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숫자의 세계/7은 과연 행운의 숫자?

기독교와 7

정준극 2008. 10. 30. 13:44

기독교와 7


기독교에서도 7이라는 숫자는 성스러움과 연계되어 있다. 7과 가장 관계가 깊은 것은 예수님이 일주일의 7일째인 일요일에 부활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요일을 주일(主日)이라고 부른다. 가톨릭의 전례에는 7개 성사(聖事)가 있다. 즉, 세례, 견진(堅振: Confirmation), 성체(Communion: Eucharist), 고백(Confession), 병자(病者), 신품, 혼인을 말한다. 요한계시록(묵시록)에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가 설명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라는 것은 신도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건물보다는 각 도시에 있는 기독교인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아시아는 아시아 대륙이 아니라 오늘날의 터키를 말한다. 요한계시록 2장과 3장에 나오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는 에베소(Ephesus: 마리아 교회), 서머나(Smyna), 버가모(Pergamum), 두아디라(Thyatira), 사데(Sardis), 빌라델비아(Philadephia), 라오디기아(Laodicea)이다. 요한계시록에는 7에 대한 숫자가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면 요한계시록 1장 16절에 ‘그의 오른손에 일곱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 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라고 기록된  것과 20절에 ‘네가 본 것은 내 오른손의 일곱별의 비밀과 또 일곱 촛대라 일곱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라고 기록된 것이다.

 

 병자성사의 장면

 

[마리아의 일곱 기쁨과 일곱 슬픔]


로마 가톨릭과 영국 성공회 등에서는 마리아의 일곱 기쁨과 일곱 슬픔을 기억하고 있다. 마리아의 일곱 기쁨은 중세의 문학이나 미술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마리아의 일곱 기쁨과 그에 해당하는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성모의 일곱가지 기쁨(Seven Joys of the Virgin)

 

1. 수태고지를 받은 기쁨(The Annunciation). 수태고지 축일 325일(메리마스)

누가 1: 26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쎄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30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헤를 입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8 마리아가 이르된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나사렛의 수태고지교회. 그리스 정교회이다.

 

2. 예수를 낳은 기쁨(The Nativity of Jesus) 1225일(크리스마스)

마태 2: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12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13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베들레헴의 축복. 아기 예수 탄생. 제라르드 반 혼소르스트 작

  

3.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기쁨(The Adoration of the Magi). 주현절 16

마태 2: 9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서 있는지라 10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 11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황과 몰략을 예물로 드리니라

 

동방박사들의 경배. 그리스도가 이방인에게 처음으로 보이신 것이다.

 

4. 예수가 죽은지 사흘만에 부활한 기쁨(The Resurrection of Christ)

마태 28, 마가 16, 누가 24, 요한 20, 사도행전 1


부활하신 예수님


5. 그리스도가 승천한 기쁨(The Ascension of Christ to Heaven)

사도행전 1: 9 이 말씀을 마치시고 그들이 보는데 올려져 가시니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10 올라가실 때에 제자들이 자세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흰 옷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11 이르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하였느니라

 

그리스도의 승천

 

6. 마리아와 사도들에게 성령이 강림한 기쁨(The Pentecost: Descent of the Holy Spirit upon the Apostles and Mary)

사도행전 2: 1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더라

 

마가의 다락방에서의 성령강림

예루살렘에 있는 마가의 다락방이라는 곳. 오순절 성령이 강림한 장소라고 한다.

 

7. 마리아가 하늘에서 대관을 받은 기쁨(The Coronation of the Virgin Mary in Heaven) 822

요한계시록 12: 1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옷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에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관을 썼더라

요한계시록 12: 5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더라

시편 45: 9 왕후는 오빌의 금으로 꾸미고 왕의 오른쪽에 서도다

 

천국에서 마리아가 예수에 의해 대관을 함. 또는 성삼위가 대관을 함. 그 때에 성자들이 성모를 둘러싸고 있다.

 

또는 성모의 승천(The Assumption of Mary) 성모 몽소승천 축일 815. 성경에는 성모의 몽소승천에 대한 기록이 없다. 다만, 교회에서는 창세기 3: 15의 말씀을 성모승천의 교리적 배경기록으로 보고 있고 또한 고린도전서 15: 54의 말씀을 성모승천을 교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록으로 간주하고 있다.

고전 15: 54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을 삼키고 이기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55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람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이사야 25: 8 사망을 영원히 멸하실 것이라 주 여호와께서


성모의 대관. 삼위일체가 성모에게 대관하는 장면이다.


마리아가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방문한 일(The Visitation)과 어린 예수를 예루살렘 성전에서 찾은 일(The Finding in the Temple)을 마리아의 일곱 가지 기쁨에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대신 성령강림과 그리스도의 승천에 대한 기쁨은 미루어 두고 있다. 예술 작품에서는 마리아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을 성모의 대관(The Coronation)과 대체하거나 또는 통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15세기에는 그런 경향이 빈번했으나 17세기에 들어와서 별도의 주제로 삼기 시작했다. 원래는 ‘마리아의 다섯 가지 기쁨’이었다. 그후에 숫자가 일곱으로 늘었고 다시 아홉으로, 심지어 중세에는 열다섯 가지 기쁨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마리아의다섯 가지 기쁨은 14세기 시문학인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Sir Gawain and the Green Knight)에서 가웨인의 힘의 원천으로 설명된바 있다.

 

마리아의 일곱 가지 슬픔(Dolors)은 다음과 같다.


1) 어린 예수에 대한 시므온의 예언을 들은 마리아의 슬픔(누가복음 2장 34-35절: 34 시므온이 마리아에게 말하여 이르되 보라 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을 패하거나 흥하게 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이 되기 위하여 세움을 받았고 35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니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니라 하더라: 십자가의 고난을 예언한 것이다.)


시므온의 예언


2) 성가족이 애굽으로 피난할 때에 마리아의 슬픔(마태복음 2장 13절: 그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급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헤롯의 박해를 피하여 애급(이집트)로 피난가는 성가족


3) 삼일동안 어린 예수를 잃은 마리아의 슬픔(누가복음 2장 43절: 그 날들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 아이 예수는 예루살렘에 머무셨더라 그 부모는 이를 알지 못하고)


사흘동안 예수를 잃은 후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소년 예수를 다시 찾은 마리아


4)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를 본 마리아의 슬픔(누가복음 23장 26-27절: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갈 때에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것을 붙들어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하더라 27 또 백성과 및 그를 위하여 가슴을 치며 슬피 우는 여자의 큰 무리가 따라 오는지라: 슬피 우는 여자의 무리중에 마리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됨)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를 만난 성모의 슬픔


5) 예수에 대한 십자가 처형할 때에 십자가의 밑에 있었던 마리아의 슬픔(요한복음 19장 25절: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


스타바트 마테르


6) 십자가에서 예수의 시체를 받아 내려 팔에 안았을 때의 마리아의 슬픔(마태복음 27장 57-61절:  57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왔으니 그도 예수의 제자라 58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에 빌라도가 내주라 명령하거늘 59 요셉이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한 세마포로 싸서 60 바위 속에 판 자기 새 무덤에 넣어 두고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에 놓고 가니 61 거기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향하여 앉았더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분명이 함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됨)


피에타


7) 예수를 장사 지내는 것을 본 마리아의 슬픔(요한복음 19장 40절: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태인의 장례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


 예수를 장사지내는 장면

슬픔의 성모. 일곱개의 칼이 가슴을 찌르는 것과 같은 슬픔을 표현.


[일곱 가지 덕행]

로마 가톨릭, 영국 성공회 등은 기독교 철학에서 인정한 일곱 가지 세상적인 덕행과 일곱 가지 신학적 덕행을 중요시하고 있다. 세상적인 덕행은 원래 플라톤의 요강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 암브로우스(St Ambrose),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등 당대의 신학자들이 수용한 것이다. 신학적 덕행은 이를 행하는 목적이 신이기 때문에 그러한 명칭이 붙었다. 세속적으로 보면 모든 덕행에는 반대의 개념에서 악행이 있을수 있다. 세상적인 덕행의 경우에는 분명히 그러하다. 그러나 신학적 덕행에 있어서는 반대되는 개념이 있을수 없다. 신학적 덕행은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3장 13절의 말씀인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에서처럼 이들 세가지 덕행이 하나님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하나님을 목적으로 한 덕행은 그 양을 측량할수 없다. 그러므로 신에 대한 우리들의 덕행에는 반대적 개념의 악행이 있을수 없다.


일곱 가지 세상적인 덕행(Corporal Virtues)은 다음과 같다. 그중에서 사도 바울이 강조한 믿음, 소망, 사랑은 신학적 덕행(Theological Virtues)이다.


1) 분별(Prudence): 모든 행위의 적합성에 대한 올바른 판단

2) 정의(Justice): 개인적 흥미, 권리에 대한 올바른 판단

3) 절제(Temperance: Restraint): 자기 조절, 절제, 포기, 온건

4) 인내(Fortitude: Courage): 참음과 두려움에 대적할수 있는 능력

5) 믿음(Faith): 믿음의 굳건함

6) 소망(Hope): 선함을 바라는 소망

7) 사랑(Love: Charity): 자기를 버린 조건 없는 사랑과 봉사


일곱 가지 큰 죄악에 대응하는 일곱 가지 하늘의 덕행이 있다. 이들은 주후 5세기에 아우렐리우스 프로덴티우스(Aurelius Prudentius)가 쓴 서사시인 Psychomachia(영혼의 콘테스트)에서 비롯한 것이다. ‘영혼의 콘테스트’는 선행과 악행의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영혼의 콘테스트’(Contest of the Soul)는 중세기에 지대한 관심을 끌어 전유럽에 일곱 가지 하늘의 덕행을 따르려는 노력이 기울여졌다. 이 일곱 가지 하늘의 덕행을 수행하는 것은 일곱 가지 큰 죄악(Seven Deadly Sins)를 경계하고 물리치는 방법으로 간주되었다. 일곱 가지 하늘의 덕행과 이에 상응하는 일곱 가지 큰 죄악(악행)은 다음과 같다.


1) 순결(Chastity: Purity) - 욕정(Lust)

2) 절제(Abstinence: Self-Control) - 무절제(Gluttony)

3) 관용(Liberality: Generosity) - 탐욕(Greed)

4) 근면(Giligence: Persistence: Effort) - 나태(Sloth)

5) 인내(Patience: 평화 추구: Peace) - 분노(Wrath)

6) 친절(Kindness: 자족: Satisfaction) - 시기(Envy)

7) 겸손(Humility: Modesty: Bravery) - 자만(Pride)


일곱가지 세상적인(또는 육신적인) 자비 행위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돕느냐에 대한 지침이다. 즉,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며, 나그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헐벗은 자에게 입을 옷을 주며, 병든 자를 방문하고, 갇힌 자를 위로하며, 죽은 자를 장사 지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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