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라마의 태국

챠오프라하의 봄

정준극 2009. 12. 29. 04:24

5. 챠오프라하의 봄


통 두옹은 왕으로 취임한 후 ‘아무래도 이름이 고상하지 못하다! 한국 사람들이 무어라고 하겠는가? 화장실 무슨 통 같다고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자기의 평상시 이름을 라마티보디(Ramathibodi)라고 바꾸었다. 하지만 라마티보디라는 이름은 일반 백성들이 부르기에 너무 길기 때문에 이름과 뭐는 짧은 것이 좋다는 생각아래 라마라고 부르도록 했다. 라마는 원래 힌두신인 비슈누(Vishnu)를 말하며 신성하고 위대하다는 뜻이다. 인도문학에 나오는 전쟁의 신 라마야나(Ramayana)를 줄여서 라마(Rama)라고도 부른다는 명해설도 있다. 과연 그럴듯한 이름이었다. 그리하여 챠크리왕조의 설립자인 라마티보디는 라마1세로 우뚝 서게 되었다.

 

원숭이 하누만의 어깨에 올라타고 마왕 라바나와 싸우는 라마야나


라마 1세는 뜻한바 있어 수도이전을 강행했다. 하기야 이성계도 송도에서 한양으로 천도하지 않았던가? 아유타야로부터 훨씬 남쪽에 있는 방콕으로 서울을 옮겼다. 아유타야는 미얀마에 가깝기 때문에 외적의 침입을 방비하기 위해서는 더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상수라고 생각했다. 챠오프라하 강변의 작은 마을 방콕은 일약 복부인들의 투자 대상이 되었고 거리마다 부동산 공인 중개사가 천막을 치고 프레미엄을 팔아 이익을 챙길 정도가 되었다. 새로운 왕조의 시작이므로 천도는 백성들의 찬성을 얻었다. 그런데 우리가 도대체 남의 나라 역사를 이렇게 자세히 알아서 뭐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라는 채영신의 말을 상기하면서 참아야 할 것이다.

 

챠오프라야 강변에 있는 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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