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메리 위도우' 분석

대사관의 아타셰

정준극 2009. 11. 28. 18:40

[메일라크의 연극 ‘대사관의 아타셰’]

 

다시 대본가인 레옹과 슈타인이 오페레타로 만들고자 관심을 가졌던 ‘대사관의 아타세’ 이야기로 돌아가자. 레하르가 작곡가로서 초년생이던 때였다. 당시 메일라크의 연극인 ‘대사관의 아타세’는 유럽 여러 곳에서 절찬리에 공연되고 있었다. 비엔나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벌써 100회 이상의 연속공연을 기록하였다. 연극 ‘대사관의 아타세’는 남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젊은 부인인 마델레이느 폰 팔메(Madeleine von Palme)가 결혼 전에 사랑했던 대사관의 젊은 아타세와 대사의 중매로 다시 맺어짐으로써 독일의 작은 공국인 조국의 경제위기도 해결된다는 내용이다. 만일 홀로된 부인이 다른 나라 사람과 재혼하게 되면 그 부인의 재산은 공국에서 마음대로 빠져 나갈수가 있다. 그러면 작은 공국의 경제는 파탄에 빠질수가 있다. 그러나 만일 부인이 공국의 남자와 재혼하면 부인의 재산은 공국에 그대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내용이야 간단하지만 연극에서의 대사들이 너무나 산뜻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메리 위도우' 공연

 

원본을 읽어본 레온 슈타인과 빅토르 레옹은 전체 줄거리는 그대로 살리되 출연자들의 이름 등 몇가지 내용은 바꾸어서 오페레타 대본을 완성했다. 무대가 되는 나라는 독일의 소공국이 아니라 발칸반도에 있는 소왕국인 몬테네그로(Montenegro)로 변경했다. 물론 오페레타에서는 배경이 되는 나라가 몬테네그로라고 명백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가상적으로 마르소비아(Marsovia)라고 했다. 그리고 독일어 버전에는 폰테베드로(Pontevedro)라는 왕국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보면 몬테네그로 왕국이 배경이라는 것을 당장 알수 있다. 예를 들면 제타(Zeta), 다닐로(Danilo) 등이다. 이들은 몬테네그로 왕가의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여주인공의 이름은 한나(Hanna)가 되었고 남주인공인 아타세는 다닐로(Danilo)가 되었다. 오페레타의 제목은 ‘대사관의 아타세’가 아니라 ‘메리 위도우’로 바꾸었다. 비록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바꾸었지만 기본적으로 메일라크의 희곡을 그대로 옮겨서 만든 오페레타의 대본이기 때문에 저작권문제가 대두되지 않을수 없었다. 작가인 메일라크는 오히려 가만히 있는데 프랑스의 출판사가 소송을 걸었다. ‘테아터 안 데어 빈’측은 프랑스의 출판사에게 일정액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 곧이어 프랑스 출판사는 ‘비엔나에서 완성한 오페레타의 대본은 예술적으로 독립된 내용’이라고 선언하였다.

 

스코틀랜드의 이스트 킬브라이드 라이트 오페라단의 공연. 2005년.

 


[레오 슈타인, 빅토르 레온, 프란츠 레하르의 합작]

 

레오 슈타인은 1861년 오스트리아제국의 갈리치아(Galicia)의 르비브(Lviv)에서 태어나서 1921년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위대한 극작가 겸 대본가이다. 1921년이면 나폴레옹이 세상을 떠난 해이다. 레오 슈타인의 대표적인 오페레타 대본은 ‘메리 위도우’(1905), ‘룩셈부르크 백작’(1909), ‘차르다스 여왕’(1915) 등이다. 레오 슈타인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위한 대본도 여러 편을 만들었다. ‘메리 위도우’는 빅토르 레옹과 공동으로 만든 작품이다. 빅토르 레온은 1858년 헝가리에서 태어나서 1940년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대본가이다. 그는 오래 동안 요셉슈타트극장과 칼극장(Carltheater)의 무대감독을 지냈으며 은퇴 후에는 비엔나 오페레타의 대본을 썼다. 빅토르 레옹이 레하르와 처음으로 합작한 작품은 ‘땜쟁이’였다. 빅토르 레옹은 또한 ‘웃음의 나라’(Das Land des Lächelns)의 오리지널 대본도 썼다. 빅토르 레옹은 레하르 이외에도 칼만, 주페, 오스카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를 위한 대본도 썼다. 길버트-설리반의 ‘런던탑의 근위병’(The Yeomen of the Guard)의 독일어 버전도 빅토르 레옹의 작품이다.

 

왼쪽 레오 슈타인, 프란츠 레하르, 빅토르 레옹의 트리오 

 

앙리 메일라크(1831-1897)는 프랑스의 극작가이며 오페라 대본가이다. 파리 출신인 그는 젊은 시절 책방점원이었으나 파리의 주요 신문에 뛰어나게 멋진 글을 기고하여 재능을 인정받았다. 1860년 작곡가 루도비크 알레비(Ludovic Halevy)를 만난 것은 메일라크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이었다. 메일라크는 알레비와 함께 20여년 동안 70여편의 오페레타를 위해 일했다. 그중에는 나중에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의 스토리가 된 작품도 있다. 그는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를 위한 대본도 여러편 완성했다. 대표적인 것은 ‘아름다운 헬렌’(1864), 바브-블루(Barbe-bleue: 1866), ‘파리인의 생활’(La vie parisienne: 1866), ‘게롤슈타인 대공부인’(La Grande-Duchesse de Gerolstein: 1867), ‘라 페리콜레’(La Perichole: 1868)등이다. 그는 또한 마스네의 ‘마농’(Manon: 1884), 에르베(Herve)의 ‘마드모아젤 니투세’(Mam'zelle Nitouche: 1883), 로베르 플랑케트(Robert Planquette)의 ‘립 반 윙클’(Rip van Winkle: 1884)을 썼다.

 

 '메리 위도우'의 오리지널 텍스트를 제공해준 '대사관의 아타셰'의 작가 앙리 메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