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강화-인천

한중문화관(Korean-Chinese Cultural Center)

정준극 2009. 4. 29. 18:51

한중문화관(Korean-Chinese Cultural Center)


가만히 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구석에 의외로 훌륭한 볼거리가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일각에 있는 한중문화관이 그 중의 하나이다. 한중문화관은 항동의 중부경찰서 앞 로터리에 면하여 있다. 4층짜리 건물로서   중국풍의 화려함과 한국의 단청이 복합되어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입구에는 커다란 용 두 마리가 여의주를 물고 당장이라도 비상할 것 같이 꿈틀거리는 모습의 조각작품이 있다. 문화관 앞에 조성된 작은 광장 한쪽에는 서성(書聖) 왕휘지의 기념상이 서 있다. 한중문화관은 글자그대로 한중문화교류의 중심지이다. 1층은 기획전시실이며 4층은 공연장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한국전통예술이나 중국전통예술이 공연된다. 중국에서 온 기예단의 공연도 심심찮게 열린다고 한다. 세미나와 같은 학술활동도 이곳에서 열린다. 3층에는 우호도시 홍보관과 중국문화체험코너가 있다. 인천시는 중국의 11개 도시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도시에서 기증한 다채로운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놀라운 전시품들이다. 상상을 불허하는 높은 경지의 공예품들이어서 '과연!'이라는 말이 입 안에서 맴돈다. 

 

한중문화원 앞의 인화문

 

[한중문화관은 2009년 말에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다. 2층과 3층의 전시실을 새롭게 꾸몄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은 많이 보인다. 전시품 옆에 카드식으로 설명문을 만들어 놓은 것도 어설프다. 아직 전시공간을 채우지 못한 곳도 많다. 하지만 전에 비하여 대단히 훌륭하게 개선해 놓았다. 이제 인천의 명물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문화관 앞의 광장도 말끔히 손질되었다. 지하에 주차장 시설이 들어선 모양이지만 2010년 1월말 현재 활용되지는 않고 있다. 문화관 앞 거리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등에 대한 소개영상물을 볼수 있게 해놓았다. 워낙 한적한 길이라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만들기는 잘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인화문(仁華門)이라는 패루도 금빛 찬란하게 세워 놓았다. 인천과 화교(華僑)라는 단어를 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쉼터의 한쪽에는 왕휘지 기념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게다가 무슨 정자같은 중국 스타일의 큰 집도 지어 놓았다. 여름 한철에는 미상불 좋을듯 싶다. 전시품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한가지 견해가 있다. 모택동의 좌상 전시품이다. 모택동은 공산주의자이다. 더구나 6.25 사변 때에 중공군을 보내어 말할수 없는 피해를 준 장본인이다. 모택동은 대한민국의 원수이다. 그런 사람의 모습을 금으로 만들어 전시해 놓았다. 그것이 우수 공예품이어서 전시해놓았다면 6.25와 중공군에 대한 설명을 반드시 적어 놓아야 할 것이다.]

 

 

한중문화관 입구


내화(內畵)유리공예품은 유리병 안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유리병에 세밀한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다. 참대 붓을 이용하여 밖에서 안으로 그림을 그려넣는 놀라운 기법이다. 고강자찬구(高强瓷餐具)는 중국 고유의 도자기 식기들이다. 중국의 도자기를 본 차이나라고 부르게 된 이유를 알수 있다. 서양의 도자기를 만들 때에는 강도를 높이기 위해 소뼈를 첨가했다고 한다. 그래서 본 차이나(Bone China)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항주시는 실크로 만든 책을 기증했다. 비단이 일반 종이와 다름없다. 순금으로 만든 그릇들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별별 보물들이 다 있다. 이들을 찬찬히 보는 데에만 한나절이 걸린다. 중국문화체험코너에서는 중국의 전통의상인 ‘치파오’(旗袍)를 입고 그럴듯한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수 있다. 치파오는 청나라 복장인데 원래는 남녀의 옷을 모두 치파오라고 불렀으나 요즘에는 주로 여성의 옷만을 말한다. 매력적인 치파오를 한번 입어보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중국문화체험코너에서는 중국의 차도 시음할수 있다. 중국문화관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전통음악을 들으면서 따듯한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조용한 운치가 느닷없이 방해를 받는 수가 있다. 내가 마침 방문했을 때에는 어느 지방인지는 모르지만 단체로 월미도에 놀러온 사람들이 잠시 한중문화관에 밀려 들어왔었다. 여행사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렇게 주선한 것 같았다. 미안한 말이지만 지방에서 오신 이분들은 어찌하여 목소리가 그렇게도 큰 것일까? 그리고 왜 자꾸 서로를 부르며 확인하는 것일까? ‘야, 순남이네, 아직 거기 있냐?’ ‘오메. 이런 밥그릇은 우리 종식이네 집에도 있는디’ ‘여여, 어서들 갑시다. 아, 어서 월미도에 가서 밥 먹어야지’ 이런 대화들이 한도 끝도 없다. 시끄러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내화유리공예품

 

전시장의 한쪽에는 중국의 10대 명승지를 소개하는 패널이 있다. 중국의 10대 명승지는 과연 어디어디일까? 한중문화관이 소개하는 10대 명승지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소개한다.


- 안휘황산(安徽黃山): ‘황산에서 돌아오면 다른 산을 쳐다보지 않는다’(黃山歸來不看岳)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세가 수려하기고 유명하다.

- 계림산수(桂林山水): ‘천하 산수의 으뜸’(山水甲天下)이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 장강삼협(長江三峽): 장강(양자강)이 무산(武山)을 관통하면서 형성된 협곡을 말한다. 물살이 세고 웅장하여 장관을 이루며 경관 또한 빼어나다.

- 만리장성(萬里長城): ‘장성에 오르지 못하면 대장부가 아니다’(不到長城 非好漢)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장성은 중국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 북경고궁(北京故宮): 자금성을 말한다. 명-청 양대 왕조의 황궁으로 중국 역대 제왕의 궁궐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 피서산장(避暑山莊): 열하행궁(熱河行宮)이라고도 하며 혹은 승덕리궁(承德離宮)이라고도 불리는 황제의 여름 별장이다.

- 진릉 병마용(秦陵 兵馬俑): 섬서성 임동현에서 발굴된 진시황의 무덤과 그 안에 매장된 흙으로 빚은 실물 크기의 병사 인형들을 말한다.

- 백두산(白頭山): 현재는 중국을 통해서만 갈수 있다. 주변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의 생활모습까지도 볼수 있다.

- 항주서호(杭州西湖): 항주시 서쪽에 있는 호수로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 소주원림(蘇州園林): 소주시에 위치한 크고 작은 정원지대를 통틀어 소주원림이라고 하며 남방 조형건축예술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비단으로 만든 책. 중국의 1백대 성씨를 적어 놓았으며 중국의 10대 명승지를 그려 넣은 책이다.


2층에는 한중문화전시관과 한국역사체험코나 등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한중문화교류의 중심이 인천임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 문화, 경제, 사회, 생활상들을 비교해볼수 있어서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는 곳이다. 중국 각 지방의 음식에 대한 설명도 이곳에 있고 중국 10대 명승지에 대한 소개도 이곳에 있다. 한국역사체험코너에서는 궁중의상 입어보기 등 중국 화교들이 여러 가지 한국문화를 체험할수 있다. 1층은 기획전시실이다. 서화전도 열리고 도자기 공예전도 열린다. 아무튼 인천의 한 구석에 이런 훌륭한 문화관(전시관)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다. 마침 내가 방문한 날, 문화관 현관에 붙여 놓은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술을 마신 사람은 들어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이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들어오면 저런 안내문을 써서 붙여 놓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한글로 적어 놓은 것을 보니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한 안내문이 분명하다. 창피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안내원 같은 사람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약주 잡수신 분들이 자주 오는 모양이지요?’ 대답인즉 ‘가끔 있어요. 그런데 도자기 같은 전시품을 자꾸 만지고 심지어는 집어가려고 해서 걱정이예요’였다. 더 창피했다.

 

금동제품

 

한중문화관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신정연휴, 설날연휴, 추석연휴에는 함께 쉰다. 무료입장이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역에서 내리면 찾기 쉽다.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하다.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들이 뜸하지만 앞으로는 인천의 명소가 될것이 틀림없다. 전시가 훌륭하며 직원들도 친절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음식 소개(마파두부, 돔찜, 새우튀김). 광대한 중국 땅을 동서남북으로 나누었을 때 동서남북의 음식의 특징은 대략 동은 맵고, 서는 시고, 남은 달고, 북은 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적으로는 상해요리, 사천요리, 광동요리, 북경요리가 발달되었다. 이들 4대 요리의 특징을 다시한번 읊어보면, 북경요리는 튀기고 볶는 것이 대부분이며 상해요리는 장유를 많이 사용하고 비교적 기름기가 많고 달콤하고 광동요리는 더운지방이기 때문이 비교적 싱겁고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며 사천요리는 각종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지 맵다고 한다.

 치파오를 입고 사진을 찍을수 있으며 중국차도 마실수 있는 코너

인천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각 도시의 공예품 전시코너(옛날 전시장면. 책장에 귀중한 전시물을 그대로 전시해 놓았다. 도난의 우려가 많았다.)

현재의 전시코너(모두 육중한 유리 상자 안에 전시했다.)

 전통복장인 치파오. 여자들이 입는 치파오는 옆구리로부터 대부분 아래로 갈라졌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전시장입구의 원보(元寶). 원보는 원나라때의 보물이라는 뜻이지만 화폐로 통용되던 은괴를 말한다. 오늘날에는 돈을 말한다. 원보는 중국인이면 누구나 신주모시듯 하는 물건이다. 

중국을 상징하는 많은 것중 하나인 팬더 곰. 비단에 자수를 놓은 것인데 앞뒤가 색갈이 다르다. 어떻게 놓았을까?   

서성 왕희지(王羲之) 기념상(이전하기 전 임시 위치) 

왕휘지기념상의 현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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