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강화-인천

차이나타운 쉼터

정준극 2009. 4. 28. 23:07

차이나타운 쉼터(韓中園 휴식공간)

 

 

차이나타운 쉼터(한중원)는 차이나타운의 오아시스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차이나타운 안내 책자에는 '야외문화공간'이라고 되어 있고 또 어떤 팸플릿에는 '한중원 쉼터'라고 적어 놓았다. 명칭이 어찌되었건, 규모가 어떻든 중국 4대 정원(庭園) 중 졸정원(拙政園)과 유원(留園)의 시설양식을 빌려서 만든 정원이라고 한다. 차이나타운에 살고 있는 화교 노인들이 간혹 모여서 장기도 주고 잡담도 나누는 곳이다. 그러고보면 쉼터의 가운데에 커다란 화강암 탁자가 있고 거기에 장기판이 그려져 있다. 정자가 있고 연못이 있으며 석교와 화단이 있다. 정원에는 중국의 전통 수목인 모란, 대나무(竹子), 장미(月季)를 심었다. 대나무들에는 소원을 적은 쪽지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고향에 가게 해 달라, 돈 잘 벌게 해달 라, 사랑하는 아무개와 맺어지게 해 달라 등의 소원을 적어 걸어 놓은 것 같다. 정자에는 한중루(韓中樓)라는 이름을 붙여 한중 양국의 우의를 다지고 있다. 벽에 붙여 놓은 두보(杜甫)의 귀안(歸雁)이라는 시가 눈길을 끈다. 두보가 764년 고향을 그리며 쓴 시라고 한다. 유명한 시이기 때문에 옮겨 본다.

 


춘래만리객(春來萬里客)

난정기년귀(亂政幾年歸)

장단강성안(腸斷江城雁)

고고정북비(高高正北飛)


나름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봄이 왔건만 만리 밖에 있는 나그네는

난이 그치거든 돌아가려했는데 벌써 몇해째던가

강성의 기러기는 높이 날아 내고향 북쪽으로 날아가며

나의 애간장을 끊어 놓는구나”

 

우리 식으로 풀이해보면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에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수년에 청춘만 늙었네....'일 것이다.

 

석교와 정자 

 대나무에 매단 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