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메리 위도우' 분석

자네트 맥도날드의 흑백영화

정준극 2009. 11. 28. 18:53

[1934년도 자네트 맥도날드의 흑백영화]

 

 모리스 슈발리에와 자네트 맥도날드의 영화 '메리 위도우'

 

1934년 흑백영화. ‘메리 위도우’에 대한 첫 영화가 비록 무성영화이지만 인기를 끌자 그로부터 9년후인 1934년 헐리우도의 젊은 제작자인 어빙 탈버그(Irving Thalberg)는 뮤지컬 영화에 관심을 많은 MGM과 합작하여 최초의 사운드 버전의 흑백영화를 만들었다. 어네스트 루비츄(Ernest Lubitsch)가 감독했으며 프랑스의 청년배우 모리스 슈발리에(Maurice Chevalier)가 다닐로를, 자네트 맥도날드(Jeanette MacDonald)가 안나를 맡았다. 스토리는 오리지널 오페레타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발렌시엔느(대사부인), 카미유(발렌시엔느를 흠모하는 아타세)등은 유감스럽게도 등장하지 않는다. 레하르의 오리지널 음악도 상당부분이 제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비츄는 영화 ‘메리 위도우’(La Veuve Joyeuse)를 섹시한 코믹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대성공이었다.

 

맥심에서의 다닐로(모리스 슈발리에). 1934년 영화

 

모리스 슈발리에와 자네트 맥도날도가 주연한 MGM 영화 'La Veuve Joyeuse'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오리지널 오페레타 텍스트와는 차이가 있다. 이 영화의 대본은 로렌츠 하트(Lorenz Hart)가 맡았으며 음악은 레하르의 오페레타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여기에 유명한 리챠드 로저스(Richard Rogers)의 음악을 추가하였다. 제작 및 감독은 어네스트 루비츄. 모리스 슈발리에와 자네트 맥도날드 이외에도 우나 머컬(Una Merkel), 에드워드 에버레트 호튼(Edward Everett Horton)등이 출연한다.

 

마르쇼비아(Marshovia)공국의 아가씨들은 다닐로 대위만 보면 사족을 못쓰며 난리도 아니다. 이날도 멋진 군복을 입은 다닐로가 연대의 병사들을 이끌고 거리를 행진하자 온 나라의 아가씨들이 일손을 놓고 거리에 모인듯 다닐로를 보고 환호하며 자기좀 보아 달라고 야단이다. 다닐로는 '그러면 그렇지 내가 누군데'라면서 한층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런데 다닐로가 얼핏 보니 어떤 마차에  검은 상복을 입은 젊은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데 과연 절세미인이어서 눈길을 주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 그 여인은 다닐로가 뭐 말라 죽은것이냐는 듯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다닐로는 자존심이 상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윙크만 하면 아가씨들이 열두마차에 가득 타고 따라 올텐데 이 어찌된 일인지 웬 미망인처럼 생긴 여인은 자기에게 관심조차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다닐로는 얼른 말을 달려 마차를 쫓는다. 뒤따라오던 병사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갈팡질팡이다. 다닐로는 마침내 그 미지의 여인이 들어간 집을 찾아낸다. 다닐로는 정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들어갈수 없게 되자 담을 넘어 들어가 정원에서 2층의 그 여인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향하여 제딴에는 최고의 콘디션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 여인은 한마디로 다닐로를 퇴짜 놓는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가슴 한 구석에서 다닐로의 무모한듯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 여인은 '에라, 젊은 내가 어색하게 상복은 무슨 상복이란 말인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누가 그랬는데 나도 인생을 즐여햐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하여 짐을 꾸려서 당장 파리로 향한다. 

 

마르쇼비아 공국은 파산하게 생겼다. 오스트리아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크메드(Achmed)왕은 비상자문위원회를 개최하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돌아온다. 마르쇼비아에 엄청나게 돈이 많은 웬 과부가 있다고 하는데 그 여자를 붙잡아 두면 외채를 갚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애국적인 사람이 그 과부와 결혼하면 되는데 그게 누구일까라고 생각하다가 꿩 대신 닭이라고 천하의 바람둥이 다닐로를 생각했던 것이다. 국왕은 다닐로를 찾아 만나기 위해 비상회의를 집어 치우고 급히 달려온 것이다. 다닐로를 찾으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왕비의 방에 가면 분명히 그곳에서 노닥거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국왕의 짐작대로 다닐로는 국왕이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틈을 타서 왕비의 방에 가서 노닥거리고 있다. 그러한 때에 갑자기 국왕이 들이 닥치자 왕비는 물론, 천하의 다닐로도 대경실색한다. 국왕은 다닐로를 붙잡고 '어서 가서 그 과부님도 결혼하던지 아니면 귀를 잘라 줄테니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선언한다. 다닐로는 나라를 위한 국왕의 명령이므로 그 과부를 찾아 청혼하겠다고 약속한다.

 

이 여인이 자네트 맥도날드. 대단하다.

 

다닐로는 그 과부여사가 파리로 갔다는 소리를 듣는다. 다닐로도 파리로 간다. 내일까지는 결혼을 약속했다는 보고를 해야한다. 그때까지는 그래도 하루가 남았다. 다닐로는 마지막 밤을 자유롭게 보내고 싶다. 그는 '막심스'라는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마침 지나가던 그 과부님이 다닐로의 노래를 듣고 귀가 솔깃하여 다닐로가 가는 곳을 따라간다. 막심스였다. 다닐로는 어떤 기막히게 매력적인 여자를 보고 가만히 있을수 없다. '어디서 보았더라?'라고 열심을 다해 생각해 보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닐로는 그 여인을 막심스에서 춤을 추는 아가씨라고 생각한다. 그런 눈치를 본 그 여인은 다닐로에게 자기 이름이 피피(Fifi)라고 소개한다. 두 사람은 조용한 개인 룸에 들어가 식사를 하게 된다. 그 여인도 다닐로가 결코 싫지는 않다. 하지만 너무 진도가 빠른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 여인이 조금 거리를 두자 이번에는 다닐로가 부르퉁해 한다. 그 여인은 다닐로를 짐짓 위로하기 위해 춤을 추자고 한다. '메리 위도우 왈츠'이다. 왈츠는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마력이 있다. 두 사람은 어느덧 십년동안 연애한 사이처럼 가까워 진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 여인은 자기가 다닐로의 하루밤 상대역 밖에 되자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 도망치듯 떠난다.

 

다닐로와 한나와 우나 머첼


이튿날, 다닐로는 저녁에 대사관에서 열리는 무도회에서 그 과부여사와의 결혼을 발표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다닐로는 '피피'가 생각이 나서 못견딜 지경이다. 다닐로는 '과부는 무슨 과부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안된단 말인가?'라는 인간선언을 속으로 한다. 그러면서 어제밤 피피를 만나 사랑을 속삭였던 막심스로 가서 술을 퍼 마신다. 다닐로는 술김에 주변 사람들에게 '마르쇼비아가 나에게 돈많은 과부와 결혼하라고 강요한다'는 얘기를 떠든다. 막심스의 아가씨들은 심심하던 판에 다닐로의 하소연을 듣고 동정심을 금치 못한다. 이와 함게 그 얘기가  삽시간에 온 파리에  퍼진다. 한편, 대사관에서는 다닐로가 나타나지 않아 난리도 아니다. 마침내 다닐로의 시종 미슈카(Mishka)가 다닐로를 막심스에서 발견하고 대사관으로 억지로 끌고 온다. 대사관의 무도회에는 그 과부님이 이미 참석해 있다. 그 여인은 술 취한 다닐로의 모습을 보고 일언지하에 결혼제안을 거절한다. 그때에 왈츠의 음악이 들여온다. '메리 위도우 왈츠'이다. 그 여인은 자기도 모르게 왈츠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어제 저녁, 다닐로와 함께 춤을 추던 생각을 한다. 그 여인은 다닐로에게 왈츠를 추자고 청한다. 잠시후 두 사람의 약혼이 발표된다. 국왕은 그제서야 안심을 한다. 기쁨도 잠시뿐, 그 여인은 다닐로가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청혼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빚을 갚는데 자기 돈이 필요해서 접근했다는 파리 전체가 아는 소문을 우연히 듣고 너무 분해고 창피해서 약혼을 취소하고 경찰을 불러 다닐로를 말하자면 혼인을 빙자한 사기범으로 몰아서 체포토록한다.  


맥심에서의 캉캉 장면

 

제3막이다. 감독인 류비츄의 기지가 반짝이는 대목이다. 감옥에 갇힌 다닐로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한편 피피에 대한 사랑의 심정을 감추기 어려워서 '세상에 있는 백명의 아가씨들과 춤을 출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 중에서 단 한 여인과 춤을 추겠다고 하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하지만 내가 바로 그런 어리석은 인물이로다. 그러므로 나처럼 어리석은 인물은 교수형에 처해도 할말이 없다'고 선언한다. 즉, 자기는 피피만을 사랑한다는 얘기인데 간접적으로 돌려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마침 다닐로를 면회왔다가 이 말을 들은 그 여인은 감격하여서 다닐로를 용서한다. 두 사람이 '메리 위도우 왈츠'를 추는 중에 영화는 끝난다.  

 

영화에서는 끝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그 여인 역의 자네트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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