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이야기/이런저런 에피소드

창녀였다는소문

정준극 2009. 9. 22. 17:11

창녀였다는소문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가장 중요한 여자제자였다. 성경에는 예수가 열두명의 제자를 선발했다는 얘기는 나오지만 여자제자들에 대하여는 아무런 얘기도 없다. 하지만, 예수를 ‘따르는’ 여자들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여러 여자들이 예수를 따랐지만 그중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가장 대표적이다. 왜냐하면 성경에는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얘기가 그 어느 사람보다도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막달라 마리아라는 이름이 모두 13번이나 등장한다. 막달라 마리아의 신분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그가 창녀였다는 주장이 있다. 심지어 교황 그레고리는 591년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였으며 나중에 예수를 만나 회개했다는 설교를 한바 있다. 그러나 사실상 교황 그레고리가 설교한 내용은 막달라 마리아를 ‘죄 있는 여인’(Peccatrix)이라고 했던 것이고 구체적으로 창녀(Meretrix)라고는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교황 그레고리는 막달라 마리아가 간음하여 사람들에게 돌로 쳐죽임을 받아야 할 여인과 같은 여인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교황이 그렇게 말하므로 이후 교회는 아무런 이의가 없이 막달라 마리아를 창녀로 인정하였고 그같은 견해는 무려 1천년 이상이나 유지되었다가 1969년에 가서야 바티칸에 의해 바로 잡을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성경이건 어디건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였다는 얘기는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마 교황청은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였다는 것은 근거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성인의 반열에 올렸다. 사족: 중세의 종교화가들은 막달라 마리아를 그릴 때 거의 모두 창녀의 모습으로 그렸다. 그리고 그림의 타이틀은 주로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였다. 또한 막달라 마리아가 지은 죄를 강조하기 위해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그려 넣었다.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여겨지는 오늘날, 당시의 화가들은 막달라 마리아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티티안 작품. 말씀으로 새로운 삶을 찾았음을 표현. 하지만 역시 단정치 못한 창녀의 모습이며 죄악을 상징하는 해골이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