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 더 알기/세례 요한은 누구?

세례요한의 유해는 어디에?

정준극 2009. 8. 23. 20:05

[세례요한의 유해는 어디에?]

 

 

세례요한이 묻혔다고 하는 고대 사마리아의 사바스테(사마리아)

 

헤롯에게 죽임을 당한 세례요한(세례자 요한)은 사마리아의 세바스트(Sebaste 또는 Sabaste)에 묻혔다고 한다. 세례요한의 무덤은 주후 4세기 경까지 사람들의 경배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362년경, 배교자 줄리안 시대에 무덤이 파손되었고 뼈의 일부가 불에 태워졌다고 한다. 훗날 기독교인들이 남아 있는 세례 요한의 유골들을 추슬러서 예루살렘으로 가져왔고 다시 아프리카의 알렉산드리아로 가져가 395년 5월 27일 새로 봉헌한 ‘주의 예비자’ 성당에 안치했다고 한다. ‘주의 예비자’성당 자리는 원래 세라피스(Serapis) 신전이 있던 곳이었다. 그후 세바스트의 세례요한 무덤은 많은 순례자들이 참배하는 곳이 되었으며 성 제롬(St Jerome)의 기적이 일어난 곳도 이곳이라고 한다. 성제롬은 로마제국시대인 4세기와 5세기에 걸쳐서 살았던 사람으로 히브리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었다. 그가 라틴어로 번역한 성서가 오늘날까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불가타(Vulgate) 성서이다. 마르틴 루터는 이 불가타 성서를 바탕으로 독일어 성서를 번역해 냈다. 성제롬의 기적이라는 것은 어느날 발에 가시가 박혀서 고통 중에 있는 사자를 구해 주자 그 사자가 나중에 성제롬이 위험에 처해 있자 달려와서 도와주었다는 얘기다.

 

뮌헨의 레지덴즈박물관에 있는 세례요한의 머리라고 하는 것. 진주로 장식한 천으로 감싸놓았ㅎ다.

 

돌이켜보건대 헤롯과 재혼한 헤로디아스(헤로디아)가 딸 살로메를 통해 죽인 세례요한의 머리는 쟁반에 담아 가져왔다고 되어 있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록이 없다. 헤로디아스가 맡았다가 처분했는지, 또는 살로메가 처분했는지, 또는 병사를 시켜서 적당히 처분하라고 했는지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없다. 다만, 1세기의 신학자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에 의하면 헤로디아스가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세례요한의 머리를 마케루스(Macherus)에 묻었 주었다는 것이다. 마케루스는 오늘날 사해 동쪽에 있는 마을로서 예루살렘으로부터는 자동차로 두어시간 걸리는 페니키아의 에메사(Emesa)라는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에메사라는 곳에 세례요한의 머리가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은 453년에 누군가가 폭로하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독일의 아헨(Aachen) 대성당은 세례요한이 입고 있던 약대 털 옷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사해 동편에 있는 마케루스의 산성. 여기에 세례요한의 머리를 묻었다고 한다.

 

콥트 기독교정교회는 알렉산드리아와 카이로의 중간에 있는 스케테스(Scetes)라는 지역의 성마카리우스(St Macarius) 수도원에 세례요한의 유골의 일부가 간직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에도 이집트에 있는 콥트 수도원에 가면 세례요한의 유해를 다시 장사지냈다는 곳에 만들어 놓은 무덤을 볼수 있다. 영국 웨스트요크셔(West Yorkshire)의 할리팍스(Halifax) 마을의 공식 문장(紋章)에는 세례요한의 머리가 그려져 있다. 기괴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문장이다. 16세기 말의 기록에 따르면 이 마을에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정착한 사람들이 세례요한의 머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캄덴(Camden)의 브라타니아(Britannia)에도 기록되어 있다. 할리팍스라는 이름은 할리그(Halig=Holy)와 팍스(Fax=Face)의 합성어라고 한다. 즉, 성스러운 얼굴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누구의 얼굴이냐하면 바로 세례요한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로마 산 실베스트로 성당에 있는 세례요한의 머리로 추정되는 것. 윗부분 유리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검은 물체.

 

과거 수세기에 걸쳐 기독교 세계에서는 세례요한의 유해에 대한 별별 전설과 주장들이 많았다. 세례요한의 머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만 해도 여러 곳이었다. 예를 들면,

 

- 성전기사단(Knights Templar)이 세례요한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3세기의 종교재판에 대한 기록을 보면 그러한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성전기사단은 세례요한을 크게 숭배했다고 한다.

- 로마의 산 실베스트로(San Silvestro)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 프랑스의 왈론 드 사르통(Wallon de Sarton)이 제4차 십자군전쟁에 참가했을 때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세례요한의 머리를 가져와 현재 아미앙(Amiens)대성당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 터키의 안디옥(Antioch)에 있다고 한다.

- 시리아 다마스커스(다메섹)의 움마야드(Umayyad) 회교사원에 있다고 한다.

- 독일 뮌헨에 있는 레지덴츠박물관(Residenz Museum)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이 박물관은 1385-1918년까지 바바리아를 통치했던 뷔텔스바흐(Wittelsbach)가의 저택을 개조한 것으로 이 가문은 수세기에 걸쳐 귀중한 종교유물들을 수집해 왔다고 한다. 레디덴츠박물관에는 세례요한의 머리뿐만 아니라 세례요한의 어머니인 성엘리사벳의 유해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탄불의 토카피 궁전 입구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은 토카피(Tokapi)궁전에 세례요한의 팔 한개와 두개골 한 조각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례요한의 두개골의 다른 조각들은 이집트의 콥트정교회수도원(Monastery of St Macarius the Great)에 간직되어 있다고 한다. 세례요한의 또 다른 팔은 몬테네그로에 있는 세르비아정교회의 세틴예(Setinje)수도원에 있다고 한다. 일설에는 루마니아의 아토스산(Mt Athos)에 있는 세례요한수도원에 있다고 한다. 아르메니아의 간드자사르(Gandzasar)수도원도 세례요한의 머리를 간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드자사르수도원에 있는 교회의 이름은 세례요한교회이다. 아르메니아의 간드자사르수도원에 있는 것이 세례요한의 진짜 머리라는 주장은 아르메니아의 역사학자인 모브세스 카간카트바스티(Movses Kaghankatvatsi)의 저서에 따른 것이다. 4세기에 세워졌던 아르메니아 수도원인 수르브 카라페트(Surb Karapet: St Karapet )도 세례요한의 유해중 일부를 간직하고 있다고 했지만 터키군이 교회와 수도원을 파괴하는 바람에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세례요한의 유골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는 아르메니아의 성 카라페트 수도원 19세기 

성 카라페트 수도원의 2000년 현재의 모습   

남부 이집트의 콥틱 수도원에 있는 세례 요한의 무덤이었던 자리 

 

이스라엘 지도. 마케루스는 사해 동편에 있고 예루살렘은 사해 서편에 있다. 마케루스는 당시 헤롯 안티파스가 다스리는 지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