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기적 로맨스: 심슨

두번째 결혼: 심슨

정준극 2009. 12. 31. 06:24

4. 두번째 결혼: 심슨

 

윈(얼 윈필드 스펜서)과의 결혼이 종지부를 찍을 때 쯤해서 월리스는 이미 새로운 애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네스트 알드리치 심슨(Ernest Aldrich Simpson)이었다. 영국계의 온화한 성품을 가진 양반이었다. 해상운송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심슨이란 사람은 첫 번째 부인인 도로시아(Dorothea)와 이혼하고 1928년 7월 21일 월리스와 런던에서 결혼하였다. 이에 따라 월리스의 이름은 월리스 스펜서에서 월리스 심슨이 되었고 사람들은 월리스를 심슨 부인(미세스 심슨)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런던의 메이페어(Mayfair)에 저택을 빌려 하인 4명을 두고 신접살림을 시작하였다.

 

1970년의 윈저공 부인. 사람이 한번 태어나서 이 아줌마 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도 뜻깊은 일일 것이다. 

 

이듬해 심슨 부부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월리스의 어머니인 알리스가 위독하여서였다. 월리스의 어머니도 대단한 여자여서 알리스는 두 번째 남편인 존 프리맨 레이진과 이혼하고 세 번째로 챨스 고든 알렌이란 사람과 결혼하여 살고 있었다. 모전여전! 두 사람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여객선에서 마냥 즐거웠다. 그러나 그러한 즐거움도 잠시뿐, 월리스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월 스트리트에 투자한 것이 한없이 추락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게다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월리스의 어머니인 알리스가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났다. 월리스는 그래도 결혼하여 남편이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했다. 남편 심슨은 해상운송 사업이 활기를 띠어 돈을 잘 벌고 있었다. 런던으로 돌아온 심슨 가족은 넓은 아파트로 옮기고 하인들을 두고 생활했다. 월리스는 런던에 있는 동안 콘수엘로의 여동생인 퍼네쓰 부인(Lady Furness)인 텔마(Thelma)를 만났다. 당시 텔마는 황태자 에드워드의 애인이었다. 에드워드는 조지 5세 국왕의 장남으로서 왕위 계승 1순위였다. 1931년부터 1934년 사이에 심슨 부부는 에드워드가 주관하는 파티에 여러번 참석하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텔마의 초청에 의해서였다. 남편 심슨은 부인 월리스 덕분에 궁전의 만찬에도 초청을 받아 황태자와 식사도 함께 하며 얘기도 나누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마누라 월리스가 설마 황태자와 그렇고 그런 사이인줄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꺼벙이 미스터 심슨! 어느날 에드워드는 월리스를 버킹엄 궁전에 초청하기까지 했다. 그때에 미스터 심슨은 사업이 무척 어려웠으나 남들이 보기에도 분수에 맞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생활을 했다. 그러니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움을 겪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심슨 부부는 아파트를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했으며 하인들도 줄여야 했다.

 

1931년 월리스는 심슨과 결혼식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