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비엔나 오페라극장

뷔르거테아터(Bürgertheater) - 민중극장

정준극 2010. 1. 7. 16:37

뷔르거테아터(Bürgertheater) - 시민극장

에드문트 아이슬러의 오페레타 공연

 

오페레타 작곡가인 에드문트 아이슬러

 

비엔나에는 부르크테아터(궁정극장)와 이름이 비슷한 뷔르거테아터(Bürgertheater)가 있었다. 3구 란트슈트라쎄의 포아데레 촐암츠슈트라쎄(Vordere Zollamtsstrasse) 13번지에 있었다. 거리이름이 말해주듯 과거에 그 자리에는 세관(Zollamt)가 있었다. 지금은 은행 건물이 들어섰다. 뷔르거테아터는 1905년에 완성되었다. 건축가 프란츠 폰 크라우스(Franz von Krauss)와 요셉 퇼크(Josef Tölk)가 설계했다. 개관기념 공연은 베아트리체 드보르스키(Beatrice Dvorsky)의 Der alter Herr(어르신)이었다. 개관공연에는 당시 비엔나 시장이던 칼 뤼거(Karl Lueger)가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뷔르거테아터는 오픈은 화려하게  했지만 그 후 몇 년 동안 관객들이 별로 찾아오지 않아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극장감독은 ‘연극만 해서는 안된다. 오페레타를 하자’고 결심했다. 중견 오페레타 작곡가인 에드문트 아이슬러(Edmund Eysler: 1874-1949)가 전속 작곡가로서 위촉되었다. 그리하여 1910년부터 아이슬러의 오페레타가 꾸준히 공연되었다. 관객들도 점차 많아졌다. 뷔르거테아터에서 역사적인 초연을 가진 아이슬러의 오페레타는 다음과 같다.

 

에드문트 아이슬러 생가에 부착되어 있는 기념 명판

 

- Der unsterbliche Lump(불사의 룸펜: 1910)

- Der gute Kamerad(좋은 친구: 1911)

- Der Frauenfresser(여자 이발사: 1911)

- Der lachende Ehemann(실없이 웃는 신랑: 1913)

- Ein Tag im Paradies(파라다이스의 하루: 1913)

- Frühling am Rhein(라인의 봄: 1914)

- Die - oder keine(아니면 말고: 1915)

- Der berühmte(저명인사: 1916)

- Der dunkle Schatz(검은 재물:1918)

- Der fidele Geiger(충실한 바이올리니스트: 1919)

- Der ledige Schwiegersohn(말없는 미혼의 아들: 1923)

- Das Land der Liebe(사랑의 나라: 1926)

- Ihr erster Ball(당신의 첫 무도회: 1929)

- Donauliebchen(도나우의 사랑스런 아가씨: 1932)

- Wiener Musik(비엔나 음악: 1947)

 

1924년에 레하르의 Clo-Clo(클로-클로)가 이곳에서 초연된 것은 특기사항이었다. 뷔르커테아터는 1930년대 중반,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 유럽이 세계대전의 전화에 휩싸이자 문을 닿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을 위해 1942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사정은 전보다 훨씬 나빴다. 배우들이나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전쟁이 끝났다. 뷔르거테아터는 경영이 어렵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요셉슈타트극장(Theater in der Josefstadt)의 산하로 들어갔다. 1952년 새로운 극장장이 된 하랄트 뢰벨링(Harald Röbbeling)은 극장의 명칭을 ‘브로드웨이무대’(Broadwaybühne)라고 과감하게 변경하였다. 무언가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실패였다. 재정난만 가중되었다. 결국 출범한지 47년 만에 현관에 휴관이라는 쪽지를 붙여야 했다. 극장건물의 일부는 미군 통신부대가 사용하였으며 일부는 증권판촉 전시장으로 사용되었다. 증권전시장은 종전에 쇼텐토르의 증권거래소(뵈르제)에 있었으나 그곳의 장소가 협소하여 이곳으로 왔다.

 

1950년대 말에서부터 1960년대 초까지 비엔나의 극장들은 찬서리를 맞아야 했다. 사람들은 영화관으로 몰려갔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집에서 포도주나 마시며 TV에 열중하게 되었다. 1959-61년 기간에 비엔나의 명물인 비너 슈타트테아터(Wiener Stadttheater: 비엔나 시립극장: 라우돈가쎄 소재), 종전의 요한 슈트라우스 극장이던 스칼라(Scala)가 문을 닫았다. 뷔르거테아터 건물은 1960년에 완전히 철거했다. 그 자리에는 비엔나의 중앙저축은행(Zentralsparkasse der Gemeinde Wien)의 본점이 들어섰다. 뷔르거테아터는 이제 사진으로만 추억을 되새겨 볼수 있다.

 

철거되기 이전의 뷔르거테아터. 나중에 이 극장이 있던 자리에는 기차역에 면한 세관사무실이 있었다가 근자에 은행건물이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