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39. 엠메리히 칼만의 '마리차 백작부인'

정준극 2008. 9. 11. 18:36

Gräfin Maritza (마리차 백작부인)

Emmerich Kalman (엠메리히 칼만)

 

마리차 백작부인에게 구혼하는 사람들


타이틀: Gräfin Maritza (Countess Maritsa). 전3막의 오페레타. 율리우스 브람머(Julius Brammer)와 알프레드 그륀봘트(Alfred Grünwald)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24년 2월 28일 비엔나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

주요배역: 마리짜 백작부인(S), 타씰로 백작(T), 콜로만 추판 남작(Buffo), 리자(타씰로의 여동생: 수브레토), 보쩨나 굿덴슈타인 남작부인(Ms)

베스트 아리아: Komm mit nach Varasdin(함께 바라스딘으로 갑시다. B), Grüss mir die Süssen(아가씨들 나를 반겨 주세요: S)

사전지식: 비엔나 오페레타의 백은시대를 장식하는 칼만의 대표작이다. 오페레타 ‘마리짜 백작부인’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시남작’(Der Zigeunerbaron)과 플롯이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칼만은 ‘마리짜 백작부인’에도 ‘집시남작’의 주역중 한 사람인 추판(Zsupan)을 등장시킨다. 전반적으로 헝가리의 민속적인 멋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타씰로가 부르는 Komm Zigany(오라 집시들이여)는 특히 그러하다.

에피소드: 세기말, 비엔나의 오페라는 뉴욕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마리짜 백작부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리짜 백작부인’의 미국 초연은 비엔나에서 초연된지 2년후인 1926년 뉴욕의 슈베르트극장에서 있었다. ‘마리짜 백작부인’은 뉴욕 초연 이후 318회의 연속 공연을 기록하였다.



줄거리: 무대는 1924년 헝가리의 어느 시골에 있는 마리차 백작부인의 성(城)이다. 제1막. 마리차백작부인은 아름다우며 명랑하고 활달한 성격을 지닌 여인이다. 하지만 엉뚱한 면도 있고 변덕스러울 경우도 있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지방에 넓은 농지와 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로 비엔나와 같은 도시에서 화려하게 지낸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지방에 있는 농지와 성을 퇴뢰크(Török)라는 성실한 청년을 고용하여 관리토록 하고 있다. 퇴뢰크는 실은 타씰로(Tassilo)백작이다. 타씰로 백작은 비록 귀족이지만 집안이 가난하여 여동생 리자(Lisa)를 시집보내야 할 때 지참금을 마련할 길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타씰로 백작은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퇴뢰크라는 이름으로 마리차 백작부인 성의 집사장으로 취직한 것이다. 리자는 집안이 그처럼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퇴뢰크(타씰로 백작)가 하는 중요한 일은 소작료를 받아서 도시에 있는 마리차 백작부인에게 보내는 것이다. 퇴뢰크는 마리차 백작부인을 만나본 일이 없다. 오히려 그편이 속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퇴뢰크(타씰로 백작)는 그런대로 편안하고 한가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 편안함과 한가함은 곧 끝나게 된다. 마리차 백작부인이 성으로 내려와서 자기의 약혼 축하 파티를 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약혼할 사람은 콜로만 추판(Koloman Zsupan) 남작이라고 한다. 아무도 추판 남작이 누구인지 모른다.


하인으로 변장한 타실로 . 사람들은 모두 그를 좋아한다.


그런데 실은 마리차 백작부인이 약혼한다는 것은 일부러 꾸민 일이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자기를 추종하고 찬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귀찮을 지경이어서 일부러 추판 남작이라는 사람과 약혼한다고 발표하고 그들을 떼어낼 생각이다. 추판 남작은 순전히 마리차 백작부인이 만들어 낸 인물이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집시 남작’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을 생각해서 약혼자가 추판 남작이라고 발표했던 것이다. 마리차 백작부인의 성에서는 파티가 한창이다. 손님들은 이제나 저제나 약혼 발표가 있을까하고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가 그렇게 돌아가자 마리차 백작부인은 약혼자 추판 남작이 사정이 있어서 아주 늦게 도착할것 같다고 발표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어서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추판 남작이라는 사람이 도착한 것이다. 사실 추판이라는 이름은 헝가리에서 흔한 것이어서 추판 남작이 없으라는 법이 없다. 인근 바라스딘(Varasdin)에 살고 있는 젊은 추판 남작은 신문에서 마리차 백작부인이 추판 남작과 약혼한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이상해서 파티장으로 달려온 것이다. 파티에서 진짜 추판 남작은 약혼자라고 하는 마리차 백작부인을 만난다.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다. 추판 남작은 호박이 넝쿨채 굴러 들어온것 같아 마리차 백작부인을 붙잡고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상황이 무척 이상하게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추판 남작을 모른채 할수 없으므로 그와 함께 듀엣을 부르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의 선망을 받고 있는 마리차


한편, 집사장인 퇴뢰크(타씰로 백작)는 처음으로 마리차 백작부인을 보고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마리차 백작부인은 추판 남작과 약혼한 사이가 아니던가? 퇴뢰크(타씰로)는 낙담이 천만이다. 퇴뢰크는 정원에 집시 악단을 준비해 놓고 약혼 발표가 있으면 축하 연주를 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다. 퇴뢰크는 자기의 괴로운 심정을 집시들의 연주에 맞추어 노래로서 표현한다. 그는 Komm Zigany(헤이, 집시)라는 흥겨운 후렴이 들어있는 차르다스로서 노래를 마친다. 마침 정원에 나온 마리차 백작부인과 손님들은 퇴뢰크(타씰로)의 기막힌 노래를 듣고 감격하여 앙코르를 청한다. 퇴뢰크(타씰로)는 공연히 무시당한 것으로 생각하여 이들의 청을 거절한다. 화가 난 마리차 백작부인은 당장 그를 해고한다. 마리차 백작부인과 손님들은 여흥을 계속하기 위해 마을의 캬바레로 간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그곳에서 만야(Manja)라는 젊은 집시 여인을 만난다. 집시 여인들은 누구든지 점을 잘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야는 마리차 백작부인을 보더니 앞으로 행복한 사랑을 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성으로 돌아온 마리차 백작부인은 집사장 퇴뢰크(타씰로)에게 지나치게 화를 낸데 대하여 용서를 구하고 떠나지 말도록 한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정원에서 집사장이 부른 차르다스의 후렴 부분인 ‘헤이, 집시’(Komm Zigany)를 노래 부르며 인생은 어차피 한번 뿐이므로 기쁜 마음으로 살자고 말한다. 두 사람이 부르는 듀엣으로 1막이 끝난다.


현대적 연출. 리자와 마리차


제2막. 마리차 백작부인의 성은 가끔 관광객들이 숙소로도 사용된다. 넓은 집에 많은 방을 그대로 두는 것 보다는 이 지방을 방문한 사람들이 민박할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이날도 몇 명의 관광객이 마리차 백작부인의 성을 찾아와 투숙하게 된다. 그 중에는 타씰로의 여동생인 리자도 포함되어 있다. 리자는 오빠 타씰로가 이 성의 집사장 퇴뢰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리자와 일행들이 성을 구경하고 있는데 추판 남작이 방문한다. 그는 마리차 백작부인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기와의 약혼을 공식으로 발표했으나 그 이후로는 어쩐지 얼굴도 볼수 없으므로 궁금해서 찾아온 것이다. 추판 남작은 리자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추판 남작은 리자에게 ‘만일 내가 마리차 백작부인과 약혼을 하지 않았다면 그대와 결혼하겠다’고 스무 번 이상이나 말한다. 그만큼 리자를 좋아한다. 마침 지나가던 퇴뢰크(타씰로)가 동생 리자를 보고 깜짝 놀라며 반가워한다. 타씰로는 세상이 참 좁다고 생각했다.


마리차와 타실로


마리차 백작부인은 한달 동안 두문불출하다가 언제까지 숨어 지낼수는 없으므로 다시 사람들을 만나기로 한다. 마리차 백작부인을 만나러 온 사람들은 집사장인 퇴뢰크(타씰로)를 보고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아직 애인도 없냐?’면서 놀린다. 사실 타씰로는 여동생 리자의 지참금 마련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사랑에 정신을 쓸 여유가 없었다. 놀림을 받고 속이 상한 타씰로는 친구에게 편지나 쓰기로 한다. 그는 편지에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것을 참으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쓴다. 그때 마리차 백작부인이 들어오는 바람에 타씰로는 편지를 다 쓰지 못하고 중단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려 아름다운 듀엣을 부른다. 얼마후 마리차 백작부인이 다시 타씰로를 찾지만 어디 있는지 모른다. 마리차 백작부인의 오랜 친구인 포풀레스쿠(Populescu)가 마리차 백작부인에게 집사장이 정원 한 구석에서 어떤 예쁜 아가씨와 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타씰로에게 여동생이 있는지 모르고 조금전 타씰로와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던 것을 후회한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마침 책상 위에서 타씰로가 쓰던 편지를 발견한다. 지참금에 대한 얘기가 써있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타씰로가 순전히 지참금 사냥꾼으로 오해하여 기분이 상한다. 타씰로가 들어오자 마리차 백작부인은 타씰로를 모욕하며 쫓아낸다. 리자가 들어와 모욕당한 오빠 타씰로를 위로하며 데리고 나간다. 마리차 백작부인은 타씰로가 정원에서 만난 예쁜 아가씨가 타씰로의 여동생인 것을 알고 자기가 잘못했음을 알게 된다. 2막의 피날레는 사람들이 마리차 백작부인에게 ‘헤이 마리차, 침착해라! 헤이 마리차 참아라!’라는 대단히 드라마틱한 노래로 끝난다.


마그데부르크


제3막. 다음날 아침, 추판 남작은 마리차 백작부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고 용기를 내어 드디어 리자에게 청혼한다. 리자와 추판은 사랑의 듀엣을 부르며 기뻐한다. 그때 멀리서부터 타씰로의 친구가 찾아온다. 그는 퇴뢰크라는 집사장이 실은 타씰로 백작이며 많은 재산을 상속받아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발표한다. 모두들 놀란다. 이제 타씰로는 여동생의 지참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타씰로가 마리차 백작부인에게 이제 집사장 일을 그만 두고 돌아가겠다고 하며 재산관리 상황을 보고한다. 그런 타씰로에게 마리차 백작부인은 화해를 청한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두 사람이 ‘시간은 지나지만 사랑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해피엔딩의 마리차와 타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