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이야기/전설따라 삼천리

나라마다 재미난 풍속

정준극 2009. 9. 16. 19:05

나라마다 재미난 풍속

 

독일에서는 성니콜라스 축일이 크리스마스보다는 덜 중요하다. 하지만 성니콜라스 데이의 전야인 12월 5일 밤에는 아이들이 부츠를 문 앞에 걸어 놓는 풍습이 남아 있다. 그러면 산타클로스가 와서 아이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착한 일을 했으면 선물과 사탕을 부츠에 넣어 주며 만일 착한 일을 하지 못했으면 부츠에 회초리를 넣어준다. 어떤 지방에서는 산타클로스가 밤에 집을 찾아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낮에 학교를 찾아가서 선생님을 만난다고 한다. 물론 진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학교를 찾아와서 담임선생님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고 믿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진한 아이들이 있다면 이런 아이들에게는 산타클로스가 두려운 존재이다. 왜냐하면 ‘하인 루프레헤트’와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인 루프레헤트(Knecht Ruprecht)는 아이들이 평소에 나쁜 짓을 했으면 때려주겠다고 겁을 주고 실제로 종아리를 치기도 한다는 인물이다. 하인 루프레헤트의 진짜역할은 나쁜 아이들을 착한 아이들로 선도하는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하인 루프레헤트를 슈무츨리(Schmutzli)라고 부른다. 스위스에서는 슈무츨리가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자루에 쓸어 담아 저 멀리 숲속에다가 버리던지 또는 호수에 던져 버린다는 전설이 있다.

 

잘츠부르크의 크람푸스

  

산타클로스와 함께 나타나는 험한 인상의 사람이 나쁜 짓을 한 아이들에게 벌을 준다는 얘기는 가톨릭의 유럽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전설이다. 특히 독일의 바바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설이다. 독실한 가톨릭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 부모가 그 아이들의 이름을 교회 신부에게 주어 신부가 직접 아이들을 방문하여 혼내 주는 풍습이 남아 있다. 신부는 근엄한 복장을 하고 회초리를 들고 다닌다. 오스트리아의 어느 지방에서는 산타클로스의 수행원 역할을 가난한 집 아이들이 주로 맡아서 한다. 이들을 크람푸쎄(Krampusse)라고 부른다. 크람푸쎄는 가면을 쓰고 쇠사슬을 끌고 산타클로스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나쁜 아이들에게 겁을 주어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도록 하며 그래서 착한 일만 하겠다는 약속을 받으면 그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고맙다는 뜻에서 사탕 등 상당한 선물을 받았다. 이렇게 크람푸쎄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크람푸스로이페(Krampusläufe)라고 부른다. 로이페는 뜀박질이라는 뜻이다. 선물을 되도록 많이 받으려면 빨리빨리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생겼다고도 하며 크람푸쎄들이 난동을 부리다시피하여 뛰어 다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주장이 있다. 아직도 남부오스트리아의 여러 지방에서는 크람푸스로이페에 대한 풍습이 남아 있다.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의 성니콜라스 축제에 참가한 크람푸스

 

체코공화국과 슬로바키아에서는 성니콜라스를 성미쿨라스(Mikulas)라고 부르며 폴란드에서는 성미콜라이(Sveti Mikolaj)라고 부른다. 미쿨라스이건 미콜라이이건 아이들을 찾아 올 때에는 간혹 천사들과 동행한다. 독일에서는 ‘하인 루프레헤트’가 아이들에게 벌을 주기 위해 산타클로스와 함께 다니지만 체코공화국과 슬로바키아에서는 아이들에게 상을 주려고 천사가 함께 다닌다. 폴란드에서는 12월 6일 아침에 아이들의 베개 밑에 작은 선물들을 놓는 풍습이 있다. 부모는 아침에 일어나서 선물을 발견한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가 다녀갔다고 말한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산타클로스(미클라브즈: Miklavz)를 수행하여 천사와 악마가 같이 다닌다. 악마는 오스트리아의 크람푸스와 역할이 같다. 룩셈부르크에서는 산타클로스를 클리센(Kleeschen)이라고 부른다. 클리센은 갈색 수도승의 옷을 입은 후세커(Houseker: 하인)와 함께 다니며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혼내준다. 크로아티아에서는 산타클로스를 스베티 니콜라(Sveti Nikola)라고 부른다. 스베티 니콜라는 성니콜라스 데이에 착한 일을 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내년에도 계속 착한 일을 하도록 권면한다. 만일 스베티 니콜라가 찾아오지 않은 아이들의 집은 크람푸스의 방문을 받는다. 크람푸스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훈육하기위해 사용하는 회초리 한 개씩을 놓고 간다.

 

터키 아나톨리아 남부 달리안에 있다고 하는 성니콜라스 무덤을 방문한 순례자들. 병자들이 많다. 목발을 짚고 갔다가 병고침을 받아서 목발을 그냥 들고 나오는 사람의 모습을 볼수 있다.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아이들은 전통적으로 12월 5일 밤에 부츠를 창문의 문지방에 올려놓는다. 다음날 아침에 보면 착한 아이의 부츠에는 산타클로스가 사탕이나 선물을 놓고 갔으며 나쁜 짓을 한 아이의 부츠에는 회초리를 놓고 간 것을 볼수 있다. 헝가리에서는 산타클로스를 첸트 미클로스(Szent Miklos) 또는 성미쿨라스(Mikulas)라고 부르며 루마니아에서는 모스 니콜라에(Mos Nikolae)라고 부른다. 헝가리에서는 크람푸스를 크람푸츠(Krampusz)라고 한다. 크람푸츠는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아예 저 멀리 데려간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성니콜라스(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들고 다니며 나누어 주는 풍습이 없다. 그런 일은 성바실(St Basil)의 역할이다. 성바실은 신년 첫날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준다는 성인이다. 성니콜라스는 뱃사람들의 수호성인이므로 그리스 해군의 수호성인으로도 간주되고 있다. 성니콜라스 축일에는 바다에서 운항중이든, 항구에 정박하고 있든 모든 선박에서 축하행사가 열린다. 그리스에서는 12월 4일이 성바바라(St Barbara) 축일이며 12월 5일은 성니콜라스 축일이기도 하지만 성사바스(St Savvas) 축일로도 지킨다. 12월 9일은 성안나(St Ann)의 축일이다. 그리스에서는 이들을 묶어서 니콜로바르바라(Nikolobarbara)라고 부른다. 그리스에서는 이들 축일을 계기로 추운 겨울이 닥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니콜로바르바라로부터 1주일 전인 11월 30일의 성안드레(St Andrew) 축일로부터 여름에 치워두었던 카펫을 다시 꺼내어 까는 등 겨울준비를 한다.

 

오스트리아의 크람푸스 카드.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을 말에 태우고 회초리와 쇠사슬로 혼내준다. 하지만 착한 아이에게는 맛있는 과일을 나누어 준다.

 

세르비아에서는 각 가정에서 성니콜라스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온 가족이 성니콜라스를 숭앙한다. 성니콜라스 축일을 지키는 것은 세르비아족의 가정에 국한하기 때문에 이를 세르비안 슬라바(Serbian Slava)라고 부른다. 성니콜라스 축일은 크리스마스에 앞선 금식기간의 시작일과 날짜가 비슷하다. 때문에 성니콜라스 축일에는 동방정교회의 관례에 따라 성대한 잔치를 벌인다. 마케도니아공화국에서는 성니콜라스가 모든 성자들 중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성자로 되어 있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수많은 교회와 수도원이 성니콜라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성니콜라스 축일을 12월 19일과 20일에 지킨다. 전국의 마케도니아 정교회 신자들이 성니콜라스 축일을 지키지만 스코프예, 테토보, 고스티바르, 프릴레프, 스베티 니콜레와 같은 도시는 아예 시 자체가 성니콜라스 축일을 지킨다. 스베티 니콜레시(市)는 성니콜라스의 이름을 딴 도시이다.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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