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코믹 오페라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

정준극 2009. 3. 31. 14:14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부파를 수입하여 오페라 코미크(Opera comique)라고 번역한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프랑스식 오페라 코미크를 발전시키기 위해 밤잠을 자지 않았다. 이렇듯 밤잠을 설치며 노력했던 초기의 선구자들로서는 프랑수아-아드리앙 부엘듀(Francois-Adrien Boieldieu: 1775-1834), 다니엘 프랑수아 오버(Daniel Francois Auber: 1782-1871), 그리고 아돌프 아당(Adolphe Adam: 1803-1856)이 있다.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오페라에 말로 하는 대사(spoken dialogue)가 들어가면 무조건 오페라 코미크라고 불렀다. 즉,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는 대화체의 대사와 아리아가 포함된 오페라를 말한다. 독일의 징슈필(Singspiel)과 같은 부류하고 보면 된다. 오페라 코미크라고 해서 모두 코믹하고 가벼운 내용의 작품은 아니다. 비극적 내용이라고 해도 말로 하는 대사가 들어가면 오페라 코미크로 인정을 받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비제의 Carmen(카르멘)이다. 오늘날 '카르멘'을 오페라 코미크라고 구분하는 사람은 없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했다. 프랑스 사람들이 한번 고집피면 당할 재간이 없다. 그리고 파리에서는 순수오페라(또는 심각한 오페라)는 오페라극장(L'Oper)에서 공연하고 코믹 오페라는 새로 지은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일단 구분하여 놓았다. 그래서 아무리 비극적인 내용이라고해도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공연되면 오페라 코미크의 장르에 포함하기도 했다.

  

 '카르멘'


프랑스의 오페라 부프, 또는 나중에 오페레타라고 부르게 된 오페라 코미크의 창안자는 플로리몽 에르베(Florimond Hervé: 1825-1892)이다. 오페라 부프라는 용어도 에르베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러다가 에르베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가 수입품인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를 재빨리 변형하여 코미디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작품을 내놓으면서 이를 오페레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펜바흐는 무려 90여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유럽 전역뿐만 아니라 멀리 미국과 남미에서도 오펜바흐의 인기는 대단히 높았다. 오펜바흐에게 작곡 의뢰가 빗발치듯했다. 사람 좋은 오펜바흐는 그저 모든 청탁을 수락했다. 그러다가 마감 시간이 되었지만 완성은 하지 못해 쩔쩔 매게 되면 전에 사용했던 음악을 그대로 쓰기도 했다. 원래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오페라 부프)는 슬픈 내용과 재미난 내용을 적당히 혼합한 것이었으나 오펜바흐는 ‘슬픔이여 안녕!’이라면서 재미난 내용의 작품만 생산했다. La vie parisienne(파리인의 생활), Orphee aux Enfers(지옥의 오르페오)는 대표적이다. 

 

'지옥의 오르페어'의 막간에 나오는 캉캉. 처음 공연되었을 때에는 난리도 아니었다. 캉캉만 보러 극장에 오는 중독자들도 많았다.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의 [오페라 이야기]에서 별도 항목으로 보다 자세히 설명하였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