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코믹 오페라

스페인의 사르수엘라

정준극 2009. 3. 31. 14:21

[스페인의 사르수엘라]

 

차르추엘라(사르수엘라)의 매력은 화려한 민속 춤과 코믹한 스토리이다.

                                     

스페인의 코믹 오페라인 차르추엘라(Zarzuela: 사르수엘라)는 17세기로부터 스페인에서 흥행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전통음악에 기본을 둔 오페라 코믹이다.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대화체의 대사가 나오는 신(장면)과 음악만으로 구성되는 신(Scene)이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음악으로 구성되는 신(장면)에서는 스페인의 전통 무용과 합창이 등장한다. 그리고 음악으로 구성된 신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듀엣이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또 하나 특징이 있다. 사르수엘라의 공연시간은 일반 오페라에 비하여 훨씬 짧다. 보통 1시간에서 1시간반에 걸친 공연이다. 한편, 입장료는 생각보다 저렴하다. 더 많은 관객들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사르수엘라에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바로크 사르수엘라(1630-1750)이며 다른 하나는 로맨틱 사르수엘라(1850-1950)이다.

 

전형적인 사르수엘라 공연. 코믹하기도 하지만 애처로운 면도 있다.

                                                                                      

차르추엘라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17세기 중엽 페드로 칼데론 데 라 바르카(Pedro Calderon de la Barca)라는 긴 이름의 극작가였다. 자기의 연극 작품인 El golfo de las sirenas(사이렌의 만: 1657)을 차르추엘라라고 불렀다. 그는 이 연극에서 출연자들이 간간히 노래를 부르도록 했다. 물론 연극의 내용이 사이렌(아름다운 노랫소리로 근처를 지나는 뱃사람을 유혹하여 파선시켰다는 바다의 요정)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노래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곧이어 로페 데 바가(Lope de Vaga)라는 사람이 La selva sin amor, drama con orquestra(사랑없는 정글: 오케스트라가 있는 연극)이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음악을 맡는 소규모 오케스트라는 관중들로부터 보이지 않게 숨겨 놓았다. 주로 기타와 바이올린 및 몇몇 타악기들이 중심되는 악단이었다. 주역들은 각자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듀엣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플라멩코 춤을 추었다. 음악은 주로 사랑을 호소한다든지 또는 성모 마리아에게 무엇을 기구한다든지 하는 부분에서 사용되었다. 불행하게도 초기의 차르추엘라 악보는 분실되어 음악이 어떠했는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1672년에 후안 히달고(Juan Hidalgo)라는 사람이 쓴 Los celos hacen estrellas(별들이 된 질투)는 남아 있어서 17세기의 원조 차르추엘라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케 해주고 있다. 이런 초기의 차르추엘라를 바로크 차르추엘라라고 부른다.

 

 

 마드리드 사르수엘라 극장에서의 사르수엘라라 무대의 한 장면. 화려하다.

                                      

18세기에 들어서서 스페인의 차르추엘라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스타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후 부르봉 왕조의 샤를르 3세(카를로서 3세) 치하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반이탈리아 정서가 고조되었으며 이에 따라 차르추엘라는 스페인의 전통으로 원대복귀 했다. 차르추엘라는 내용으로 보아 바로크 스타일과 로맨틱 스타일이 있지만 구성으로 보아서는 제나로 치코(género chico: little form)와 제나로 그란데(género grande: big form)으로 구분한다. 제나로 치코는 단막의 차르추엘라를 말한다. 제나로 그란데는 여러 막으로 구성된 차르추엘라를 말한다. 마드리드의 Teatro de la Zarzuela de Madrid는 어떤 형태의 차르추엘라든지 모두 무대에 올릴수 있는 대표적인 극장이다. 사족: 플라치도 도밍고의 아버지, 어머니가 차르추엘라 가수로 활동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도밍고도 가끔은 차르추엘라에 출연한다.  

 

 사르수엘라 Las Brionas(창피한 즐거움)의 한 장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