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미스터리의 아나스타시아

허위 생존보고서

정준극 2009. 12. 21. 14:18

[생존에 대한 허위보고서]

 

아나스타시아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얘기는 아마 20세기 최대의 미스터리일 것이다. 자기가 아나스타시아라고 주장한 안나 앤더슨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20년부터 1922년 사이였다. 안나 앤더슨은 비극의 그 날 자기가 시체들 사이에 기절하여 쓰러져 있었는데 어떤 동정심이 있는 병사가 자기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나중에 도망가도록 도와주었다고 설명했다. 앤더슨은 자기의 주장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독일 법원에 확인소송을 냈다. 소송은 1938년부터 시작하여 1970년까지 무려 30여년을 끌었다. 독일 법원의 역사상 가장 오래 끌은 소송이었다. 법원은 앤더슨이 아나스타시아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므로 아나스타시아로 인정할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안나 앤더슨. 1922년 베를인이라고 적혀 있으며 이름은 차이코브스키 양이라고 되어 있다.

 

앤더슨은 1984년에 세상을 떠났다. 앤더슨의 시신은 화장을 했다. 1994년에 최신 기술로서 DNA 검사가 이루어졌다. 앤더슨의 유해에서 채취한 샘플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인 필립공의 혈액을 비교분석하는 검사였다. 필립공은 알렉산드라 왕비의 조카손자가 되기 때문이었다. 검사를 주관한 길(Gill)박사는 안나 앤더슨의 DNA 샘플이 니콜라스 황제 또는 알렉산드라 왕비의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대신에 앤더슨의 DNA는 폴란드의 공장 노동자의 딸로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프란치스카 샨츠코브스카의 DNA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즉, 앤더슨은 프란치스카 샨츠코브스카라는 것이었다.

 

안나 앤더슨은 자기가 아나스타시아라고 주장하며 나선 최소한 10명의 여인 중의 한사람일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경우는 나데츠다 이보노브나 바실리에바와 유제니아 스미스였다. 어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정교회 사제에 의하면 1918년 7월의 그날, 니콜라스 황제와 가족들이 죽자 병사들이 사제인 자기를 그 방에 들어가서 영혼을 위한 기도를 드리도록 했다고 한다. 그가 방에 들어가서 가만히 보니까 여자 두명이 아직 살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을 몰래 밖으로 데리고 나간후 무조건 멀리 도망갔다는 것이며 며칠 후 우랄 산맥의 어느 산속 마을에 있는 작은 수녀원에 도착하여 여자들을 수녀로 들여보내어 숨어 살게 했다는 것이다. 그후 두 여자는 1964년까지 살다가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나서 수녀원에 매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 여자는 자기들의 이름이 마리아 니콜라에브나와 아나스타시아라고 했기 때문에 묘비에도 마리아 니콜라에브나와 아나스타시아로 적어 놓았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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