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1일 투어

치통의 그리스도

정준극 2008. 11. 21. 20:32

채플에서 나오면 문 반대편의 어두컴컴한 벽면에 가시 면류관을 쓰신 그리스도 조각상이 있다. 원래 이름은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이다. 이 조각상은 성당 밖 뒤편 벽에 있는 치아가 아프신 그리스도의 조각상의 오리지널이라고 한다. 성당 뒤편의 치통의 그리스도(Zahnwehherrgott) 조각상은 장기간의 성당보수 작업으로 볼수 없으므로 성당 안에 있는 조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이상한 이름이겠지만 아무튼 치통의 그리스도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슈테판성당 외부 뒤편에 있는 '치통의 그리스도' 

 

원래 이 조각상은 성당 주위에 있던 공동묘지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공동묘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 그리스도의 조각상에 꽃을 걸어주는 일이 많았다. 어느날 어떤 노파가 다름 사람들처럼 그리스도의 머리에 화환을 걸어놓았다. 그런데 화환이 한쪽으로 기울어 놓여지게 되어 그리스도의 얼굴은 본의 아니게 우습게 보이게 되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젊은이 세명이 지나가다가 그리스도상과 화환을 보고 보라, 우리 주님께서 이빨이 아프신 모양이야!라고 소리쳤다. 과연 주님은 마치 치통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세 청년은 자기들이 그렇게 얘기해 놓고 생각해보니 너무 우스워서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 때문에 새벽에 주변 집의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내다 보며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 아무튼 청년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그 중에 보라, 우리 주님께서 이빨이 아프신 모양이야!라고 처음 소리쳤던 청년은 집에 들어서자 마자 심한 치통이 생겨 참을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너무나 아프기 때문에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참다 못하여 이 청년은 이발사(당시는 이발사가 외과의사 역할도 했음)에게 달려 갔지만 이발사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참 지나서 자기가 새벽에 그리스도 조각상에 대하여 농담을 했던 것 때문에 벌을 받아 아픈 것이라고 확신한 청년은 곧바로 슈테판성당으로 달려가 그리스도 조각상의 발아래 꿇어 엎드려 크게 뉘우쳤다. 놀랍게도 치통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마침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기에 돌아다보니 언제 나타났는지 다른 두명의 친구도 서있었다. 두 명의 친구들도 같은 이유로 고생을 하다가 느낀바 있어서 이곳으로 달려와 참회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역시 치통이 씻은듯 나았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오리지널 '치통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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