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경복궁의 애환

아미산의 굴뚝

정준극 2009. 3. 23. 12:18

[아미산 굴뚝]

 

아미산(峨嵋山)은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복궁의 교태전(交泰殿) 뒤에도 있다. 교태전은 나중에 세종대왕이 왕비 심씨를 위해 지은 건물이다. 테종 이방원이 왕비 심씨의 친정 아버지를 외척 근절을 위해서 죽였기 때문에 위로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아미산이라고 해서 '아하 산은 산이로다'라는 생각으로 상당히 높은 곳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담장 아래에 세단의 화단과(이를 삼계라고 한다) 네 개의 굴뚝이 있는 곳이다. 물론 화단이기 때문에 여러 화초도 심어 놓았다. 일반적으로 중궁전의 뒷마당에 화단을 계단처럼 만들어 놓은 것을 화계(花階)라고 한다. 하지만 경복궁 교태전의 뒤편에 조성한 화단은 아미산이라고 부른다. 왕가의 기를 받기 위해서이다. 아미산은 중전마마(왕비)가 심심할 때에 거니는 후원이다. 심심할 때 거니는 곳이 아니라 왕비는 사가의 시부모님이 돌아가셔야  친정을 찾아갈수 있었고 그 외에는 대궐에서 꼼짝 못하고 지내야 했다. 그러므로 답답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후원의 아미산을 거닐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목적으로는 왕비께서 굴뚝에서 연기가 제대로 빠지는지 조사하기 위해 찾아 왔을 것이다. 아미산을 쌓은 흙은 경회루 연못을 팔 때에 나온 흙을 옮겨 온 것이다. 교태전의 온돌을 데운 연기가 땅 밑과 화단 밑을 통해 아미산의 굴뚝으로 나오게 설계한 것은 현대 컴퓨터건축공학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쉬운 것이라고 한다. 화단에 있는 두 개의 거북이 조각은 화단의 화초에 물을 주기 위해 물을 담아 놓은 용도라고 한다. 화초에 주는 물을 담아 놓는 그릇으로서 이만큼 품위 있는 것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굴뚝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예술품이다.

 

 

 아미산의 굴뚝 

아름다운 디자인의 굴뚝 

 아미산의 거북이 돌조각. 물담는 물건? 

굴뚝의 아름다움 

역시 물담는 그릇? 함월지라는 타이틀이 거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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