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명인들/화가와 조각가

요셉 폰 휘리히(Joseph von Führich)

정준극 2009. 7. 16. 21:15

요셉 폰 휘리히(Joseph von Führich)

종교화의 대가

 

 산상의 마리아의 길

 

19세기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종교화가인 요셉 리터 폰 휘리히(Joseph Ritter von Führich: 1800-1876)는 보헤미아의 크라차우(Kratzau)출신이지만 나중에 비엔나의 명예시민이 되었으며 프란츠 요셉 황제로부터 기사(Ritter)작위를 수여받아 귀족의 반열에 들어간 화가이다. 휘리히의 아버지 역시 화가였다. 휘리히는 어려서부터 아버지 벤첼 휘리히(Wenzel Führich)로부터 미술의 기본을 배웠다. 휘리히의 형제는 모두 11명이었다. 그중에서 마리아 안토니아 휘리히는 여류화가로서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휘리히는 대학에서 정식으로 미술을 공부하지 못하고 다만 아버지의 지도와 독학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갔다. 그는 1819년, 19세의 젊은 나이에 프라하미술전시회에 2점의 작품을 출품하여 커다란 주목을 끌었다. 휘리히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크라챠우의 크리스티안 크리스토프 클람-갈라스 백작이 휘리히를 프라하에 보내어 미술공부를 할수 있게 후원했다.

 

프라하에 간 휘리히는 샤노비츠(Chanowitz), 리베나우(Liebenau), 닉스도르프(Nixdorf), 라스페나우(Raspenau)등 프라하 인근에 있는 교회를 자주 찾아다니며 성화(聖畵)의 세계에 몰입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삽화에도 관심을 두어 삽화교수의 지도로 유명 작품의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괴테의 마왕(Erlkönig)과 ‘헤르만과 도로테아’(Hermann und Dorothea), 쉴러의 ‘코체부에의 아우구스트’(August von Kotzebue) 등이었다.

 

휘리히는 제국의 수도인 비엔나에 와서 미술공부를 계속하게 되었다. 제노베바(Genoveva)에 대한 소묘로서 메테르니히 수상의 관심을 끌어 로마로 수학여행을 갈수 있었다. 로마에서 그는 이탈리아 종교화로부터 커다란 감동을 받아 앞으로 종교화에 매진하겠다는 결심을 굳건히 하게 되었다. 그는 로마에 있는 동안 어찌나 열심히 성당과 수도원들을 찾아다니며 성화를 공부했던지 사람들은 그를 ‘수도원의 신학생’이라고까지 불렀다. 1831년 그는 프라하로 돌아와 이듬해에 프란치스카 가쓰너(Franziska Gassner)와 얌전한 처녀와 결혼하였다.

 

엠마오로 가는 길

 

1834년 그는 메테르니히 수상의 부름을 받고 비엔나로 와서 어떤 백작가문의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게 되었다. 이 미술관은 오늘날 비엔나응용예술아카데미의 소속이 되었다. 이후 휘리히의 명성은 유럽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861년 프란츠 요셉 황제는 휘리히에게 슈테판성당의 미화를 당부하고 아울러 그에게 기사작위를 수여하였다. 휘리히 말년의 작품은 슈테판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그림이었다. 1875년, 그는 75세 때에 비로소 비엔나 명예시민으로 추대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876년 5월 13일 그는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린칭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1구의 휘리히가쎄는 그를 기려서 붙인 이름이다. 그가 태어난 체코공화국(보헤미아)의 슈라스타바(Chrastava)에는 그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2001년 오스트리아 정부는 요셉 폰 휘리히 서거 125주년을 기념하여 기념우표를 발행하였다.

 

벨베데레의 20세기 오스트리아 갤러리에는 그의 작품인 ‘호렙 산상에서의 모세와 아론의 기도’(Der betende Moses mit Aaron und Hur auf dem Berge Horeb),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두 돌판에 새긴 십계명을 주다’(Gott schreibt Moses auf dem Berg Sinai die zehn Gebote auf zwei steinerne Tafeln), ‘아기 예수와 성모’(Madonna mit Kind), ‘엠마오로 가는 길’(Der Gang nach Emmaus), ‘산상의 성모’(Gang Mariens über das Gebirge), ‘예루살렘 백성의 환상’(Vision der Einwohner Jerusalems), ‘양치는 라헬을 만나는 야곱’(Jakob begegnet Rachel mit den Herden ihres Vater) 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