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성물들/성배를 찾아서

파르지팔(Parsifal)은 누구?

정준극 2009. 11. 9. 18:33

퍼시발(Percival)은 누구?

[파르지팔(Parsifal)]

  

성배를 찾아 산을 헤매는 파르지팔. 잘 보면 아랫쪽 길에 하얀말을 타고 가는 사람이 하나 보인다. 파르지팔이라고 한다.

 

퍼시발(Percival: Perceval)은 전설적인 아서왕의 원탁의 기사 중의 한사람이다. 바그너의 오페라에 나오는 '파르지팔'(Parsifal)은 같은 인물이다. 퍼시발은 오랜 시련과 모험 끝에 마침내 성배를 찾은 기사로서 유명하다. 퍼시발에 대한 전설은 웰스에서 비롯되었으며 그후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프랑스 트로예의 슈레티앙(Chretien de Troyes)의 ‘퍼시발, 성배이야기’이며 그후에는 독일의 음유시인인 볼프람 폰 에센바흐(Wolfram von Eschenbach)의 ‘파르치팔’(Parzival), 토마스 말로리 경(Sir Thomas Malory)의 ‘아서왕의 죽음’(Le Morte d'Arthur), 그리고 이제는 분실되어 내용을 알수 없는 로베르 드 보롱(Robert de Boron)의 ‘프르스발’(Perceval) 등이 있다.

 

성배를 간직하고 있는 퍼시벌의 여동생 딘드레인. 다니엘 처럼 불 위에 서 있다.

 

퍼시발의 탄생에 대하여는 여러 버전이 있다. 퍼시발은 귀족 출신으로 아버지는 펠리노어(Pellinore)왕이 아니면 다른 지체 높은 귀족일 것이라고 한다. 퍼시발의 어머니의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퍼시발의 전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한다. 퍼시벌의 여동생은 성배를 간직하고 있는 여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름은 딘드레인(Dindrane)이라고 한다. 전설에서 퍼시발은 주로 펠리노어 왕의 아들로 등장하며 그의 형제로서는 토르경(Sir Tor), 아글로베일경(Sir Aglovale), 라모라크경(Sir Lamorak), 도르나경(Sir Dornar)이 있다. 펠리노어 왕이 세상을 떠나자 퍼시발의 어머니는 어린 퍼시발을 숲속에 두어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채 15세가 될 때까지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숲속의 퍼시발이 살고 있는 집 근처로 여러명의 기사들이 지나가자 이 모습을 본 퍼시발은 자기도 기사가 되어 정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고 작정한다. 퍼시발은 아서왕의 궁전에 들어가 용사로서의 뛰어남을 보여 마침내 ‘원탁의 기사’의 일원이 된다.

 

갈라하드, 퍼시발, 보르스가 성배를 찾아 경배하고 있다. 퍼시발과 보르스는 뒤에 서있다. 갈라하드는 백합 꽃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경배하고 있다. 에드워드 번-존스 작품. 영국 버밍햄미술관 소장.

 

슈레티앙의 소설에 의하면 그후 퍼시발은 불구가 된 피셔왕을 만나며 또한 성배처럼 생긴 잔을 보게 된다. 퍼시발은 원탁의 기사들에게 조금 전 어떤 처녀가 들고 가는 잔이 혹시 성배가 아니냐고 물으려고 했으나 다른 가시들이 너무 떠들지 말라고 경고를 주는 바람에 아무 질문도 못하고 잠자코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처녀가 들고 가던 잔이 병든자를 치료할수 있는 성배라는 것을 알게 되자 만일 그때 성배냐고 물어서 확인을 했더라면 피셔왕을 고칠수 있었을 것이라며 후회한다. 퍼시발은 성배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리하여 결국은 성배의 성을 찾아 성배를 다시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가 슈레티앙의 이야기이며 그 후의 스토리는 여러 작가들이 이야기를 각각의 방향으로 이끌어갔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결과적으로 랜스롯경(Sir Lancelot)의 아들인 갈라하드경(Sir Galahad)이 진짜 성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성배의 이야기가 책자로 나오기 시작하던 때에 퍼시발의 역할은 중요했지만 나중에는 갈라하드가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퍼시발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다. 하지만 결국은 갈라하드가 성배를 찾았을 때에 퍼시발도 함께 있었다.

 

슈레티앙의 '퍼시발, 성배이야기'의 삽화

 

중세의 전설에는 로맨스가 빠질수 없다. 퍼시발의 애인은 블랑세플르(Blanchefleur)였다. 그러나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퍼시발은 파셔왕을 치료해주며 나중에 카보네크(Carbonek)의 왕이 된다. 퍼시발은 성배를 찾은후 죽음을 마지한다. 그때까지도 퍼시발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동정을 지키며 살았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볼프람 폰 에센바흐의 전설에는 퍼시발의 아들이 백조의 기사인 로엔그린(Lohengrin)으로 되어 있다.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 로엔그린은 퍼시발의 아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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