 버섯은 식물이 아니다. 버섯은 균주이므로 동물성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