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서울

서울교육사료관(Seoul Education Museum)

정준극 2009. 3. 9. 19:25

북촌의 명물 서울교육사료관(Seoul Education Museum)


북촌길 정독도서관 내에 있는 서울교육사료관은 정말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을 소개하는 팸플릿에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아련한 추억이 아니라 생생한 추억으로의 여행이다. 교육사료관은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그래서 멀리 삼국시대로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개화기와 일제시대, 6.25사변 시기, 그 이후의 변혁기에 걸친 교육변천사가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안점은 개화기와 일제강점시기의 교육현실이라고 생각된다. 이 나라에 처음 근대교육기관인 학교가 설립된 것은 1885년 배재학당(培材學堂)으로부터이다. 이듬해인 1886년에 梨花(이화)와 경신(儆新)이 설립되었으며 1897년에는 평양의 숭실(崇實), 1898년에 배화(培花), 1905년에 보성전문과 양정의숙, 1906년에 숙명(淑明)과 진명(進明)이 설립되었던 것이다. 이 모든 학교들이 현재 개교 1백주년을 넘어서 새로운 1백년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사료관은 우리나라 초창기의 학교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서울교육사료관

 전시실 입구에 있는 옛날 문방구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솜사탕 자전거

 어려웠던 시절의 교과서들

 국어 교과서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수 있다.

 기획전시실의 옛 교실 모습. 난로와 풍금이 정겹다.

옛 운동회 모델. 오자미 던지기, 과자 따먹기, 사다리 통과하기, 기마전, 공굴리기 등등... 


일제 강점시기의 참담한 교육사정은 사료관의 곳곳에서 볼수 있다. 학생들을 동원하여 신사참배를 강요한 것부터 무심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을 몰래 찾아내어 수난을 당하게 했던 일들은 아무리 식민지교육이라고 해도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해방이후 사변을 거치면서 어려웠던 경제사정으로 교과서와 공책과 연필 따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사정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못먹고 못살던 시절의 초등학교 운동회, 소풍, 눈물의 졸업식 등 모든 것이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보는 사람들의 뇌리를 스치는 내용들이다. 교육사료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삼국시대-고려-조선-민족저항기-미군정기-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교육연표가 사진, 모델, 전시품 등으로 설명되어 있다. 지금 60대가 넘은 사람들로서는 그 옛날 교복을 입고 가방을 들고 학교 다니던 생각이 저절로 날 것이다. 요즘처럼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저 책과 씨름만해야 했다. 과외를 위한 학원이란 것은 있지도 않았으며 간혹 여유 있는 집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가정교사를 두어 불쌍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도와주기는 했다.


기획전시실에는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케 하는 교실이 재현되어 있다. 교실한가운데 놓여 있는 석탄난로, 그위에 얹어 놓은 도시락(벤또)들, 교실 한쪽을 장식하고 있는 풍금....이런 모든 것들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려웠던 그 시절을 회상케 한다. 서울시교육사료관은 서울시내의 초, 중,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사진전시회를 갖기도 한다. 오늘날의 어린 학생들이 예전의 학교생활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밥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반드시 한번쯤은 교육사료관을 방문하여 부모와 그 이전의 세대들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는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서울교육사료관의 홈페이지는 www.edumusuem.seoul.kr이며 전화는 2011-5780이다. 매월 1, 3번째 수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없다. 개관시간은 평일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 일요일은 오후 5시까지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곧장 북촌길을 따라 올라가면 정독도서관을 만나며 서울교육사료관은 도서관 구내에 있다. 사료관의 옆에는 장엄한 조선시대의 종친부(宗親府) 건물이 있어서 보기에도 좋다. 정독도서관 입구에는 성삼문의 집터라는 표지석이 있으며 도서관 구내의 정원에는 김옥균의 집터라는 표지석도 있다.

 

 

종친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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