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궁전/호프부르크

호프부르크 좀 더 알기

정준극 2009. 8. 17. 08:07

호프부르크 좀 더 알기

 

노이에 부르크와 오이겐 공자 기마상

 

호프부르크(Hofburg)는 비엔나에 있는 궁전중의 하나이다. 과거 수백년 동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과 오스트리아제국의 황제들이 살았던 궁전이다. 독일어로 궁전은 슐로쓰(Schloss)라고도 하고 부르크(Burg)라고도 한다. 프랑스어인 팔레(Palais)라는 단어도 궁전을 말할 때에 사용하지만 비엔나에서 팔레(Palais)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궁전, 웬만해서는 정원이 없는 궁전, 특히 시내에 있는 궁전을 말한다. 그래서 이들을 슈타트팔레(Stadtpalais)라고 한다. 비엔나에는 쇤브룬궁전(슐로쓰 쇤브룬)이 있고 벨베데레궁전(슐로쓰 벨베데레)이 있다. 그리고 시내 한복판에 호프부르크 궁전이 있다. 호프부르크는 슐로쓰 호프부르크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호프부르크는 호프와 부르크가 합친 말이니 궁전중의 궁전이다. 호프(Hof)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는 건물로 둘러싸인 가운데에 있는 안뜰(내정)을 말하지만 궁전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게다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와 오스트리아제국, 나중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가 생활을 하고 정사를 보던 곳이므로 일반 궁전보다는 격상해서 부를 필요가 있었던것 같다.


호프부르크의 라이히스칸츨러트락트와 내정(인 데어 부르크). 제국시절 수상의 집무실이었다. 가운데 기념상은 오스트리아제국 초대 황제인 프란시스 1세(신성로마제국 황제로서는 프란시스 2세)

 

호프부르크에는 합스부르크 황실의 황제들과 그 가족들이 살았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이 살았으며 오스트리아제국의 황제, 그리고 나중에는 오스트로-헝가리제국의 황제들과 그 가족들이 살았다. 호프부르크는 합스부르크의 겨울 궁전이며 여름 궁전은 비엔나의 시내중심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쇤브룬 궁전이다. 호프부르크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프부르크 일대에는 바벤버그와 합스부르크 왕조와 관련된 건물들이 있으며 공화국이 되고 나서는 대통령과 수상 집무실을 비롯해서 정부청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말하자면 호프부르크를 중심으로한 지역은 오스트리아 통치의 중심지이다. 호프부르크를 좁은 의미로 보면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람들이 살던 건물만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왕실과 관련된 주변의 모든 건물을 포함한다. 그런 의미에서 호프부르크는 해를 거듭하며 확장되었다. 현재, 넓은 의미의 호프부르크는 다음 건물들을 모두 포함한다. 호프부르크와 떨어져 있는 건물이라고 해도 왕실용으로 주변에 세워진 건물이면 호프부르크에 포함된다. 예를 들면 궁정극장(부르크테아터), 국립미술관(미술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스페인 승마학교 등도 모두 호프부르크의 가족이다.

 

호프부르크의 미하엘러토르의 상단에 자리잡고 있는 웅장한 조각 돔은 이렇게 생겼다. 멀리서만 보기때문에 어떻게 생긴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소개한다.

 

- 왕실 아파트(아말리엔부르크 포함)

- 궁정교회(호프카펠레 또는 부르크카펠레)- 박물관(국립미술관, 자연사박물관 등)

- 국립도서관(호프비블리오테크) - Hofbibliothek

- 제국보물실(샤츠캄머) - Imperial Treasury

- 왕실극장(궁정극장: 부르크테아터)

- 스페인승마학교(호프라이트슐레) 및 마사(슈탈부르크 및 호프슈탈룽겐)

- 여기에 부르크가르텐(Burggarten), 즉 궁정정원이 있으며 정원의 한쪽에는 온실(Palmenhaus)이 있다. 또한 국립도서관과 연결하여서는 아우구스틴 교회와 수도원이 있고 더 올라가서는 카푸친 수도원과 교회가 연결되어 있다. 카푸친 교회의 지하에는 합스부르크 황실 인물들의 집단 묘지, 즉 납골당(영묘: 카이저그루프트)이 있다. 호프부르크의 끝자락에 있는 알베르티나 미술관도 호프부르크의 가족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

 

호프부르크 뮤제움의 어린이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떤 소녀가 가발을 쓰고 있다.

 

호프부르크는 헬덴플라츠(영웅광장)를 바라보고 있다. 헬덴플라츠는 프란츠 요셉 1세 황제 치하에서 조성된 광장이다. 헬덴플라츠는 방대한 카이저포룸(Kaiserforum) 계획의 하나로 조성된 것이다. 카이저포럼은 원래의 호프부르크 양쪽에 새로운 호프부르크를 건설하여 링슈트라쎄를 사이에 두고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의 중간에 있는 마리아-테레지엔-플라츠까지 포용하는 방대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원래의 호프부르크의 한쪽 날개에만 노이에 호프부르크가 완성되었으며 재정문제로 다른 한쪽의 날개는 건물이 들어서지 못했다. 만일 다른 한쪽에도 노이에 호프부르크가 들어섰다면 시청과 보티프키르헤까지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카이저포럼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호프부르크 카페(Das Cafe Hofburg)

                          

호프부르크의 확장에는 수많은 거장 건축가들이 동원되었다. 이탈리아의 건축공학자인 필리베르토 루케세(Filiberto Luchese)는 호프부르크의 레오폴드동(Leopoldischiner Trakt)을 완성했다. 호프부르크의 정문 격인 미하엘문(Michaelertor)의 한 쪽에 있는 제국수상집무실(Reichschancelry Wing)과 다른 쪽의 스페인승마학교(Spanische Hofreitschule: Winter Riding School)은 로도피코 부르나키니(Lodovico Burnacini), 마르티노-도메니코 칼로네(Martino-Domenico Carlone), 바로크 건축가인 루카스 폰 힐데브란트(Lukas von Hildebradt)와 요셉 에마누엘 피셔 폰 에어라흐(Joseph Emanuel Fischer von Erlach)의 작품이다. 국립도서관은 요한 피셔 폰 에어라흐(Johann Fischer von Erlach)의 작품이다. 웅장한 노이에 호프부르크(Neue Hofburg)는 1881-1913년간 건설되었다. 복잡하지만 이들 위대한 건축가들의 이름들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엔나에서 비엔나의 유명 건축물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건축가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호프부르크 미하엘문 입구의 사자상 

 

호프부르크의 구성도는 다음과 같다. 1번부터 15번까지는 주요 건물이며 A부터 G까지는 내정(호프) 또는 광장(플라츠)을 말한다.

 

1. 슈봐이처트락트(스위스동: Schweitzertrakt)

2a. 아우구스티너키르헤(아우구스틴 교회: Augustinerkirche)

2b. 아우구스티너클로스터(아우구스틴 수도원: Augustinerkloster)

3. 슈탈부르크(황실 마사: Stallburg)

4. 아말리엔부르크(Amalienburg)

5. 레오폴디니셔 트락트(레오폴드 동: Leopoldinischer Trakt)

6. 레도우텐잘트락트(레도우텐 홀 동: Redoutensaaltrakt)

7. 빈터라이트슐레(겨울승마학교: Winterreitschule) - 스페인승마학교

8. 호프비블리오테크(궁정도서관: Hofbibliothek)

9. 아우구스티너트락트(아우구스틴 동: Augustinertrakt)

10. 팔레 에르츠헤르초그 알브레헤트(알브레헤트 대공 궁: Palais Erzherzog Albrecht)

11. 라이히스칸츨라이트락트(제국수상 동: Reichskanzleitrakt)

12. 페스트잘트락트(대연회장홀 동: Festsaaltrakt) - 대접견실동

13. 미하엘러트락트(미하엘 동: Michaelertrakt). 둥글게 표시한 것은 돔이 있기 때문이다.

14. 노이에 부르크(Neue Burg). 여러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다.

15. 팔멘하우스(식물원: Palmenhaus). 나비의 집이 있다.

 

 

A  인 데어 부르크(궁전 내정: In der Burg: 전에는 Franzensplatz 또는 Innerer Burgplatz 라고 함) - 프란시스 1세 기념상(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서는 프란시스 2세)

B  발하우스플라츠(구기경기장광장: Ballhausplatz). 수상집무실이 있다.

C  미하엘러플라츠(미하엘광장: Michaelerplatz) - 로마유적지, 미하엘교회

D  슈봐이처호프(스위스궁전: Schweizerhof)

E  요제프스플라츠(요제프 광장: Josefsplatz) - 요제프 2세 기마상

F  알베르티나플라츠(알베르티나 광장: Albertinaplatz) - 알브레헤트 대공 기마상

G  헬덴플라츠(영웅광장: Heldenplatz 전에는 Äusserer Burgpaltz 라고 함) - 부르크토르, 샤를르 대공 기마상, 사보이의 오이겐 공자 기마상

 

헬덴플라츠. 가운데 기마상은 샤를르 대공 기마상. 말의 가느다랗게 보이는 뒷다리만으로 저 육중한 기마상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을 보라. 대단하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50년전인 1962년, 그때만해도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전쟁 후의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만 남아 있었다. 그러한 때에 노이에 호프부르크에서 한국의 문화재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예술의 걸작'(Meisterwerke Koreanischer Kunst)이라는 전시회였다. 전시회는 1962년 5월 18일부터 6월 30일까지 거의 한달 반 동안 열렸다. 전시회장의 입구는 헬델플라츠(영웅광장)의 오이겐 공자 기마상이 있는 곳에 있지 않고 부르크가르텐(궁정정원) 쪽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 여름철이라서 그런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관람할수 있도록 했다. 포스터에서 볼수 있듯이 국보 반가사유상 등이 그 먼 서울로부터 비행기를 타고 비엔나에 도착하여 노이에 호프부르크의 비엔나민속문화전시실에서 비엔나 사람들을 마지하게 되었다. 어떻게들 생각했을까? 한국과 비엔나의 만남은 그렇게 해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1962년 노이에 호프부르크에서의 한국 문화재 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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