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여왕: 빅토리아

인도의 여제

정준극 2009. 10. 15. 12:52

세계의 빅토리아여왕 - 8

  

영국 식민지 당시 정부청사들이 모여 있는 뉴델리의 북부지구

 

[인도의 여제]

인도의 무갈황제가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의해 폐위된후 빅토리아여왕은 1876년 5월 1일 뉴델리의 두르바르(Durbar)에서 ‘인도의 여제’(Empress of India)로 선포되었다. 두르바르라는 말은 무갈어로서 귀족들의 궁중집회를 뜻한다. 영국이 인도를 점령하고 식민지로 삼기 시작한지 19년만의 일이었다. 이를 ‘제국의 두르바르’(Imperial Durbar)라고 부른다. 이로서 빅토리아는 대영제국 및 아일랜드의 여왕 및 인도의 여제라는 타이틀로 부르게 되었다. 당시 수상이던 벤자민 디스라엘리(Benjamin Disraeli)의 공로가 컸다. 빅토리아여왕은 인도의 여제로 대관식을 갖기 훨씬 전부터 힌두어와 편자브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뉴델리에서의 두르바르에서 빅토리아를 인도의 여제로 추대하였다.

 

[미시스 브라운의 미스터리]

빅토리아여왕의 남편인 알버트공은 1861년 12월 14일 장질부사로 세상을 떠났다. 윈저성의 원시적인 위생시설 때문에 장질부사에 걸렸다고 한다. 그해 3월에는 빅토리아의 어머니인 켄트공작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미우니 싫으니 해도 아무튼 친정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은 빅토리아에게 있어서 큰 충격이었다. 그러던 차에 남편까지 세상을 떠났다. 빅토리아가 42세 때였다. 빅토리아여왕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40년이라는 남은 생애동안 검은 상복만을 입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후 몇해 동안은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고 윈저성에만 머물며 런던에는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빅토리아를 ‘윈저의 미망인’(Widow of Windsor)라고 불렀다. 그는 사랑하는 남편 알버트의 죽음이 아들 에드워드 때문이라고 믿고 에드워드를 몹시 비난하였다. 에드워드는 천하의 난봉꾼으로서 아버지의 속을 무던히도 썩였다. 당시 에드워드는 캠브리지에 살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아들이 탄생하자 알버트에게 제발 한번 와서 손자의 얼굴이라도 보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앨베트는 11월의 추운 날씨에 몸도 성하지 않은데 무리해서 캠브리지를 다녀왔다. 그후에 장질부사에 걸렸던 것이다.

 

부군 알버트공의 사후 윈저성에만 칩거하였기 때문에 '윈저의 과부'라는 별명을 들었던 빅토리아여왕 

 

[구원의 애정]

빅토리아가 사람들과 떨어져서 은둔생활에 들어가자 빅토리아여왕에 대한 백성들의 관심도 서서히 수그러들게 되었다. 심지어는 공화국 운동을 부추기는 영향을 가져오기도 했다. 물론 빅토리아는 여왕으로서 정부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인 행사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스코틀랜드의 발모랄(Balmoral)성, 와이트섬(Isle of Wight)의 오스본 하우스(Osbourne House), 그리고 윈저성에서 지냈다. 마침 스코틀랜드 출신의 시종 존 브라운(John Brown)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찌나 붙임성이 좋고 눈치가 빠른지 모르겠으며 생기기도 성실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빅토리아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짐에 따라 존 브라운을 친구처럼 의지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언제나 함께 다녔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심지어는 비밀결혼을 했다는 루머까지 있었다. 하지만 세상 떠난 남편을 잊지 못하는 정숙한 빅토리아에게는 별로 해당되지 않는 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빅토리아가 존 브라운을 좋아하기는 했던 모양이었다. 빅토리아는 유언에서 자기가 죽으면 관에 두 가지를 함께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나는 남편 알버트가 집에서 입었던 실내복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존 브라운의 머리칼과 사진이었다. 그러자 빅토리아의 비밀연애 또는 비밀결혼에 대한 얘기가 다시 한 번 인구에 회자하게 되었으며 심지어 사람들은 빅토리아를 ‘미시스 브라운’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2008년에 빅토리아의 관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빅토리아여왕이 존 브라운의 어머니가 사용했던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이다. 1997년의 영화 ‘Mrs Brown’은 빅토리아와 존 브라운의 관계를 소재로 한 것이다.

 

발모랄성에서 충직하고 성실한 개인시종 존 브라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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