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연인: 마거릿

인생무상

정준극 2009. 12. 31. 17:21

8. 인생무상

 

1979년 마거릿은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기금모집을 위해 미국을 순방하고 있었다. 마거릿은 시카고에서 제인 번(Jane Byrne)시장 및 칼럼니스트인 에이브라 앤더슨(Abra Anderson)과 함께 만찬을 하고 있었다. 화제는 얼마전 아일랜드공화국 임시군이 장치해 놓은 폭탄으로 마운트배튼(Mountbatten)경과 가족들이 살해된 사건에 우연히 집중되었다. 마운트배튼경은 초대 미얀마총독을 지낸바 있는 명망 있는 왕족이었다. 마거릿은 아일랜드에서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서한들이 왕실에 많이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다음날, 에이브라 앤더슨의 라이발인 어브 쿠프치네느(Irv Kupcinet)라는 사람이 어떤 신문 칼럼을 통해 마거릿이 아일랜드 사람들을 ‘돼지들’이라고 표현했다고 썼다. 당황한 마거릿과 앤더슨과 제인 번 시카고 시장은 당장 해명서를 내고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마거릿은 가는 곳마다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시위에 시달려야 했다. 경찰은 마거릿의 신변보호를 위해 경호를 배가해야 했다. 마거릿과 한때 연인 사이였던 로디 르웰린은 1981년에 타티아나 소스킨(Tatiana Soskin)이라는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하였다. 두 사람은 은근히 10년동안 교제했었다고 한다. 마거릿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마거릿은 로디가 결혼한 후에도 로디 부부와 가깝게 지냈다.

  

크리스토퍼 워위크가 쓴 '마거릿 공주: 상반된 삶'의 표지. 당시 유럽 왕실의 공주로서 이만한 인물이 도대체 없었다.

 

마거릿의 말년은 병마와 싸우느라고 정신을 못차릴 지경의 것이었다. 게다가 몸을 움직이는 것도 자유스럽지 못해서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마거릿은 15세 때부터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지고의 공주로서 그러면 안되지만 마거릿은 몰래 담배를 피었다. 1985년 마거릿은 폐 한쪽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아버지 조지 5세도 30년 전에 폐 절단 수술을 받았는데 참으로 묘한 인연이었다. 마거릿은 1991년부터 담배를 끊었다. 하지만 대신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점점 알콜 중독자가 되어갔다. 1993년 마거릿은 폐렴에 걸려 입원한 일이 있다. 마거릿은 1998년 무스티크 섬에 있을 때 심장마비 증세를 보인 일이 있다. 이듬해에는 욕조에서 뜨거운 물 때문에 발바닥에 화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어디를 걸어 다닐 때에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다. 마거릿은 2001년에 들어서서 1월과 3월에 심장마비를 보여 사람들을 긴장시킨 일이 있다. 마거릿은 심장마비로 인하여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고 왼편 팔과 다리에 중풍이 왔다. 마거릿은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옛 격언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마거릿이 사람들 앞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2001년 어머니인 퀸 마더(엘리자베스)의 101회 생일 때였고 같은해 12월에는 숙모인 글라우체스터공작부인 앨리스의 100회 생일 때였다. 사람들은 너무도 매력적이고 활발하며 명랑했던 마거릿의 모습을 연상하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더 이상 볼수 없게 되었다.

 

1990년대의 마거릿. 그러고보면 언니 엘리자베스 여왕을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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