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이야기/이런저런 에피소드

소설 속의 막달라 마리아

정준극 2009. 9. 22. 18:22

소설 속의 막달라 마리아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Caravaggio 작품.

 

어찌된 일인지 기독교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의 전직이 창녀였으며 어느 계기를 통하여 예수로부터 죄 사함을 받아 새사람이 되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부활이라는 놀라운 복음을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목격하였고 또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부활의 기쁜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어서 전하라는 첫 당부의 말씀을 들은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만인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고 있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 때문에 막달라 마리아를 주제로 삼은 소설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대부분 소설들은 막달라 마리아가 성배(Holy Grail)를 가지고 유대땅을 떠나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남부 프랑스로 와서 살았으며 그 후손이 메로빙 왕조를 거쳐 합스부르크 왕조까지 연결 되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한 가지 막달라 마리아와 관련한 스토리는 그가 이슈타르(Ishtar) 또는 아스타르테(Astarte)라는 이교도 성전의 여사제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교도 성전에서는 비둘기를 제물로 바쳤는데 막달라라는 말은 ‘비둘기 마을’이란 뜻으로 성전에서 제사를 드릴 때에는 주로 막달라에서 기른 비둘기를 제물로 드렸다는 것이다. 이제 몇몇 문제작들이 막달라 마리아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살펴본다.

 

막달라 마리아. Pietro Pergino 작품

 

- 보혈과 성배(The Holy Blood and the Holy Grail: Baigent, Leigh and Lincoln): 막달라 마리아를 프랑스 메로빙 왕조(Merovingian Dynasty)의 어머니로 보고 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로부터 죄사함을 받았으며 예수의 부활을 처음으로 목격하였고 또한 부활하신 예수로부터 부활의 기쁜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중세로부터 기독교 이단종파에서는 막달라 마리아를 비밀계시를 알아듣는 영매(靈媒)로 간주했다. 막달라 마리아의 상징을 금성(비너스)으로 삼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막달라 마리아는 전생(前生)에서 이시스(Isis)여신이었다고 한다. 이시스는 자비심이 풍성한 여신이다. 이시스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라고 말하였는데 막달라 마리아의 영향을 받은 예수께서 이 말을 인용하여 백성들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성화를 보면 막달라 마리아가 불교의 관세음보살처럼 손에 만병을 치료할수 있는 약병을 들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대로 막달라 마리아가 값비싼 향유로서 예수의 발을 씻었으며 또한 예수의 시체에 바르기 위해 몰약을 가지고 무덤에 갔었다는 내용과 연관이 있다. 소설 '다 빈치 코드'와 영화 '그리스도의 고난'(The Passion of the Christ),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the Christ)에 대하여는 별도 컬럼에서 소개코자 한다.

 

막달라 마리아. Domenichino 작품.

 

- 붉은 뱀(Le Serpent Rouge): 막달라 마리아의 성(姓)인 막달라는 성채의 이름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막달라라는 말은 '붉은 뱀'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뱀은 두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사악한 존재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한때는 사악하였으나 나중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존재가 되었다는 얘기다. 한편, 막달라 마리아는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선조 중에는 왕들도 있었는 것이다. 막달라 마리아의 아버지는 사이루스(Cyrus)이며 어머니는 유카리스(Eucharis)라고 한다. 막달라 마리아는 오빠 라사로와 언니 마르다와 함께 막달로(Magdalo)성에서 살았던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막달로성은 나사렛과 베다니에서 2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그러므로 비록 마리아와 마르다, 나사로가 막달로 성에 살았다고는 하지만 바로 옆의 마을인 베다니에서도 살았다고 말 할수 있다. 막달로성은 예루살렘과도 가까웠다. 말하자면 대예루살렘의 교외였다. 막달라 마리아는 모든 권세와 영광과 재산을 버리고 예수를 따랐다. 만일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곳에 살았다고 한다면 그곳은 아마 막달로 성을 말하는 것이 틀림없다는 얘기다.

 

- 황금 전설(Legenda Aurea):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라에 있는 이슈타르(Ishtar) 신전의 여사제였다는 얘기다. 막달라 마리아는 제사에 쓰일 비둘기들을 관리하였다고 한다. 원래 막달라 마리아는 이스라엘 열두지파 중에서 벤야민 지파에 속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벤야민 지파는 카인의 후예이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추방당하여 소외된 생활을 했다. 솔로몬 성전을 지은 히람 아비프(Hiram Abiff)도 벤야민 지파였다.

 

막달라 마리아의 승천. Jose Antolinez 작품.

 

- 창세기(Genesis: David Wood): 기독교 신화에서는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가 간음한 여인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성모 마리아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는 성처녀로서 예수를 낳았으며 다른 하나는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유태인의 오랜 전설에 의하면 예이슈(Yeishu)의 신화적인 어머니는 미리암(Miriam)으로서 이는 마리아를 말하는 것이다. 다만 막달라라는 지명과 같은 명칭이 이름 앞에 붙은 것이 다를 뿐이다. 막달라는 아람어로 마가들라 느샤야(Mgadla nshaya)와 같은 뜻으로 이는 ‘여자들의 헤어드레서(미용사)’를 말한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막달라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마리아를 편의상 갈릴리 호수 서안에 있는 막달라라고 하는 마을 출신이라고 불렀다. 예수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마리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데메터(Demeter: 결혼의 여신)와 페르세포네(Persephone: 명부의 여왕)가 디오니서스(Dionysus: 주신)를 쫓아다니는 것과 같다.

 

무덤을 찾아간 막달라 마리아와 무덤 안에 있는 두명의 흰옷입은 천사. James Tissot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