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명인들/화가와 조각가

헤르베르트 바이어(Herbert Bayer)

정준극 2009. 6. 16. 11:50

헤르베르트 바이어(Herbert Bayer)

 

 

헤르베르트 바이어(1900-1985)는 그래픽 디자이너 겸 사진가 겸 건축가이다. 그는 처음에 린츠에서 화가 게오르그 슈미트함머(Georg Schmidthammer)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이어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의 바우하우스(Bauhaus) 선언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바우하우스에서 바씰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로부터 배우기도 했다. 그로피우스는 바이어를 바우하우스의 출판, 광고국장으로 임명하였다. 바이어는 축소지향적인 미니멀리즘의 정신에 입각하여 새로운 개념의 힘차고 분명한 시각 스타일을 개발하여 사용했다. 1925년 바이어는 기하학적인 산세리프(Sans-serif) 활자체인 Universal을 설계하였다. 그가 개발한 새로운 활자체는 오늘날 거의 모든 디지털 제품에서 활용되고 있다.

 

1925년에 고안한 Universal Typeface

 

1928년 바이어는 바우하우스를 떠나 베를린의 보그(Vogue)지 편집장이 되었다. 그는 나치가 득세한 이후에도 계속 베를린에 남아 나치의 일을 도와주었다. 그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즈음하여 베를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책자를 디자인했다. 베를린에서의 행복한 생활과 히틀러의 위대함을 찬양한 책자였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나치에 혐오를 느껴 미국으로 떠나 뉴욕에 정착하였다. 그는 미국에서 그래픽 아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46년 그는 팩케(Paecke)기업에 고용되어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스키장 홍보책임자로 있었다. 1959년 그는 포네틱 알파벳(fonetik alfabet)을 디자인하였다. 산-세리프로 된 대문자가 없는 알파벳이었다. 단어에서 -ed, -org, -ing, -ion등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끝나는 것은 별도로 부호를 만들어 표현토록 했다. 자음에서 알파벳에 밑줄을 그은 것은 자음이 두 개 중복되는 것을 표현토록 했다. 바이어가 고안한 새로운 알파벳은 실용되지는 않았지만 이를 응용하여 제작한 작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MIT의 리스트 시각예술센터는 바이어의 새로운 알파벳에 의한 작품을 다수 수집하였다. 한편, 바이어는 약8천점에 이르는 자기의 작품을 덴버미술관에 기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