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연인: 마거릿

피터 타운샌드와의 인연

정준극 2009. 12. 31. 17:17

3. 피터 타운샌드 대령과의 인연

 

 

전쟁이 끝났다. 평화의 기운이 도처에서 감돌았다. 1947년 2월 1일, 이제 17세의 성숙한 아가씨가 된 마거릿은 가족과 함께 남아프리카를 방문하기 위해 떠났다. 3개월에 걸친 여정이었다. 마거릿으로서는 처음의 해외여행이었다. 마거릿은 당시의 일을 회상하면서 ‘너무 들떠 있었지만 지금도 당시의 순간순간을 모두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던 여행이었다. 그러나 마거릿에게 있어서 이 여행이 중요했던 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마지 했기 때문이었다. 피터 타운센드와의 만남이었다. 타운센드는 조지 5세 국왕의 시종무관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3개월에 걸친 영연방 순방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피터 타운센드와의 로맨스가 싹이 튼 왕실 요트 브리타니아호 

 

여행중에 타운센드에게 부여된 임무는 늘씬한 미인인 마거릿 공주의 샤프롱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보호자 겸 감시자였다. 마거릿의 가슴 속에서 타운센드에 대한 사랑의 싹이 솟아올랐다.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지성적이고 예의바른 타운센드에게 호감을 가지지 않을수 없었다. 호감은 애정으로 발전했다. 젊은 처녀들이 대개 그렇듯 마거릿도 처음으로 대하는 이성인 타운센드와 결혼을 생각했다. 바로 그 해에 언니 엘리자베스의 결혼식이 열렸다. 마거릿은 들러리로서 신부의 부케를 받았다. 그후 엘리자베스는 찰스와 앤을 낳았다. 다시 말하여 마거릿은 왕위 계승의 순서에서 점점 멀리 떨어져 있게 되었다. 마거릿은 좀 더 자유스러운 생활을 하고 싶었다. 더구나 마거릿은 어릴 때부터 성격 자체가 명랑하였으며 재미난 일을 좋아했고 심지어는 모험심마저 남달랐다.

 

마거릿 공주와의 세기적 로맨스를 기록한 피터 타운샌드

 

2년후, 19세의 마거릿은 눈부시게 매력적이인 여인이 되었다. 생기에 넘친 파란 눈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허리는 잘룩하여서 18인치밖에 되지 않았다. 모든 여성들이 개미허리를 가지고 싶어 하는 당시의 유행에서 마거릿은 허리분야 최고의 우상이었다. 마거릿은 성격이 활달해서 놀기도 좋아했다. 마거릿은 사교 모임에 자주 모습을 나타냈다. 무도회나 나이트클럽에 나타나면 언제나 뉴스의 각광을 받았다. 언니인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더 인기가 많았다.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주영미국대사 루이스 더글러스(Lewis Douglas)의 영애인 샤만 더글러스(Sharman Douglas)와 가장 가깝게 지냈다. 공주로서 자선단체의 행사에도 점점 더 자주 참석했다.

 

소녀시절의 마거릿

 

신문에 엘리자베스에 대한 기사는 실리지 않는 날이 많았지만 마거릿 공주에 대한 가시는 매일 빠지는 일이 없었다. 이 시기에 마거릿은 외국 여행도 자주 다녔다. 이탈리아를 방문했고 스위스와 프랑스를 방문했다. 가는 곳마다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마거릿의 얼굴이라도 한번 보기 위해서 거리에서 밤을 지새며 기다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전쟁으로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마거릿의 등장은 하나의 신선한 청량제였으며 감동 그 자체였다. 영국정부는 마거릿으로 인하여 영국의 국위가 향상되자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여 해외여행을 권장할 정도였다. 마거릿의 21세 생일은 1951년 8월 21일 발모랄성에서 열렸다. 축하의 분위기도 잠시뿐, 다음 달에는 아버지인 조지 5세가 폐암 진단을 받아 대수술에 들어갔다. 마거릿은 국왕이 사정상 국사를 돌보지 못하게 될 때에 국왕을 대신하는 ‘국가자문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되어 여러 공식행사에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언니인 엘리자베스가 여왕에 올랐다. 1952년 3월이었다.

 

마거릿 공주가 안토니 암스트롱-존스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195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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