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세기의 모차르트

콘스탄체와 재혼한 니쎈(Nissen)

정준극 2010. 1. 20. 22:49

콘스탄체와 재혼한 게오르그 니콜라우스 폰 니쎈

덴마크 외교관 겸 음악사학자

모차르트의 전기 집필

 

콘스탄체와 결혼한 게오르그 니콜라우스 폰 니쎈. 모차르트의 전기를 썼다.

 

1791년 12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 불귀의 객이 된후 콘스탄체는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더구나 모차르트는 생전에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빚을 많이 졌기 때문에 빚을 갚을 일만 해도 아득했다. 그렇지만 콘스탄체는 우리나라의 새마을 성공사례처럼 열심히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며 돈이 될 일을 주도하여 얼마 후에는 마침내 빚도 다 갚고 생활도 궁색하지 않게 되었다.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해당되는 비유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콘스탄체는 29세의 꽃다운 나이에 과수댁이 되었으나 평생을 독수공방이나 하며 지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한 때에 콘스탄체의 앞에 나타난 인물이 게오르그 니콜라우스 폰 니쎈(Georg Nikolaus von Nissen: 1761-1826)이었다. 니쎈은 덴마크에서 태어났으며 외교관으로 비엔나에 주재하고 있었다. 니쎈은 음악사(音樂史)에 대하여 깊은 관심이 있었다. 니쎈은 모차르트의 음악과 생애에 대하여 관심이 컸다. 그러한 때에 마침 콘스탄체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모차르트의 유고들을 출판하기 시작하자 악보의 출판에도 관심이 깊었던 니쎈은 콘스탄체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어느덧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니쎈은 마치 자상한 아버지처럼 모차르트의 두 아들을 보살펴 주었다. 아이들도 니쎈을 남처럼 생각하지 않고 따랐다.

 

니쎈과 콘스탄체는 1809년 결혼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18년 후이니 아이들도 모두 장성한 후였다. 1812년(차이코브스키의 1812년으로 유명한 바로 그해) 니쎈은 본국 덴마크에서 검열관의 일을 맡게 되어 코펜하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콘스탄체도 당연히 함께 갔다. 두 사람은 1820년까지 8년동안 코펜하겐의 라벤델스트래데(Lavendelstraede) 1번지에서 살았다. 아직도 그 집은 남아 있다. 1820년 니쎈이 정년퇴직하자 두 사람은 잘츠부르크에 정착했다. 니쎈은 위대한 모차르트의 부인이었던 사람과 결혼해서 산다는 것이 도무지 꿈만 같아서 어쩔줄 모르다가 모차르트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로서 오래전부터 모차르트의 전기(자서전)를 쓰려고 계획했다. 그리하여 정년퇴직한 니쎈은 1823년부터 모차르트의 전기 작성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콘스탄체가 많은 도움을 주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더구나 잘츠부르크에 있었기 때문에 충실한 자료를 구할수 있었다. 모차르트의 누이인 난네를도 그동한 보관하고 있던 가족들의 편지를 모두 제공하였다. 콘스탄체도 가지고 있던 약4백통의 서한들을 모두 내 놓았다. 니쎈은 모차르트를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아직 생존하여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도 하였다. 니쎈은 당대 최고의 모차르트 전문가가 되었다.

 

그러나 니쎈은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1826년 3월 24일에 세상을 떠났다. 니쎈은 다만 전기(자서전)의 서문만을 적어 놓았을 뿐이었다. 피르나(Pirna)에 살고 있는 의사로서 모차르트의 열렬한 팬인 요한 하인리히 포이어슈타인(Johann Heinrich Heuerstein: 1797-1850)이 니쎈의 미완성 전기를 완성했다. 포이어슈타인이 모차르트의 전기를 완성하기까지는 실로 말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경우는 음악사학자인 앙거뮐러(Angermüller)와 슈타포드(Stafford)의 주장이었다. 이들은 포이어슈타인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므로 그가 최종 정리한 전기도 가만히 보니까 정말 문제가 많다고 하면서 이것 저것을 지적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자서전은 1829년 Biographie W. A. Mozart's. Nach Originalbriefen, Sammlungen alles über ihn Geshchreiben, mit vielen neuen Beylagen, Steindrücken, Musikblätten und einem Facsimile 라는 타이틀로 발간되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38년만의 일이요 콘스탄체와 재혼한 니쎈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지 6년만이었다. 니쎈은 잘츠부르크에 안장되었다. 그의 묘비에는 콘스탄체의 남편이라는 표현 대신에 Gatte der Witwe Mozart(The Husband of Mozart's Widow: 모차르트 미망인의 남편)이라고 적혀 있으며 아직도 볼수 있다.

 

잘츠부르크에 있는 니쎈의 묘비. Gatte der Witwe Mozart(모차르트 미망인의 남편)이라고 적혀 있다.