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기적 로맨스: 심슨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대영제국의 국왕

정준극 2009. 12. 31. 06:21

1. 세기의 로맨스: 에드워드 8세와 결혼한 심슨부인(월리스)

-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대영제국의 국왕 - 

 

세기의 로맨스인가? 그렇지 않으면 정신 나간 두 남녀의 해프닝인가? 1930년대 말과 194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대영제국의 국왕 에드워드 8세가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세기적인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사건이었다. 신문들은 저마다 에드워드와 심슨부인과의 스캔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스캔들이라고 말한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로맨스였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면 스캔들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치하였다. 그런 형편에서 에드워드와 심슨부인의 로맨스에 대한 소문은 우리나라의 시골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 참으로 대단한 사건임에는 틀림없었다. 대영제국의 국왕이라고 하면 얼마나 막강한 지위인가! 영국의 국왕 겸 인도의 황제, 캐나다와 호주와 뉴질랜드의 군주, 그리고 영연방의 수장이며 영국 성공회의 수호자가 아니던가? 지구상에 영국의 유니온 잭이 휘날리지 않는 곳이 없으며 지구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영토 때문에 대영제국의 영토에 해가 질 날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대영제국의 국왕이 한낱 미국의 대단치도 않은 이혼녀, 그것도 두번이나 결혼했던 이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왕관까지 버렸으니 빅뉴스가 아닐수 없었다.

 

동생에게 국왕의 자리를 양위한 에드워드 8세

  

부왕 조지 6세가 서거함에 따라 대영제국의 국왕이 되어 얼마 후면 대관식을 가질 에드워드 8세는 두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는 미국인 유부녀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관을 버렸다. 도대체 심슨부인은 어떤 여자인가? 에드워드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았기에 에드워드가 대영제국의 왕관까지 버리고 결혼하려 했는가? 지난날의 센세이셔널한 사건을 회상하는 의미에서 다시 한번 짚어보았다. 이제는 망각의 그늘에 가려서 이름조차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겠지만 에드워드와 심슨 부인의 로맨스는 마치 햄릿의 독백처럼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려야 하는가, 왕관을 위해 사랑을 버려야 하는가,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전대미문의  유행어를 남겨 주었다. 왕관을 버리고 심슨 부인을 택한 에드워드는 윈저공(Duke of Windsor)이라는 타이틀로 파리 교외에서 조용한 생활을 하다가 1972년 세상을 떠났다. 윈저공부인이라는 타이틀을 받은 심슨부인은 남편 에드워드가 세상을 떠난후 14년을 더 살다가 향년 89세로 역시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에드워드의 양위서. 세 형제들도 함께 서명했다. 남동생들이 알버트(후에 조지 6세), 헨리(글라우체스터 경), 조지(켄트공)이 서명했다. 막내 동생 존은 1919년에 1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누이동생 메리는 출가하였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심슨부인은 그의 남편이 어네스트 앨드리치 심슨(Ernest Aldrich Simpson)이기 때문에 심슨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드워드와 결혼한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윈저공부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졌기 때문에 에드워드와의 결혼 후에도 심슨부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합당치 않다. 그런데 문제는 윈저공부인이라는 여인이 과거에 결혼으로 이름이 여러번 바뀌었다는 것이다. 결혼 전의 이름은 베씨 월리스 워필드(Bessie Wallis Warfield)여서 보통 미쓰 워필드라고 불렀으며 가족들은 그를 월리스라고 부르거나 베씨라고 불렀다. 월리스는 20세에 미해군항공대 조종사인 얼 윈필드 스펜서(Earl Winfield Spencer)와 결혼했기 때문에 스펜서부인이 되었다가 7년후 이혼하였다. 월리스는 28세에 해상운송업을 하는 어네스트 알드리히 심슨과 결혼하였다. 월리스는 대영제국의 국왕인 에드워드와 결혼하기 위해 결혼생활 9년만에 심슨과 이혼하였다. 사실상 심슨과 월리스는 이혼 전부터 별거하고 있었다. 남편 심슨은 이혼전까지만 해도 아내 월리스의 새로운 애인이 에드워드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월리스는 에드워드와 1937년에 정식으로 결혼하였다. 그러므로 본 블로그에서는 편의상 심슨부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월리스라고 표기한다. 에드워드와 월리스(심슨 부인)은 결혼후 35년을 함께 지내며 해로인지 뭔지를 하다가 윈저공인 에드워드가 1972년 먼저 저 세상으로 갔고 윈저공부인인 월리스는 그후 14년을 더 살다가 1986년 파리 근교에서 세상을 떠났다. 하기야 남의 나라 사람들이 이혼을 하건 재혼을 하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일단은 그들의 스토리가 흥미롭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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