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성물들/수의와 겉옷(성의)

성전기사 드 몰레이의 사연

정준극 2009. 10. 30. 22:02

[성전기사 드 몰레이의 사연]

 

성전기사 자크 드 몰레이

 

프리메이슨(Freemason) 연구의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나이트(Christopher Knight)와 로버트 로마스(Robert Lomas)는 1997년에 토리노의 성수의와 관련하여 색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토리노의 성수의가 실은 중세 성전기사단의 초대 그랜드 마스터(총본부장)인 자크 드 몰레이(Jacques de Molay)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연인즉 다음과 같다. 드 몰레이는 1307년 10월 13일 프랑스의 필립4세에 의해 체포되었다. 이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드 몰레이는 당시 악명 높은 종교재판관인 윌리엄 앙베르(William Imbert)에게 모진 고문을 당했다. 나중에는 커다란 문짝에 마치 예수처럼 팔과 다리를 못 박히는 고문을 당했다. 드 몰레이는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간수들은 그가 죽을 줄로 알고 커다란 천에 싸서 침대에 뉘여 놓았다. 드 몰레이는 거의 30시간을 혼수상태에 있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그때에 드 몰레이를 쌌던 린넨(세마포)에 사람의 얼굴 모습이 새겨졌다고 한다. 훗날 드 몰레이의 린넨은 파리의 성전기사단이 찾아서 보관하기 시작했고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있을 때에나 꺼내어 잠시 전시했다고 한다.

 

종교재판관이 자크 드 몰레이를 심판하는 장면

 

드 몰레이는 모진 고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7년 후에 다시 체포되어 결국은 이단으로 선고를 받아 화형에 처해졌다. 그의 친구로서 노르만디 성전기사단의 대표였던 조프리 드 샤르니(Geoffrey de Charney)도 함께 화형을 당했다. 드 몰레이가 처음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할 때에 그가 죽은 줄로 알고 시체를 둘둘 말았던 린넨은 나중에 드 샤르니의 부인이 간직하게 되었다. 일부 학자들은 그 린넨에 나타나 있는 얼굴 형상은 드 몰레이가 고문을 받을 때에 얼굴에서 흘린 땀이 그대로 린넨에 배어들어서 그런 형상이 만들어 졌다는 주장을 폈다. 아무튼 드 몰레이의 수의가 나중에 토리노까지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드 몰레이의 가족과 드 샤르니의 가족들의 주장은 달랐다. 이들은 우선 천에 프린트되어 있는 모습이 드 몰레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드 몰레이가 고문을 당한 후 30시간이나 죽어 있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자마자 예수의 형상을 보았다고 말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드 몰레이의 수의와 토리노의 수의는 기본적으로 화학적 구성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어떤 전설에 의하면 어떤 십자군 병사가 성지에서 성수의를 발견하고 프랑스로 가져왔다가 드 샤르니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드 몰레이의 성수의는 드 샤르니 부인이 세상을 떠난 이후 종적을 찾을수 없다. 믿거나 말거나!

 

파리에서 자크 드 몰레이와 조프리 드 샤르니를 화형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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