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세계/세계의 금기식품

타부 음료로는 어떤 것이 있나?

정준극 2008. 8. 15. 14:26
타부 마시는 것 - 알콜, 피, 커피와 차


알콜 음료는 종교상 이유로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감리교, 기독교 침례교, 자이나교, 시크교, 바하이교,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 등은 알콜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시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법까지 만들어서 알콜음료를 마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영국의 일반적인 아침 식사 (왼편의 검은 음식이 동물의 피로 만든 블랙 푸딩, 또는 블라드 푸딩)


피를 마시는 것은 여러 나라에서 엄격한 금기사항으로 되어 있다. 동물의 피를 마시는 것은 뱀파이어나 하는 짓이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동물의 피로 만든 소시지와 동물의 피를 넣어 만든 케이크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혐오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국과 영연방에서 ‘검은 푸딩’(Black pudding) 또는 ‘블라드 푸딩’(Blood pudding)이라고 하는 것은 동물의 피에 곡물과 향신료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블라드 소시지는 핀란드(mustamakkara)와 일부 발트해 연안국(폴란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독일(Blutwurst), 오스트리아(Blunzen), 헝가리(veres hurka), 슬로베니아(Krvavica), 스페인(Morcilla), 카탈로니아(Botifara), 프랑스(Boudin), 멕시코(Moronga), 페루(Relleno), 푸에르토리코(Morcilla),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인기 있는 카비델리(cabidela)라는 요리는 닭이나 토끼의 피를 사용하여 요리한 것으로 어떤 때는 닭이나 토끼의 피를 식초에 섞어 요리한다. 중국,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는 닭, 오리, 거위, 돼지의 피를 응고시켜 수프에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혈두부(血豆腐: 수에 도우푸: Blood tofu)라고 부른다. 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톰 루에드 마오(Tom Lued Mao)는 주로 돼지 피로 만든 수프이다. 한국에서는 선지국이 유명하며 순대중에도 선지를 넣어 만든 것이 있다.

 

 

프랑스에서 만든 블랙 푸딩(Boudin noir).  오른 쪽은 한국의 순대.


필리핀에서 인기 있는 디누구안(dinuguan)이라는 음식은 돼지피를 주로 하여 만들고 여기에 매운 고추로 간을 맞춘 것으로 쌀 과자와 함께 먹는다. 스웨덴에서는 피로 만든 수프인 스바르트소파(Svartsoppa)를 전통적으로 어떤 축제일에만 먹는다. 영국에서는 피로 만든 푸딩인 블랙 푸딩(또는 블라드푸딩)에 보통 딸기 쨈을 얹어 먹는다. 라오스와 북부 태국에서는 사슴고기 샐러드가 있다. 사슴 생고기를 얇게 저미고 이것을 향신료로 양념을 한 후 피를 덮어 먹는 음식이다. 남미 콜롬비아의 산탄더(Santander)지방의 페피토리아(Pepitoria)라는 음식은 쌀을 양의 피로 끓여 만든 것이다. 중국와 베트남에서는 뱀의 피가 정력에 좋다고 하여 술에 섞어 마신다. 멕시코의 어떤 지방에서는 염소의 위(胃)에 채소와 돼지 피를 넣고 만든 음식을 먹는다. 특식이다.


유태교와 이슬람에서는 피를 마시거나 피로 만든 음식을 금지하고 있다. 유태교에서는 모든 짐승과 새의 고기에 남아 있는 피를 소금으로 빼낸다. 유태인들은 레위기 17장 11절의 말씀을 근거로 하여 피를 먹지 않는다. 레위기에는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피를 마시거나 피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아니한다. 그러나 수혈에 대한 규정은 없다. 자기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넣어주는 것이 율법상 온당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하여는 정확한 설명이 없다. 수혈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피를 자기 몸에 받아들이는, 즉 피를 마시는 것과 같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수혈은 의료 행위이다. 때문에 유태인으로서 수혈을 한다면 코셔 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무슬림으로서는 하람을 깨트리는 것이 되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수는 있는 일이다.


성경에 의하면 피는 특별한 목적, 즉 성스러운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될수 있다. 출애굽기 12장 23절에는 하나님이 애급사람들에게 재앙을 내리실 때에 문 안방과 좌우 문설중에 피가 묻혀 있으면 그 문을 넘으신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경우에 피는 하나님께서 주신 신성한 약속이다. 출애굽기 24장 8절에는 모세가 하나님께 제사지낸 동물의 피를 백성들에게 뿌리며 이것은 하나님께서 백성들과 세우신 언약의 피라고 하였다. 마태복음 26장에는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포도주를 주시면서 이는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의 죄를 사하게 하시려는 언약의 피라고 말씀하신 내용이 적혀 있다. 이 경우에도 피는 언약을 말한다. 히브리서 9장에는 모든 물건이 율법에 따라 피로써 정결하게 되며 피 흘림이 없으면 죄 사함도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경우에 피는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는 도구이다.


피에 관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이러하자 초기 기독교도와 유태인들, 그리고 예수를 믿기로 작정한 이방인들은 유태법의 어떤 내용은 그대로 두고 어떤 내용은 버려야 할지에 대하여 논쟁을 벌였다. 사도들은 피를 먹는 것은 중단하자고 결정했다. 사도행전 15장에 보면 하나님께 제사를 올릴 때에 피를 멀리하라는 내용은 그런 결정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사도들의 이같은 설명도 따지고 보면 당시 유태법에서 피를 먹지 말라는 어떤 내용을 참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미루어 보아 초대교회에서 규제하는 내용은 대체로 전통적인 유태법을 따랐다고 볼수 있다.


음료수와 관련하여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몰몬교)는 뜨거운 음료수를 금지하고 있다. 몰몬교도들은 뜨거운 음료수를 마시지 말라는 것이 커피와 차를 마시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뜨거운 코코아와 허브차는 뜨거운 음료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몰몬교도들은 뜨거운 음료는 커피를 말하는 것이며 커피는 일반적으로 카페인이 들어 있는 모든 음식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콜라도 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