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경희궁의 아침

살아 있는 영조의 영정을 모셨던 태령전

정준극 2009. 4. 3. 23:47

살아 있는 영조의 영정을 모셨던 태령전

   

자정전 옆에 태령전(泰寧殿)이 있다. 처음에 광해군이 세울 때에는 특별한 용도가 없는 건물이었다. 심심하면 가서 낮잠이나 자려고 마련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영조는 자기의 초상화(어진)가 완성되자 결국 자기가 죽고 난 후에는 후손들이 자기의 초상화를 궁궐 안의 어떤 전각에 모실 것인데 아무 곳에나 걸어 놓으면 곤란하므로 아예 장소를 지정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자기가 죽으면 영정(어진)을 경희궁의 태령전에 모시도록 했다. 약삭빠른 것인지 좀 모자란 것인지? 산 사람이 자기의 영정을 어디어디에 두라고 지시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영조는 조선왕조 6백년 역사의 영정분야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일제가 들어서자 ‘어진은 무슨 어진! 우린 그런거 모른다’라면서 태령전을 흔적도 없이 허물어버렸다. 태령전은 서울시의 경희궁 복원사업에 따라 2000년에 복원되었다. 태령전이라는 현판의 글씨는 한석봉의 글씨를 집자(輯字)하여 만들었다.  

 

 태령전. 자세히 들여다 보시라. 영조의 어진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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