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오스트리아 와인

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

정준극 2009. 9. 12. 17:09

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봐이쓰 봐인)

 

포도가 있어야 와인을 만든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스트리아의 포도밭에서.

 

와인에 대하여 남들보다 무언가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런 사람들이 와인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프랑스 식당이나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우선 웨이터에게 와인 리스트를 달라고 해서 옛날 라이프 잡지만한 리스트를 받아 들고는 이리저리 궁리를 하는 듯 살펴봄으로서 전문가인듯한 행세부터한다. 개중에는 남들이 들으라고 우정 웨이터에게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이 집에 샤토 브리앙 93년도가 있나?’ 따위이다. 종업원이 당연이 잘 모른다고 대답하면 오히려 기가 살아서 ‘여기엔 아는 사람이 없나? 주인 좀 오라고 해!’라고 소리치기를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은 참으로 유식하게도 버건디(Burgundy), 보르도(Bordeaux), 호세(Rose: 발음에 유의할 것), 보졸레Beaujolais) 등등의 대단한 용어를 구사하며 헛기침까지 한다. 그리고 값은 절대로 물어보지 않는다. 어차피 같이 온 다른 사람이 계산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와, 대단하시네, 아니 언제 그렇게 와인에 대하여 조예가 깊게 되셨어요?’라고 물으면 그제야 자기의 진가를 알아준다고 생각하여 있는 말, 없는 말을 연결하여 입에 거품을 문다. 주위 사람들은 그저 그런가보다 할 뿐이다.

 

전형적인 비엔나 근교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호이리거

 

비엔나를 방문하면 십중팔구 그린칭에도 가게 된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이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비엔나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에도 십중팔구는 와인을 마시게 된다. 그런 경우에 와인에 대하여 조금만 상식이 있으면 면무식은 하여 체면을 살릴수 있으며 나아가 현지인으로부터 약간의 존경을 받을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스트리아 와인의 맛과 멋은 무엇인지, 산지는 어떤 곳인지, 포도의 품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아주 간략하게나마 짚어봄으로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자 한다. 실은 필자도 와인에 대하여는 문외한이며 더구나 와인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관찮은 식당에 갔을 때 주간지만한 와인리스트를 가져오면 사실 읽을 줄도 모른다. 와인 리스트를 보면 오래된 식당일수록 손으로 쓴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읽기가 어렵다. 인류문명이 지속되는 한 와인의 역사도 지속되므로 기왕에 와인에 대하여 약간만의 지식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주눅 들지 않을 것리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세계의 와인에 대하여 논한다면 수십년을 걸릴 것이므로 본 블로그의 관심사인 오스트리아 와인에 대하여만 간단 설명코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스트리아 와인은 아직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품질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훌륭한 와인이라는 것이다. 법규제가 까다로워서 와인을 잘못 만들었다가는 우리나라의 노모씨가 말한대로 패가망신을 당하게 되므로 대단히 정성껏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거의 모두 화이트(백포도주)이다. 포도는 그뤼너 벨트리너라는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포도수확은 재미난 작업일것 같지만 실은 무척 힘든 작업이다. 포도밭에서는 가끔 뱀도 나온다.

 

비엔나는 세계에서 파리, 프라하, 브라티슬라바, 바르샤바, 그리고 런던까지 포함해서 수도의 근교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도시이다. 비엔나는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호이리거 문화가 있다. 원래는 그 해에 빚은 포도주를 파는 술집들, 특히 포도원을 끼고 있는 작은 술집들을 말하지만 요즘에는 그저 와인을 파는 집을 호이리거라고 칭하는 것 같다. 비엔나 근교에서 호이리거들이 많이 있는 지역은 되블링, 플로리드스도르프, 리징, 화보리텐 등이다. 되블링에서는 그린칭, 노이슈티프트 암 봘데(Neustift am Walde), 누스도르프(Nussdorf), 잘만스도르프(Salmannsdorf), 지베링(Sievering)에 호이리거들이 많이 있다. 플로리드스도르프에는 슈탐머스도르프(Stammersdorf), 슈트레버스도르프(Strebersdorf)에 호이리거들이 있다. 리징에는 마우어(Mauer)에 많이 있으며 화보리텐에는 오벌라아(Oberlaa)에 호이리거들이 있다. 비엔나 사람들은 그린칭만 빼고 다른 지역의 호이리거들에 잘도 찾아간다. 호이리거에서 와인은 대개의 경우 탄산수와 섞은 슈프리처(Spritzer: G'spritzer)로 만들어서 마신다.

 

누스도르프의 호이리거

'오스트리아 더 알기 > 오스트리아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품에 대한 인증  (0) 2009.09.12
명가의 품종  (0) 2009.09.12
전설의 와인 고장  (0) 2009.09.12
유규한 와인 역사  (0) 2009.09.12
역경을 헤치고  (0) 200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