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 더 알기/세례 요한은 누구?

세례요한을 신봉하는 만데아교

정준극 2009. 8. 23. 20:27

[세례요한을 교주로 받드는 만데아교](Mandaeism)

 

티그리스 강에서 기도와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만데아 교도들

 

만데아교는 현존하는 신비주의기독교(그노시스교)의 하나이다. 교도는 약 6만명이며 주로 이락 남부와 이란 서남부에 산재하여 있다. 만데아교의 중심 도시는 이락의 나시리야(Nasiriyya: Nasiriyah)이다. 나시리야는 '크리스챤의 도시'라는 뜻이다. 만다에교도들은 세례요한의 제자들이 만데아교를 세웠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자기들 스스로를 세례요한의 기독교도라고 부른다. 세례요한은 만다에교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존경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는 아니다. 만데아라는 말은 아람어의 ‘지식’(Knowledge)라는 뜻이며 그리스어로는 그노시(Gnosis) 라고 번역된다. 만데아교의 오리진에 대하여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팔레스타인에서 세례요한을 추종하던 사람들이 이락으로 건너와서 만데아교를 설립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현재 터키 동남부의 하란(Harran) 지역에서 발생한 사비아교(Sabaeans)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락 남부에 살고 있는 만데아교도들. 악수를 하는 것도 종교의식의 하나이다.

 

세례요한은 만데아교의 가르침의 중심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도 중요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일반 기독교 또는 이슬람교에서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만데아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거짓 선지자, 심지어는 악마라고까지 보고 있다. 만데아교의 대표적이 경전은 긴자(Ginza)이다. 긴자는 보물이라는 뜻으로 신비주의적인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긴자는 서술체의 말씀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찬양도 포함되어 있다. 긴자는 특히 죽은자를 위한 미사에 사용되고 있다. 세례는 만데아교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의식이다. 만데아교가 세례의식을 행하는 장소는 만디(Mandi)라고 하는 성소로서 일반 가옥과 다를바가 없지만 만디의 앞에는 인근 강으로 연결된 풀이 있다. 만데아교에서 세례를 줄 때에 사용하는 강은 요단강이라고 부른다. 세례의식은 일요일에만 거행된다. 세례는 한번만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인이면 일년에도 여러번 받는다. 만데아교의 세례는 기독교의 성도의 교제(코이노니아)와 같은 것이며 이슬람의 기도인 살라트(Salat)와 같다.

 

티그리스 강에서의 세례

                 

만데아교에서 세례 이외에 가장 중요시 하는 의식은 죽은자에 대한 의식이다. 장례식에서는 긴자의 말씀을 봉독한다. 이들은 죽은자의 영혼이 사흘 동안은 육신과 함께 있다가 사흘후에 육신에서 떠난다고 믿고 있다. 장례식에서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중요한 행사로 되어 있다. 전통적인 만데아교의 장례식은 무덤에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무슬림의 관습과 비슷하게 변모되었다. 만데아교의 율법은 유태교의 율법과 다를바 없다. 이슬람과는 달리 일부일처제이며 유태교와 같은 코셔음식을 먹는다. 짐승을 죽일 때에는 엄격한 규정이 있으며 자선을 강조한다.

 

세례 받을 준비

 

만데아교에 의하면 우주는 두 개의 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로서 빛의 세계는 북쪽을 관장하고 있고 어둠의 세계는 남쪽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두 세계에는 각각 통치자가 있으며 통치자의 주변은 왕이라고 부르는 작은 신들이 둘러싸고 있다는 것이다. 두 세력은 적대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며 이를 통하여 세계가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창조한 것은 어둠의 세력으로 빛의 세력으로부터 어떠한 양해도 받지 않은채 창조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서 창조되었으나 각자에게는 빛의 세계가 오리진인 ‘숨어있는 아담’, 즉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어둠의 세계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며 그래서 육신으로부터 영혼이 떠나가는데 죽은 자의 영혼은 빛의 세계를 향하여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며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은 지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데아교의 지옥은 기독교나 이슬람교 또는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과는 다르다. 지옥은 영혼이 잠시 머무르는 곳으로 이곳에서 심판을 받아 빛의 세계로 가는 영혼과 영원히 버림받는 영혼으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마치 가톨릭에서 연옥(Purgatory)에 가는 것과 같다.

 

나시리야의 향신료 상점. 나시리야는 바그다드 동남부 370 Km 에 있다. 세례요한이 죽임을 당하자 그의 제자들이 이곳까지 피신하여 와서 만데아교를 창시했다고 한다.

 

만데아교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하여는 확실히 알려진 사항이 없다. 메소포타미아에 있던 종교를 계승하여 발전시켰다는 설도 있으며 팔레스타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가하면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하여 팔레스타인을 거쳐 발전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일반적으로 만데아교는 초대 기독교 교회의 이전에 나타난 종교라는 견해가 있으며 1세기 또는 2세기에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일설에 의하면 세례요한이 창설했다고 하며 유태교의 연계라는 견해도 있다. 왜냐하면 세례요한의 가르침도 결국은 유태교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 만데아교의 어떤 경전에는 나소레안(Nasorean)이라는 곳에 있던 유태인들이 70년경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자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현재의 이락과 이란 남부로 흘러 들어왔다고 한다. 나소레안은 현재의 요르단이라고 한다. 만데아교도들은 처음에 바빌론(현재의 이락)에서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26년 사산조(Sassinids)가 일어나자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635년 이락에 이슬람이 들어오자 이슬람은 만데아를 코란에 등장하는 신비한 사비안(Sabian)족으로 보고 대우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데아교는 여러 교리 때문에 이슬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숨어 지내야 했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만데아교도들을 악마의 자손이라고 부르기까지 하였다. 만데아교도들은 이락 남부의 슾지대로 옮겨가 살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르러 도시로 모이기 시작하였고 나시리야는 중심도시가 되었다. 만데아교도들은 도시에서 주로 금은세공과 대장간, 보트제작 등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에 온 만데아 교도들의 의식. 매사추세츠주 워체스터에서

 

오늘날 만데아교는 어려움에 처하여 있다. 무엇보다 사제들을 확보하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제가 되려면 많은 공부를 해야하고 헌신해야 하는데 생업 때문에 그럴만한 사람들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교도들도 세례의식과 예배에 등한시하게 되어 장례식이 있어야 겨우 얼굴을 내민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통 만데아교도들의 자부심은 강하다. 이들은 만데아교가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보다 더 오래 되었다고 주장한다.

 

만데아교 여인들이 강에서 성수를 떠서 사용코자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