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제1일 투어

볼링에 얽힌 전설

정준극 2008. 11. 21. 20:35

남탑의 볼링장

 

슈테플의 상단에는 내부의 나선식 계단을 이용해서 제일 위에 있는 방까지 걸어 올라갈수 있다. 그 방은 옛날에 소방서 망루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방에는 옛날 이곳에서 화재를 감시하며 근무하던 사람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볼링 레인이 있다. 소방서장은 간혹 이곳에 친구들을 초청하여 볼링을 즐겼다. 친구들 중에는 볼링이라면 먹던 밥도 제쳐놓던 인물이 있었다. 어느날 이날도 소방서장과 몇 명의 친구들이 슈테플 첨탑의 방에서 볼링을 치고 있었다. 저녁이 다되어 그만하자고 했지만 그 유별난 볼링광만은 말을 듣지 않고 혼자 남아서 계속 볼링을 쳤다. 그러던 한참후 그 사람의 앞에 어떤 휘청거리는 노인이 나타나 이제 어떤 죽어가는 사람의 불쌍한 영혼을 하늘나라로 불러가기 위해 이 탑에서 종을 쳐야 하니 볼링은 그만하라고 말했다.


대성당의 장엄한 회랑

 

하지만 이 유별난 사람은 노인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볼링만 쳤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인에게 기왕이면 자기와 게임을 한판 하자고 졸랐다. 노인은 그런 요청을 거절하면서 제발 이제 그만 내려가라고 경고했지만 볼링광이 너무나 끈질기게 요청하는 바람에 화가 치밀어 게임 제안에 응했다. 볼링광은 나를 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중얼거리면서 아홉개의 핀을 정리하여 놓다가 잘못하여 핀 한 개를 탑 밖으로 떨어트리게 되었다. 노인은 핀이 한 개 부족해도 좋으니 어서 게임을 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을 던지니 과연 여덟개의 핀을 모두 맞혔다. 그러자 놀랍게도 마치 아홉번째 핀이 볼에 맞아 함께 쓰러지는 것처럼 그 볼링광이 푹 쓰러졌다. 노인은 사라졌고 그 친구는 밤새 첨탑을 뒤지며 잃어버린 핀 한 개를 찾다가 싸늘한 시체로 변했다고 한다.

 

 남탑 망루의 옛 소방서 자리. 이곳에서 볼링 게임도 했다. 지금은 기도처 또는 회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슈테판스돔 남탑(슈테플) 지붕의 다락방.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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