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이야기/이런저런 에피소드

마르다는 어떻게 되었나?

정준극 2009. 9. 30. 20:18

성마르다 이야기

 

벨라즈케스(Velazquez)의 1618년 작품인 '마르다'. 음식을 만들며 불만스러운 표정이며 밖에서는 동생 마리아가 예수님의 말씀만 듣고 있다. 늙은 하녀(악마)가 마르다에게 어서 가서 동생 마리아를 꾸짖으라고 부추키고 있다.

 

막달라 마리아의 언니 마르다는 어떻게 되었는가? 전설에 의하면 예수께서 부활하신후 예루살렘 사람들의 뜻하지 아니한 미움을 받은 마르다는 동생 마리아(막달라 마리아: 프랑스에서는 베다니의 마리아가 막달라 마리아인 것으로 믿고 있음), 오빠 라사로 등과 함께 물이 새는 배에 실려 먼 바다로 추방되었다. 일설에는 아리마대 요셉이 인솔했다고 한다. 아무튼 마르다 일행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정처 없이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현재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에 도착하였다. 당시 마르세이유 일대의 프로방스 지방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마르다 일행이 마르세이유에 도착하자 원주민들은 이들을 위협하며 배척하였다. 마리아가 뛰어난 웅변으로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자 원주민들은 모두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마르다는 처음에는 아비뇽에 정착했다가 얼마후에는 타라스콘(Tarascon)으로 옮겨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타라스콘에는 무서운 용이 한마리 살고 있으면서 주민들을 두렵게 만들고 있었다. 마르다는 용을 찾아가 용에게 성수를 뿌리자 용은 단번에 꼬리를 내리고 복종하였다. 마르다는 용의 목을 수건으로 매어 마을로 끌고 왔다. 모든 사람들이 용을 굴복시킨 마르다에게 놀라움으로 경배하였다. 이로부터 프랑스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마르다도 성녀로서 크게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르다는 타라스콘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마르다와 마리아는 키프러스(구브로: 사이프러스)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동방정교회는 마르다가 키프러스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믿고 있다. 훗날 로마교황청은 마르다를 성인으로 시성하였다. 성마르다의 축일은 7월 29일이다. 성마르다는 요리사들과 가정주부들의 수호성인으로 존경을 받았다.

 

마르다와 마리아. 헨리크 시미라즈키(Henryk Siemiradzki) 작품. 1886년. 저 뒤에 있는 마르다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예수께서 생전에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시어 음식을 대접받으신 일은 요한복음에 기록되어 있다. 마르다는 음식을 준비하느라고 여념이 없는데 동생 마르다는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다만 예수의 발 아래 앉아 예수의 말씀을 듣는데만 정신을 쏟았다. 이에 마르다는 예수에게 '동생 마리아로 하여금 나를 도와 일을 하게 말씀해주소서'라고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마르다에게 '그냥 두시오. 말씀을 듣는 것이 더 훌륭한 일이요'라고 말하였다. 신학자들은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바쁘게 활동하는 생활보다는 조용하게 묵상하는 생활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타라스콘에 있는 성마르다교회

참회하는 인간들을 망토에 감싸고 있는 성마르다(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