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1일 투어

거인의 문(Riesentor)

정준극 2008. 11. 21. 19:41

슈테판성당의 정문인 '거인의 문'(리젠토르)

 

슈테판성당의 정문은 거인의 문(리젠토르: Riesentor)이라고 부른다. 로마네스크양식이다. 리젠토르라고 부르는 것은 프라터(Prater) 유원지에 있는 대회전관람차를 리젠라트(Riesenrad), 즉 거대한 바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문의 이름은 비록 거인의 문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의 규모가 거대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거인의 문이 슈테판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전설의 거인 이교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없다. 한편, 1443년 북탑이 있는 곳의 지하에서 거대한 매머드(mammoth: 맘모스) 화석이 발견된 일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거인의 문이 거대한 매머드 화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거인이라는 명칭을 붙였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다. 리제(Riese) 또는 리젠(Riesen)이라는 단어는 산에서 나무를 베어 아래로 쉽게 보내기 위해 만든 미끄럼 운반장치를 말한다. 슈테판성당의 높은 첨탑을 세울 때 정문쪽에 그런 미끄럼 운반장치를 만들어서 건축자재를 올리고 내리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런 배경에서 리젠토르라는 명칭이 비롯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거인의 문' 상단에 있는 그리스도의 재림 부조 

 

북탑에서 발견된 매머드의 화석은 나중에 성당의 북문이 있는 곳에 전시된 일이 있다. 이 화석 뼈에 프레데릭3세가 AEIOU라는 글자를 새겨 넣은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프레데릭3세는 모든 중요한 물건을 거의 광적으로 자기 소유로 만들고자 하는 습성이 있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대상 물건에 AEIOU라는 글자를 새겨 넣도록 했다. 당연히 이 매머드 화석에도 자기의 영광을 들어내 보이기 위해 글자를 새겨 넣었다. AEIOU는 Austriae erit in orbe ultime라는 라틴어 문장의 약자로서 오스트리아는 영원히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또는 Austriae est imperare omni universo (The entire universe is subjugated by Austria. 온 세계는 오스트리아에 굴복한다)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다.

 

북탑에서 발견된 메머드 뼈와 프레데릭 3세의 암호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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