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덕수궁의 비운

숨어있던 금천교

정준극 2009. 3. 26. 14:14

숨어있던 금천교

 

 

궁궐 안으로 들어가려면 금천(禁川)에 걸려 있는 금천교(禁川橋)를 건너야 한다. 임금을 만나기 위해서는 마음을 정결케 해야 한다는 뜻에서 금천교를 건너야 한다. 경복궁의 금천교는 영제교이며 창덕궁의 금천교는 발음만 같은 금천교(錦川橋)이다. 그러나 덕수궁의 금천교는 이름이 없다. 다른 궁궐의 금천교처럼 서수(瑞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현무나 주작의 모습도 없다. 그저 밋밋하다. 더구나 궁궐 안이 원래 비좁아서 그런지 대한문을 지나자마자 바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금천교가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밝혀진 것이다. 그 전에는 땅속에 묻혀 있었다. 1986년 공사 때에 발굴되었다. 인화문은 아마 옛날 법원자리 쯤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화문을 지나서 금천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모두 일제 시대에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금천교 인근에 있는 돌담길 휴게소.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직원이 방문자들을 문 앞에서 영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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