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비엔나 오페라극장

쇤브룬 궁전극장(Schönbrunn Schloss Theater)

정준극 2010. 1. 7. 16:59

쇤브룬 궁전극장(Schönbrunn Schloss Theater)

바로크극장에서 하이든, 모차르트 공연

www.musik-theater-schoenbrunn.at

쇤브룬너 슐로쓰슈트라쎄(Schönbrunner Schlossstrasse)

 

쇤브룬궁전극장의 오디토리엄. 규모는 작지만 화려하고 장엄하다. 이곳에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이 오페라를 관람했을 것을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비엔나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로코코 극장이다.

 

사람들은 쇤브룬궁전에 가서 가이드 관람을 하는 중에 궁전극장을 보고서는 ‘참 아담하면서도 화려한 극장도 다 있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저녁에 와서 오페라공연을 관람한 사람은 거의 없다. 시내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음악회 입장료도 만만치 않으며 더구나 오페라의 경우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으므로 돈 내고 고생한다는 생각에 내켜서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비엔나를 좀더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쇤브룬 궁전극장에서의 공연을 반드시 한번 이상은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진짜로 마리아 테레자 여제의 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감동을 안게 된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무대. 비엔나음악대학(MDW) 학생들이 꾸민 실내오페라 성격의 공연이다.

 

18세기 초에 쇤브룬에서는 왕족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17세기의 작품들이 공연하였다. 하지만 전용극장은 없었다. 정원에서도 공연했고 발코니에서도 공연했다. 쇤브룬에 바로크 스타일의 궁전극장이 생긴 것은 마리아 테레자 여제에 의해서였다. 마리아 테레자 여제는 1747년 가장 총애하는 건축가인 니콜라우스 파카씨(Nikolaus Pacassi)에게 지시하여 아름답고 우아한 소극장을 만들도록 했다. 극장은 1749년에 완성되었지만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마리아 테레자 여제는 로코코 양식의 장식을 덧붙이기로 하였다. 모든 아름다운 장식이 완성된 것은 극장이 오픈한지 20년이 지난 1767년이었다. 쇤브룬 궁전극장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개인극장이었다. 주로 비엔나 스타일의 캄머오페라(Kammeroper)를 공연하였다. 마리아 테레자 여제는 본인이 직접 오페라 무대에 카메오로 참가하기도 했다. 더러는 여제의 자녀들이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는 장소로서도 이용되었다. 모차르트와 하이든도 이 극장의 무대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나폴레옹이 쇤브룬을 본부로 사용할 때에 그는 궁전극장을 대대적으로 보수하였다. 오늘날의 화려함은 나폴레옹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비엔나 회의’ 시절에는 시내에 있는 캐른트너토르 극장의 성악가들이 쇤브룬 궁전극장에 와서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을 위해 미리 공연하기도 했다. 페르디난트 1세 시절에는 여름철 오페라는 거의 모두 쇤브룬의 궁전극장에서 공연하였고 부르크테아터에서는 코미디를 공연했다.

 

쇤브룬 궁전에는 인형(마리오네트)극장이 따로 있다. 사진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인형극 무대

 

쇤브룬 궁전극장은 1929년 막스-라인하르트-세미나(공연예술아카데미)에 이관되었다. 그로부터 이 극장은 공연예술아카데미의 리허설 장소로 이용되었다. 단,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이다. 궁전극장에서의 공연은 6월부터 8월까지만 가능하다. 연례적으로 열리는 쇤브룬 음악 페스티벌은 간혹 궁전의 정원이나 발코니에서 열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로마 유적지가 있는 정원에서 자주 열렸다.


쇤브룬 궁전극장 무대와 객석. 커튼에는 쇤브룬 궁전의 정문과 건물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