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미스터리의 아나스타시아

혁명의 와중에서

정준극 2009. 12. 21. 14:13

[1차 대전과 혁명의 와중에서]

 

1차 대전 중에 아나스타시아는 언니 마리아와 함께 상이군인들을 위문하러 차르스코예 셀로에 있는 병원을 자주 찾았다. 큰언니 올가, 둘째 언니 타티아나는 간호원으로 봉사하였다. 하지만 아나스타시아와 마리아는 아직 10대의 소녀였으므로 간호원으로 봉사하기에는 너무 어려서 병원에 가서 환자들과 장기를 두거나 당구를 치며 함께 놀아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병사들은 아나스타시아와 마리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무척 고마워했다.

 

볼셰비키 혁명을 선전한 포스터. 거리마다 인민들이 가득 넘쳐 있는데 레닌/트로츠키가 붉은 기를 들고 인민들을 인도하여 크렘린궁을 넘보고 있다.

 

1917년 2월 니콜라스 2세는 폐위되었다. 아나스타시아를 비롯한 가족들은 러시아혁명 기간 중에 차르스코예 셀로(황제의 마을)에 있는 알렉산더 궁전에 연금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볼셰비키가 다수당으로서 권력을 잡게 되자 혁명 임시수반이었던 알렉산더 케렌스키(Alexander Kerensky)는 니콜라스와 가족들을 시베리아의 토볼스크(Tobolsk)로 이송하였다. 볼셰비키가 마침내 정권을 잡자 이들은 니콜라스와 가족들을 예카테린부르크의 이파티에프(Ipatiev) 하우스로 옮겼다. 자택연금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저택이었다. 예카테린부르크에서의 생활은 궁핍한 것이었지만 그런대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게 되어 화목했다. 하지만 니콜라스와 가족들은 자기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두려움 속에 나날을 지냈다. 결국 예카테린부르크의 저택은 그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었다.

 

* 예카테린부르크(Yekaterinburg)는 카테리나 여제를 기념하여 조성한 도시로서 우랄 산맥 동쪽에 있는 우랄 지방의 중심도시이다. 모스크바 동남방에 있다.

 

오늘날의 예카테린부르크

 

어머니는 생페터스부르크의 궁전을 떠날 때에 얼마큼의 보석들을 지니고 왔다. 하지만 볼셰비키가 수색을 하는 바람에 일부는 압류 당하였다. 볼셰비키는 무엄하게도 니콜라스 황제와 마리아의 몸을 수색하여 그나마 나누어서 지니고 있던 보석들을 찾아내어 압수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나머지 보석들을 감추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옷에 꿰매어 숨기는 일을 했다. 어머니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보석을 ‘약품’(메디신)이라고 암호로 말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의심을 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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