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창경궁의 영욕

활을 쏘고 시를 읊던 관덕정

정준극 2009. 3. 29. 23:18

활을 쏘고 시를 읊던 관덕정


대온실 동쪽의 언덕에 있는 관덕정(觀德亭)은 활을 쏘던 정자이다. 처음에는 취미정(翠微亭)으로 불리다가 헌종 때 관덕정으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관덕정 앞에는 넓은 터가 있었다. 무과 시험장과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지금 그런 터는 없다. 정자 뒤로는 단풍 숲이 우거져서 임금들이 시간을 내어 단풍구경을 나왔다는 기록이 있다. 임금들이 단풍의 아름다움을 읊은 시들도 함께 전해 내려오고 있다. 관덕정 뒤쪽 담장에 집춘문(集春門)이라는 궁문이 있다. 임금들이 문묘(文廟: 성균관)에 나갈 때는 이 문을 사용했다. 


현재 국립서울과학관이 있는 곳에서 홍화문 쪽으로 조금 내려오는 곳에 월근문(月覲門)이라는 궁문이 있다. 정조가 별도로 만든 문이다.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사당에 조금이라도 빨리 참배하러가기 위해 월근문을 만들었다. 정문인 홍화문으로 나가는 것보다 거리가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한달에 한번 정도는 아버지를 추모하는 사당에 참배했다. 사도세자의 능은 처음에 양주 매봉산에 있었다. 현릉(顯陵)이라고 불렀다. 현재 청량리 밖 서울시립대학교 구내가 현릉이 있던 곳이었다. 얼마후 정조는 현릉을 수원 남쪽 화산으로 옮겼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양주 매봉산에 비해 훨씬 명당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도 아버지를 죽인 사람들이 만든 능에 더 이상 아버지를 모셔놓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숲속 언덕의 관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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