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세기의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손위 동서 요셉 랑게(Joseph Lange)

정준극 2010. 1. 20. 22:48

알로이지아와 결혼한 요셉 랑게(Joseph Lange)

배우 겸 아마추어 화가

 

알로이지아와 결혼한 배우겸 아마추어 화가인 요셉 랑게

 

요셉 랑게(1751 뷔르츠부르크-1831 비엔나)는 모차르트와 콘스탄체의 모습을 가장 비슷하게 닮은 초상화를 남긴 아마추어 화가이지만 그보다도 알로이지아와 결혼한 사람으로서 더욱 기억되고 있다. 랑게는 콘스탄체의 형부이며 모차르트의 손위 동서가 된다. 랑게는 기본적으로 배우였다. 배우였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작품에 한두번 출연한 일이 있다. 예를 들면 1783년 모차르트가 작곡한 카니발을 위한 마스케레이드(Masquerade: 음악이 있는 판토마임: K446)에 피에로로 출연하였다. 모차르트 자신은 할레퀸으로 출연하였다. 1787년 랑게는 또 다른 모차르트의 작품에 출연했다. 오페라 Der Schauspieldirektor(연극감독)에서 대사만 하는 헤르츠(Herz) 역할을 맡았다. 이 오페라에서 알로이지아는 두 명의 소프라노 주역 중에서 한 사람인 마담 헤르츠(Madame Herz)를 맡았다.

 

랑게는 1783년에 모차르트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완성하지 못했다. 원래는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모차르트를 그릴 생각이었으나 얼굴부분만 완성한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 초상화가 오늘날 모차르트의 초상화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랑게의 초상화이다. 훗날 콘스탄체는 랑게의 초상화가 모차르트의 모습과 가장 닮았다고 말했다. 랑게는 1782년에 콘스탄체의 초상화를 그렸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콘스탄체의 모습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다. 랑게는 1788년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차르트를 그리려던 초상화가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셉 랑게가 그린 모차르트 초상화. 1782년. 모차르트의 실제 모습과 가장 흡사하다고 한다.

 

랑게는 1780년 10월 31일에 알로이지아와 결혼했다. 사실 그는 한번 결혼한 일이 있다. 1775년 마리아 안나 엘리자베트 쉰들러와 결혼하였다. 비엔나도자기공장 그림담당자 겸 미니에이쳐화가의 딸이었다. 마리아 안나는 1779년 3월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랑게는 알로이지아와 재혼하면서 결혼계약서에 장모가 되는 세실리아에게 1년에 700 플로린스의 생활비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남편도 세상을 떠나 없는 세실리아에게 있어서 나머지 세 딸과 함께 생활하자면 돈이 필요한데 그동안 수입원이었던 알로이지아가 결혼하게 되면 생활비가 나올데가 없기 때문에 그런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랑게가 알로이지아와 결혼한지 2년후인 1782년에는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와 결혼했다. 모차르트가 알로이지아를 사랑하여서 청혼까지 했으나 쌀쌀 맞은 알로이지아가 모차르트를 우습게보고 미역국을 먹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간이 된 모차르트와 랑게는 친구처럼 친하게 지냈다. 만일 서로 감정이 남아 있어서 말도 하지 않고 지낸다면 그 얼마나 볼상 사나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오히려 아주 친하게 지냈다. 더구나 모차르트와 랑게는 둘 다 프리메이슨이었다.

 

요셉 랑게가 그린 콘스탄체의 초상화. 178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