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이야기/전설따라 삼천리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우선

정준극 2009. 9. 16. 19:07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우선

  

 

현대의 산타클로스. 둔둔하고 하얀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미국에서 상업목적으로 고안해 낸 모습이다. 성니콜라스와는 다르게 생긴 모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의 환심을 사서 부모들의 지갑을 가볍게 해주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산타클로스: "그래 얘야 무얼 받고 싶니?" 아이: "아이 할아버지도! 저는요 아무것도 받고 싶은 것이 없어요. 그저 땅위에 평화가 넘치기를 바래요." 대단하 아이다.

  

네덜란드에서는 12월 5일의 성니콜라스(신터클라스: Sinterklaas) 데이에 선물을 준다. 이날은 원래 성니콜라스가 태어난 날이어서 모드들 성니콜라스에게 선물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성니콜라스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네덜란드에서는 성니콜라스가 11월 말쯤에 다른 나라로부터 증기선을 타고 네덜란드에 도착한다고 믿고 있다. 항구에 도착한 성니콜라스는 말을 타고(순록이 아님) 착한 아이들을 찾아다닌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12월 5일 전날 밤에 신발을 굴뚝 앞에 두고 잔다. 신발 속에는 보통 홍당무 또는 말들이 먹는 건초를 집어 넣는다. 산타클로스가 타고 다니는 말에게 줄 먹이이다. 다음날 아침에 아이들은 신발 안에 과자나 장난감이 잔뜩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나쁜 짓을 했다고 하여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없다. 모두들 선물을 받는다. 아이들은 신발을 문 앞이나 창문 밖에 걸어 놓기도 한다. 그러면 주로 아이들의 아버지가 산타클로스의 조수 역할을 자처하면서 문을 두드리며 선물을 가져왔으니 어서 일어나라고 소리친다. 그렇지 않으면 산타클로스처럼 분장한 사람에게 아침에 와 달라고 특별히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네덜란드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주교의 복장을 하고 주교관을 쓰며 백마를 타고 지붕에서 지붕으로 날라 다닌다고 믿고 있다. 이 경우에 산타클로스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조수들과 함께 다니는데 조수(헬퍼)들은 주로 화려한 복장을 한 검은 얼굴의 무어(Moor)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검은 얼굴의 조수들을 츠봐르테 피에텐(Zwarte Bieten: Black Petes)라고 부른다. 그런데 근자에 들어서서 산타클로스의 헬퍼가 무어인이라는데 대하여는 반론이 심하게 일어났다. 특히 네덜란드에서 그러했다. 네덜란드에 있는 수리남(Suriname) 사람들과 네덜란드령 안틸레스(Anthilles) 사람들은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노예생활을 회상하며 산타클로스의 헬퍼 조차 무어인으로 설정한데 대하여 못마땅해 하고 있다. 그래서 츠봐르테 피에텐을 인종주의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자 다른 측면에서는 헬퍼인 츠봐르테 피에텐의 피부가 검은 것은 무어인이 아니라 굴뚝청소부이기 때문이라면서 굴뚝을 통해 선물이 전달되는 한 어쩔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비교적 최근인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만일 나쁜 짓을 한 아이가 있다면 츠봐르테 피에텐이 그 아이를 큰 자루 속에 넣고 빗자루나 몽둥이로 때린다는 전설이 있었다. 츠봐르테 피에텐은 나쁜 아이들을 모두 자루에 담아서 산타클로스와 함께 스페인으로 보낸다고 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산타클로스가 스페인에 살고 있다고 믿는다. 네덜란드는 18세기에 스페인의 영토였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일부 지방에서는 아직도 산타클로스 데이를 크리스마스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포르투갈의 여러 지역에서는 산타클로스(산니콜라우: São Nicolau) 축일을 중세 때부터 축하해 왔다. 특히 귀마라에(Guimaraes)지역은 산타클로스를 수호성인으로 삼고 대대적인 축제를 벌여왔다. 산타클로스는 학생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했다. 포르투갈에서는 11월 29일부터 12월 7일까지 축제기간으로 삼고 있다.

 

이탈리아 바리의 산니콜라 교회에 있는 성니콜라스 무덤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은 영국에 있는 공립학교들의 요청을 받아 ‘성니콜라스’라는 타이틀의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작곡했다. 영국에서는 산타클로스를 ‘크리스마스 아버지’(Father Christmas)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산타클로스 축일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영향이 강한 밀워키, 신시나티, 세인트루이스 등에서는 독일에서와 흡사한 성니크(St Nick) 축제가 벌어진다. 축일의 전야에는 아이들이 신발을 방문이나 창문에 걸어 놓는다. 만일 착한 일을 했으면 캔디나 작은 선물이 들어있게 되고 나쁜 짓을 했으면 석탄 한 덩어리가 들어있게 된다. 아이들은 성니크가 전날 밤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캔디나 석탄 덩어리를 넣었다고 믿는다. 성니크와 산타클로스와의 관계는 분명치 않다. 다만, 성니크는 산타클로스의 조수라는 주장이 있다. 성니크 축일은 전통적으로 위스콘신 주의 독일인, 폴란드인, 벨기에인 이민마을에서 끊이지 않고 지켜지고 있다.

 

뉴욕의 메이시 백화점 산타 행사. 산타가 아이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 사진 찍기. 어릴 때 엄마 아빠를 졸라서 백화점에 가서 산타클로스의 무릎(랩)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지 않은 아이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터키의 뎀레(Demre) 마을은 성니콜라스를 내걸고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기하고 있다. 뎀레는 고대도시인 미라(Myra)의 폐허에 세워진 현대도시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시설들을 마련하고 주로 러시아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뎀레의 성니콜라스 성당 앞 광장에는 러시아 조각가 그레고리 포토츠키(Gregory Pototsky)가 제작한 성니콜라스 조각상이 있었다. 2000년에 러시아정부가 기증한 것이다. 얼마후 뎀레의 시장은 미국 관광객들을 염두에 두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간 옷에 하얀 수염의 산타클로스 기념상을 크게 만들어 러시아정부가 기증한 청동 산타클로스상을 치우고 그 자리에 대신 세웠다. 화가 난 러시아정부가 항의하자 어쩔수 없이 청동 산타클로스상을 다시 세우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광장의 중앙이 아니라 한구석에 세웠다. 뎀레의 성니콜라스 성당의 복원 사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터키 뎀레의 광장에 새로 세운 미국 스타일의 산타클로스. 역시 터키도 어쩔수 없이 산타 상혼에 물들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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