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크 반(Bank Ban )
Ferenc Erkel (페렌츠 에르켈)
외국인인 게르트루트 왕비. 마쟈르인이 아니고 메라니아인이다.
타이틀: Bank Ban (Ban은 영주, 공작 또는 총독을 뜻한다). 요세프 카토나(Jozsef Katona)의 희곡을 기본으로 베니 에그레씨(Beni Egressy)가 대본을 썼다. 전3막.
초연: 1861년 부다페스트 국립극장
주요배역: 방크 반(T), 엔드레2세(Bar), 게르트루트(Ms), 오토(T), 멜린다(S)
베스트 아리아: My land, my land is all to me!(T)
사전지식: 페렌츠 에르켈은 헝가리의 대표적인 국민 작곡가이다. 에르켈은 아홉 편의 오페라를 남겼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Hunyady Laszlo(헝가리의 애국영웅의 이름)와 Bank Ban(13세기 헝가리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My land, my land is all to me!’는 방크 반이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로 헝가리 벨칸토를 대표하는 보석과 같은 곡이다. 이 아리아는 헝가리가 주권국가임을 천명하는 애국적인 노래로서 오랜 기간 외세의 압정을 받아온 헝가리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곡이다. 그래서 헝가리 국민들이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할 때에는 간혹 이 노래가 등장한다. 무대는 13세기의 십자군 시대이다.
시기는 1213년으로 되어 있다. 헝가리의 왕인 엔드레(Endre: 안드레아) 2세는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먼 나라에 나가 있다. 엔드레 왕은 자기가 없는 동안에 헝가리 귀족 중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의 귀족인 방크 반에게 자기를 대신해서 왕국을 돌보도록 한다. 방크 반은 왕을 대신해서 지방을 순찰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출장 중에 부인 멜린다를 왕궁에 들여보내어 혼자 있는 왕비의 시녀로서 지내도록 한다. 엔드레 왕의 왕비는 독일(메라니아) 출신인 게르트루트이다. 게르트루트는 엔드레 국왕이 십자군전쟁에 나간 틈을 타서 독일 출신의 사람들과 함께 왕보다 더한 권세를 행사한다. 게르트루트 왕비와 독일 측근들은 헝가리의 국토를 황폐화시키고 헝가리 국민들의 재산을 약탈하는 만행을 자행한다. 그리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허덕이지만 왕궁에서는 매일처럼 호화스런 파티를 연다. 게르트루트 왕비는 그러면서 헝가리의 원래 귀족들을 이런 저런 이유로 냉대하고 무시하며 핍박한다. 바야흐로 마쟈르족에 의한 헝가리는 독일의 메라니아 왕조의 사람들에 의해 강탈 당할 위기에 처해진다. 게르트루트 왕비의 출신지인 메라니아 공국은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존재하고 있던 달마티아의 북쪽 지역에 만들어진 작은 왕국이다. 원래 독일 바바리아 지방에 살던 귀족가문이 획득한 영토이다. 메라니아 공국(나중에는 메라니아 제국)은 1180년부터 1248년까지 약 70년간 존재했던 나라이다. 메라니아 제국의 공주인 게르트루트가 헝가리의 엔드레 왕과 결혼한 것이다.
헝가리의 귀족들은 게르트루트(Gertrud)왕비에게 대항하기 위해 단결한다. 귀족을 대표해서 표트르가 방크 반을 만나서 게르트루트를 몰아내는데 함께 해 줄 것을 간청한다. 그러나 왕의 개인적인 대리인인 방크 반은 왕비의 잘못을 잘 알고 있지만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기 때문에 봉기를 거절한다. 한편, 왕비의 사촌 동생인 오토(Otto)는 왕비의 후원을 받아 방크 반의 아름다운 부인인 멜린다에게 마음이 빼앗겨서 결국 멜리다를 차지하기 위해 미약을 먹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고 능욕한다. 방크반은 멜린다가 씻을수 없는 치욕을 당한 것을 알고 분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에 대한 충성으로 어찌하지를 못한다. 방크 반은 우선 멜린다와 아들을 충신인 티보르츠에 부탁하여 시골에 있는 그의 집에서 숨어 지내도록 한다. 멜린다와 아들은 티보르츠의 안내를 받아 시골로 가던 중 갑작스런 폭풍우를 만난다. 강물을 불어서 위험하다. 멜린다가 아들과 함께 노도와 같이 소용돌이 치며 흘러가는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멜린다는 치욕을 견디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멜린다가 죽은 줄 모르는 방크 반은 왕비를 찾아가서 폭정을 항의하지만 왕비가 방크 반을 오히려 거세게 모멸하자 참지 못하고 왕비를 살해한다. 십자군 전쟁에 나갔던 엔드레 왕은 왕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급히 헝가리로 돌아온다. 엔드레 왕은 왕비를 살해한 자를 찾아내서 원수를 갚겠다고 선언한다. 방크 반은 자기가 저지른 행동을 고백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말한다. 그때 백성들이 멜린다와 방크 반의 아들의 시신을 궁전으로 메고 온다. 방크 반은 절규하면서 자기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자 한다. 이것이 오페라 방크 반의 대충 줄거리이다. 에르켈은 ‘방크 반’에서 헝가리 특유의 민속 멜로디를 상당히 사용함으로서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한결 고취하였다.
국왕이 왕비의 죽음을 두고 살인자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자 방크 반이 등장하여 자기가 사악한 왕비를 죽였노라고 자백한다.
에피소드: 에르켈은 ‘방크 반’을 1815년경에 완성했지만 당시 헝가리를 지배하고 있던 합스부르크 오스트리아 당국의 검열 때문에 1860년까지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에르켈은 아마도 낭만주의시대에 있어서 가장 불행한 작곡가일지 모른다. 에르켈은 ‘방크 반’이나 ‘휴니아디 라즐로’와 같은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냈지만 헝가리 이외에서는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에르켈은 헝가리의 민족오페라를 국제 오페라 무대에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에르켈과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헝가리의 프란츠(페렌크) 리스트, 그리고 프랑스의 엑토르 베를리오즈는 페스트(Pest)에서 ‘휴니아디 라즐로’를 보고 감격하여 지원을 약속했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에르켈은 다른 음악가와는 달리 생전에 헝가리를 떠나본 일이 없다.
방크 반과 충신 티보르츠
줄거리: 제1막. 1213년의 헝가리. 국왕 엔드레2세는 타국에서의 전쟁에 참가하고 있는데 왕비인 게르트루드(Gertrud)는 궁전에서 방탕한 잔치만 벌이고 있다. 게르트루드는 독일의 메라니아 가문 출신이다. 엔드레 국왕이 없는 기간에 총독으로서 국왕의 임무를 대행하고 있는 방크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지방을 다니며 백성들을 위로하고 있다. 방크가 지방에 출타 중에 왕비의 남동생(또는 사촌동생)인 오토는 방크의 아름다운 부인 멜린다(Melinda)를 유혹하지만 당연히 거부당한다. 이렇듯 왕비와 왕비의 측근들이 굶주린 백성들은 돌보지 않고 사치와 방탕만 일삼자 충신 티보르츠를 비롯한 일단의 헝가리 귀족들은 조국의 운명을 걱정하고 또한 방크의 부인인 멜린다의 명예를 지키지 위해 권력을 앞세워서 마쟈르족들을 무시하며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왕비에게 반기를 들 계획을 세운다. 귀족들의 대표인 반 페투르(Ban Petur)는 지방에 있는 방크에게 연락하여 자기들과 합세하여 줄것을 요청한다. 방크는 오랜 친구인 페투르가 왕좌를 넘어트리는 데에 앞장서줄 것을 요청하자 자기는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였으므로 그러한 일에는 가담할수 없다고 선언한다. 페투르가 방크에게 왕비의 동생인 오토가 멜린다를 유혹한다고 말해주자 방크는 몹시 분개한다.
방크 반이 마쟈르 귀족들과 함께 왕비에 대한 복수를 서약하고 있다.
2막. 마음이 혼란해진 방크는 나라와 자기 자신의 명예를 위해 기도한다. 방크는 비세그라드(Visegrad) 성에서 늙은 농부로 모습을 감춘 티보르츠(Tiborc)로부터 백성들의 굶주림이 극에 도달하였으므로 국왕의 업무를 대신하는 방크가 어떤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충고의 말을 듣는다. 티보르츠는 헝가리인이 아닌 외국인들(왕비와 측근들을 말함)이 백성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않고 재산을 약탈하고 방탕한 술잔치만을 열고 있는데 대하여 분노를 터트린다. 티보르츠는 오래전에 전쟁에서 방크를 구해준 일이 있는 귀족이다. 한편, 왕비를 등에 업은 오토는 멜린다를 계속 유혹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오토는 간신으로부터 마취제와 같은 미약을 받아 멜린다에게 먹인후 강간한다. 절망한 멜린다는 치욕에 떨며 정신이상을 일으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 방크는 절망 속에서 분노하지만 국왕을 생각하여 참는다. 방크는 티보르츠에게 멜린다와 어린 아들을 자기의 성으로 데려가 잠시 피신토록 한다. 궁전으로 달려간 방크는 왕비에게 나라를 피폐시키고 백성들의 재산을 약탈하며 오토가 자기의 부인을 능욕한데 대하여 거칠게 항의한다. 게르투루드 왕비는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가 어찌하여 왕비에게 반항하느냐며 오히려 방크를 능멸한다. 왕비는 단검을 내어주며 불충한 신하는 죽음으로 국왕과 왕비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라고 위협한다. 단검을 받아든 방크는 끝내 참지 못하고 왕비를 찔러 죽인다. 하지만 방크는 자기의 행동에 대하여 크게 탄식한다.
귀족들이 방크 반과 함께 나라를 구하기로 다짐한다.
3막. 티보르츠는 멜린다와 방크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성으로 가는 도중 헝가리 동부의 티짜(Tisza) 강변에 도달한다. 한밤중에 폭풍이 몰아친다. 정신이상을 일으킨 멜린다는 어린 아들과 함께 소용돌이치는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이들을 돌보겠다고 약속한 티보르츠로서도 어찌할수 없는 사태였다. 한편, 엔드레 국왕이 전쟁에서 돌아와 보니 왕비가 살해되어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 분노한 엔드레 국왕은 왕비의 관(棺) 앞에 귀족들을 불러놓고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추궁한다. 방크가 나서서 왕비의 죄상을 말하며 그가 살해하였음을 고백한다. 엔드레 국왕은 왕비를 살해한 자를 용서할수 없다고 하며 칼을 빼어 방크를 죽이려 한다. 방크도 비록 국왕이지만 나라와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린 자는 용서할수 없다고 하며 칼을 빼려고 한다. 이때 티보르츠가 멜린다와 방크의 어린 아들의 시신을 가지고 나타난다. 방크는 손에 쥐고 있던 칼을 떨어트리며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아들의 차가운 시체에 몸을 던진다. 그러면서 국왕에게 당신의 복수가 완성되었다고 소리친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죽은 자들을 애도하며 기도한다. (그후에 엔드레 국왕과 방크 반이 어찌 되었는지는 오페라에 나와 있지 않다.)
왕비 게르트루드가 멜린다를 자기의 사촌동생인 오토에게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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